디렉TV의 디즈니 블랙아웃, 유료 방송 세계 대전 시작의 전야(Disney-DirectTV Blackout, the eve of the start of a Pay-TV world w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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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ting September 1, 2024, more than 1,100 U.S. satellite subscribers will lose access to Disney-affiliated channels like ABC and ESPN.

This is because satellite provider DirecTV and Disney failed to negotiate Carriage fees. The battle between content programmers like Disney and distributors in the U.S. pay-TV market continues to rage as linear TV channel viewers migrate to streaming services.

At the center of the conflict is the fact that the majority of revenue in the U.S. Pay TV market still comes from legacy media businesses, Neither Disney nor DirecTV can afford to give up their main source of revenue.

Disney wants to increase programming carriage fees for its popular channels, and DirecTV wants to offer customers more flexible  packages, such as dropping some unprofitable channels and only carrying sports or specialty  channels.


2024년 9월 1일부터 1,100명이 넘는 미국 위성방송 가입자가 ABC, ESPN 등 디즈니 계열 채널을 시청할 수 없게 됐다. 위성방송 디렉TV(Direc TV)와 디즈니(Disney)가  프로그램 사용료 협상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실시간 채널 시청 고객들이 스트리밍 서비스로 대거 이동하면서 미국 유료 방송 시장에서 ‘콘텐츠 채널 사업자’와 ‘유통 사업자’ 간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갈등의 중심은 미국 방송 시장의 대부분의 수익이 여전히 유료 방송 등 전통 채널 비즈니스에 발생한다는 점이다. 디즈니와 디렉TV 모두 메인 수익을 포기할 수 없는 것이다.

디즈니는 인기 채널의 프로그램 사용료(carriage fee)를 인상해주길 원했고 디렉TV는 일부 성과 없는 채널의 송출을 중단하고 스포츠나 전문 채널만을 편성하는 등  고객에게 보다 더 유연한 채널 패키지를 제공하기를 바라고 있다.

[콘텐츠 사용료 인상 vs 채널 유연성]

그러나 양 측의 입장 차이는 커 결국 블랙아웃 상황까지 갔다.

디렉TV 최고 콘텐츠 책임자(Chief Content Officer) 롭 툰(Rob Thun)은 “디즈니는 채널이 우리게에 벌어주는 것에 비해  너무 많은 돈을 요구하고 있다”라고 말했다.(Disney is seeking too much money for what they are granting us) 이와 함께 디렉TV는 필수 채널만을 편성하는 특수 패키지나 성과 없는 채널의 최소 송출 보장 가구수를 낮추는 등 채널 편성의 유연성을 요구하고 있다.

디즈니는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디즈니 플랫폼 유통 부문 대표 저스틴 코널리(Justin Connolly)는 “디렉TV가 다른 콘텐츠 사업자에 보다 더 낮은 가격을 제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디즈니는 보도자료를 내고 “디즈니 채널의 가치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며 “지난해 디렉TV 가구  90% 이상이 매달 디즈니의 실시간 채널 프로그램을 시청 했다. 1년 동안 50억 시간 이상 시청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디즈니는 “우리는 콘텐츠에 엄청난 투자를 하고 있다. 이에 에미상에도 183개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며 “NBA와 WNBA 중계권을 2036년까지 확보했고 미국 테니스협회 중계권(United States Tennis Association, USTA)과도 US오픈을 오는 2037년까지 중계를 받기로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디렉TV 송출중단(blackout)은 극적인 타이밍에 이뤄졌다.

대학 미식축구 리그가 이제 막 시즌을 시작했고 NFL 개막을 겨우 며칠 앞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디즈니 네트워크는 일요일(9월 1일)  ABC에 방송에서 USC-LSU 간 미식축구 경기가 시작되기 직전, ESPN2에서 US 오픈 테니스 토너먼트가 중계되는 동안 송출을 중단했다. 월요일(9월 2일) ESPN에서 보스턴 칼리지(Boston College)와 플로리다 주립대(Florida State)의 풋볼 경기가 있다.

NFL은 미국 최고 인기 스포츠이자 유료 방송 구독을 유지시키는 가장 큰 동인이다.

2024년 2분기 미국 주요 유료방송 구독자 숫자

[블랙아웃은 유료 방송 구조적인 문제]

이번 블랙아웃은 단순하지 않다. 미디어 시청 트렌드 변화로 매년 수백만 명의 유료 방송 고객이 스트리밍 서비스로 옮겨가(Cord Cutting)고 있기 때문이다.

코드 커팅은 디렉TV와 디즈니 모두에게 매출 손실을 안겨줬다. 미국 1위 유료 방송 사업자 차터(Charter)는 2024년 2분기 39만 3,000명의 구독자를 잃었다.

이에 반해 유튜브와 넷플릭스 등 스트리밍 서비스의 시청 점유율은 높아지고 있다. 물론 디렉TV도 스트리밍 서비스를 런칭하고 디즈니 역시, 디즈니+(Disney+), ESPN+ 등 스트리밍 서비스를 내놓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수익은 전통적인 유료 방송에서 나오고 있다. 툰은 또한 “ 디즈니의 전략이 반독점적법 위반이라는 법적 주장을 디렉TV가 포기하기를 종용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디즈니는 유료 방송 1위 차터 커뮤니케이션(Charter Communications)과도 송출 분쟁을 겪고 10여 일간 블랙아웃이 이어졌다. 당시에는 ESPN의 월요일 저녁 풋볼(Monday Night Football) 중계 직전에 양측은 합의하고 방송이 재개됐다.

[갈등의 중심은  프로그램 최소 보장 수준]

양 측 협상의 교착 상태에서는 프로그램 사용료 인상과 함께 성과 없는 채널의 송출 중단이 있다. ABC나 ESPN 등 인기 채널 이외 디즈니는 FX나 디즈니 채널, 프리폼(FreeForm), 내셔널 지오그래픽(National Geographic) 등 많은 유료 방송 채널을 보유하고 송출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채널의 콘텐츠가 스트리밍 서비스 디즈니+와 훌루(Hulu)에도 나가면서 실시간 시청률은 계속 떨어지고 있다.

차터와 컴캐스트에 이어 미국 3위 유료 방송 사업자인 디렉TV는 스트리밍 서비스 확산 이후, 과거 모든 채널을 포함하는 대형 번들(large bundle) 대신, 필수 채널이나 고객 맞춤형 채널만 공급하는 소규모 번들(Skinny Bundle)을 주장하고 있다.

지난 8월 회사 블로그에서 디렉TV  툰은 “채널 사업자들이 좋은 프로그램을 스트리밍 서비스로 옮기면서 유료 TV가입자들의 구독 가치(price-value proposition for pay TV customers)을 약화시켰다”고 강조했다. 이 블로그 포스트는 디즈니와 폭스(Fox), 워너브러더스디스커버리(Warner Bros Discovery)가 런칭하기로 한 스포츠 스트리밍 서비스 베누(Venu)를 비난하는 내용도 담았다.

디즈니는 자신들도 특수 채널 패키지 런칭(specialty packages)과 관련해 디즈니와 협상을 의향이 있다며 스포츠 중심 채널 패키지를 디렉TV구독자들에 제공할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디즈니 코널리는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도 특수 패키지에 거부감이 없다. 그러나 디렉TV는 의미 있는 협상안을 가지고 오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특수 채널 패키지를 만드는 데 가장 큰 어려움은 '최소 유통 보장 수준(minimum penetration levels)'이다. 즉, 유료 방송 사업자가 채널이 도달할 수 있는 최소 가구수를 결정하는 것이다.

디렉TV는 디즈가 원하는 최소 보장 수준은 너무 높다”는 입장이다. 코넬리(Connolly) 최고 콘텐츠 책임자는 “우리는 최소 보장 수준을 낮추길 원한다”며 “아울러 스포츠 판권과 FX의 '쇼군(Shogun)' 시리즈와 같은 대형 엔터테인먼트 이벤트의 경우 디즈니가 요구하는 콘텐츠 비용도 계속 상승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디즈니와 디렉TV간 갈등은 단순하지는 않다. 스트리밍 서비스의 등장으로 변하고 있는 유료 방송 생태계의 혼라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이기 때문이다. 갈등은 양측의 합의나 힘의 균형추를 빼앗긴 특정 진영의 양보로 언젠가는 끝나겠지만, 앞으로도 영구적인 블랙아웃은 이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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