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번호 공유 제한이라는 힘든 길을 택한 넷플릭스...'따라가고 싶지만 갈 수 없는 업계'

글로벌 스트리밍 1위 넷플릭스(Netflix)가 새롭게 시행할 비밀번호 공유 제한 혹은 계정 공유 추가 과금은 스트리밍의 미래다. 전세계 1억 명 이상이 돈을 내지 않고 넷플릭스를 보고 있다는 데이터를 공개하는 등 정당한 권리로 집안 단속에 나선 넷플릭스지만 세상의 시선은 싸늘하다. 한국은 물론이고 미국에서도 가족이 아닌 사람들과 나눠본다는 이유로 월 2~3달러(3,000~4,000원)을 추가로 낸다는 데 대해 부정적인 여론이 많다.

[할리우드 종사자 과반   ‘추가 과금’에 반대]

미국 미디어 업계에서 종사하고 있는 전문가들도 이 스트리밍 서비스의 새로운 정책에 반대를 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버라이어티가 유고브(YouGov)에 의뢰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종사하고 있는 프로페셔널 중 절반 이상이 넷플릭스의 추가 과금에 반대했다. 유고브가 영화, TV, 음악 등 미디어 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전문가 640명을 대상으로 ‘넷플릭스의 비밀 번호 공유 제한’에 대한 의견을 물어본 결과, 응답자의 38%는 매우 강한 반대를 표했다.

비밀번호 공유 제한에 대한 문의

넷플릭스(Netflix)는 2022년 11월 실험적으로 칠레, 코스타리카, 페루 등 라틴 아메리카 3개 국가에서 유료 공유 시스템을 테스트하고 있다. 이어 2023년 2월 8일 캐나다 등으로 4개국으로 서비스를 확대하고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 비밀 번호 유료 공유 서비스를 정착 시키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2월 8일 유료 서비스를 시작한 국가는 캐나다, 뉴질랜드, 포르투갈, 스페인 등이다. 영어와 라틴 지역인 셈이다. 이들 지역에서는 같이 살고 있지 않은 사용자 1인을 추가하기 위해선 별도 비용(buy an extra member)을 내야 한다. 넷플릭스는 메인 계정 구독시 거주 가구 구성원에 대한 별도 정보를 받을 계획이다. 만약 같이 살고 있는 가족이 아니라면 실제 혈연 관계여도 과금이 발생할 수 있다. 논란이 되는 포인트다. 아울러 업계 의견도 넷플릭스가 생각하는 대로 시나리오가 구성되지 않을 수 있다는 의식이 지배적이다.

[ 정책은 맞지만 실효성에 의문]

할리우드가 넷플릭스의 정책을 반대하는 이유는 실효성 때문이다. 업계 종사자들만큼, 일반인들과 정서는 달랐다. 응답자 절반 가량(46%)은 비밀번호 공유 제한이 맞는 정책이라고 답했다. 잘못된 정책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38%에 불과했다. 하지만, 공유 제한 방식이나 넷플릭스가 이 사안을 어떻게 처리할지가 관건이라는 생각이다.

비밀번호 공유 금지에 대한 엔터테인먼트 업계 의견

하지만,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계정 공유를 방지하는 것이 스트리밍 서비스 구독자 규모를 증가시킬 것이라는 넷플릭스의 논리에 상당한 불신이 있었다. 엔터테인먼트 업계 종사 응답자의 12%만이 비밀번호 공유 금지가 전체 구독자 규모를 키울 것이라고 답했다. 이에 반해 10명 3명 수준인 32%는 전혀 효과가 없을 것(it will have no effect at all)이라고 말했다. 오히려 가입자 숫자가 줄어들 것이라는 응답도 45%나 됐다.

[로그인 정보 공유는 개인 판단에 맡겨야]

그러나 정책의 정당성과 별개로 로그인 정보에 대한 공유가 개인 재량으로 허용되어 한다는 응답도 많았다. 할리우드 종사자가 57%가 허용되어야 한다고 말했고 30%는 반대했다. 또 다른 57%는 비밀번호 공유는 가입자 가구에 국한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유료 구독자 계정 공유 허용되어야 하나 질문

[정당하지만 싫은 비밀번호 공유 제한]

현재 넷플릭스를 제외한 다른 스트리밍 서비스들은 비밀번호 공유 제한 정책 실행 여부를 밝히지 않고 있다. 때문에 비밀번호 공유 제한이 업계 전반에 확산될 것이라고 보는 것은 아직 조심스럽다. 게다가 의외로 넷플릭스의 정책이 성공할 수도 있다. 이번 조사는 엔터테인먼트 업계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지만 일반인들의 생각은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버라이어티가 지난 2022년 6월에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는 넷플릭스 구독자의 71%가 비밀번호 공유를 위해 더 많은 돈을 지불할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조사 대상 응답자의 72%는 자신의 계정으로 넷플릭스를 보고 있다고 말했고 친구, 부모님 등의 계정을  사용하고 있다는 응답은 20% 정도였다.

그러나 스트리밍 경쟁이 치열해지고 넷플릭스를 대체할 수 있는 서비스가 계속 등장하고 있다는 점은 ‘비밀번호 공유 제한’이 장기적 전략이 될 수 있을 지에 의문을 던지고 있다. 이 견해의 밑바탕에는 넷플릭스가 2022년 상반기 두 분기 연속 가입자 감소를 기록했다는 팩트가 있다.


[위기 탈출을 위한 ‘누수 막는 넷플릭스’]

비밀 번호 공유로 인한 손실 규모(버라이어티)

논란에도 불구하고 넷플릭스가 비밀번호 추가 과금 혹은 공유 제한을 추진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현재 상당수의 금액이 공유로 세어나가고 있고 공유 제한이 수익 보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게다가 스트리밍 시장 포화로 신규 구독자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서 집안 단속이 의미가 있을 것이라는 확신도 있다.

알루마 인사이트 미디어 리서치(Aluma Insights Media Research)가 최근 조사한 바에 따르면 2021년 넷플릭스는 비밀번호 공유(password-sharing)로 91억 달러(11조 8,000억 원)을 손해봤다. 물론 손해 규모도 다른 어떤 서비스보다 크다. 때문에 넷플릭스는 도입했고 다른 사업자들은 눈치를 보고 있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의 설문을 볼 때 넷플릭스의 정책이 어느 정도 성공한다면 거의 모든 사업자가 이 길을 따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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