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오리지널, 조명가게(Light Shop)가 순항하며 '무빙'에 이어 디즈니의 두 번째 히트 작품으로 등극했다.
지난 4일, 디즈니+에서 스트리밍을 시작한 조명가게는 웹툰 작가 강풀의 작품으로 배우 김희원씨가 연출을 맡아 화제가 된 작품이다. 인간 내면의 고통과 치유를 초자연적인 요소와 결합해 강풀 작가만의 감성적인 스토리텔링으로 이야기를 풀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주지훈, 박보영, 배성우, 이정은 등 캐릭터들의 과거와 조명가게의 비밀이 조금씩 밝혀지면서 긴장감이 유지되는 미스터리와 서스펜스가 결함된 작품이기도 하다.
디즈니+ 입장에서는 지난 해 '무빙' 이후에 이렇다 할 대작 작품이 없었는데, 12월에 와서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큰 반향을 일으키는 드라마를 선보이면서 K-콘텐츠에 대한 투자 명분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조명가게는 지난 일주일(12월16일~12월22일) 동안 한국 디즈니+는 물론, 타이완에서 1위를 기록했고, 홍콩에서는 2위를 기록하다 20일(금)부터 1위로 올라섰다. 일본과 터키에서도 최고 3위까지 기록하는 좋은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한국과 대만 등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시청량이 확대된 '조명가게'는 12월에는 '스타워즈: 스켈레톤 크루', '드림 프로덕션(애니메이션)', '쓰나미: 역사상 가장 큰 재해(다큐멘터리)'에 전 세계 4위를 차지했고, 지난 주에는 다큐멘터리 쓰나미를 제치고 3위에 오르면서 '무빙'에 이어 디즈니+에서도 K-콘텐츠가 꼭 필요한, 핵심 콘텐츠임을 입증했다.
디즈니+는 2021년 아시아 태평양에서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한 이래 4년 동안 130편 이상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며 현지화 전략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 해에는 디즈니+의 해외 콘텐츠 상위 15편 중 9개가 한국 콘텐츠 일정도로 한국 콘텐츠는 디즈니+에서 중요한 포지셔닝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보면 넷플릭스와 달리 미국에서 제작한 애니메이션과 시트콤이 디즈니+의 핵심 콘텐츠 역할을 하고 있다. 제작 수량과 투자비가 넷플릭스에 비해 적어 아직은 현지화 전략이 정착됐다고 보기는 힘든 상황이기도 하다.
이런 가운데 '조명가게'의 성과는 '무빙'에 이어 또 한 번 K-콘텐츠의 저력을 입증하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공 가능성을 다시금 확인 시키며, 디즈니+가 왜 한국 콘텐츠에 투자해야 하는지에 대한 명분을 찾아줬다.
디즈니+의 현지화 전략과 맞물려 K-콘텐츠가 플랫폼의 핵심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는 점에서 '조명가게'의 성공은 단순히 드라마 한 개 성공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그리고 디즈니+에는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시장에서 보다 확고한 입지를 다지기 위해 현지화 전략을 성공시켜야 한다는 과제를 남겨 주고 있기도 하다.
디즈니+ 한국 MAU(월간 활성 사용자 수)는 지난 해 8월 '무빙'으로 인해 400만 가까이 까지 상승했다가 올 1월, 239만에서 급 하락한 숫자로 시작했다. 그리고 지난 10월 224만까지 떨어졌다가 11월 247만으로 반등했지만 결과적으로 1월과 비슷한 제자리 걸음이었다는 점은 스트리밍 경쟁에서, 콘텐츠 경쟁에서 투자 없이 경쟁을 유지할 수 없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앞으로 디즈니+가 이 흐름을 이어가며 K-콘텐츠에 대한 투자와 혁신적인 전략을 펼칠지, 2025년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