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리밍]구글, NFL 선데이 티켓 획득…방송을 지배하다.

스트리밍 서비스 전성시대, 글로벌 1위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 유튜브(Youtube)가 스포츠 중계 시장에 본격 뛰어들었다. 유튜브는 2022년 12월 22일 미국 최고 인기 스포츠인 미식축구리그(NFL) 일요일 경기 중계권(NFL 선데이 티켓)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구글과 미국 NFL(National Football League)은 2022년 12월 22일 NFL 정규 시즌 중 가장 시청률과 주목도가 높은 일요일 저녁 ‘선데이 티켓’(거주 권역 외 미식 축구 경기 중계)를 2023년 시즌부터 유튜브가 맡는 계약을 맺었다. 거주 지역의 일요일 경기 정규리그 TV중계권은 CBS와 폭스(FOX)가 여전히 보유하고 있다.

[유튜브, 일요일 NFL 권역 외 경기 중계 단독 확보]

미국 전국 NFL 일요일 경기 중계권은 지난 28년 동안 위성방송인 디렉TV(Direc TV)가 보유하고 있었다. 이에 유튜브의 NFL 중계권 계약은 더욱 의미가 크다. 방송의 주도권이 유료 방송(위성, 케이블TV)에서 스트리밍(유튜브)로 넘어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계약에 따라  2023년부터 7년 동안, NFL 일요일 티켓(NFL Sunday Ticket) 경기를 유튜브에서 시청할 수 있다. 다만 유튜브가 운영하는 유료 스트리밍 TV 유튜브 TV(Youtube TV)를 통해 채널을 추가하거나 유튜브가 런칭한 프라임 채널(실시간 TV채널) 서비스에서 같은 가격으로 시청할 수 있다. 유튜브는 지난 2022년 11월 부터 파라마운트+, AMC+ 등 34개 스트리밍 서비스와 12개 스트리밍 채널을 알 라 카르테(개별 구독) 방식으로 유료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유튜브는 아직 구체적인 계약 조건이나 정확한 선데이 티켓 패키지 가격을 공개하지 않았다. 2022년 디렉TV의 일요일 경기 티켓 구독 가격은 연간 293.94달러 정도다.

결국 유튜브도 비슷한 수준의 구독료를 받을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중계권 확보를 위해 NFL에 막대한 돈을 지불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따르면 유튜브는  NFL에 연간 20억 달러(2조 5,600억 원)~25억 달러를 중계권료로 지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성과에 따라 추가 비용을 제공하는 특약도 추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디렉TV는 연간 15억 달러를 중계권료로 제공하고 있다.

미국 최고 인기인 NFL 선데이 티켓을 탐낸 빅테크는 구글만이 아니었다. 경쟁은 매우 치열했다. WSJ저널은 아마존, 디즈니, 애플 등도 NFL과 중계권 협상을 진행한 바 있다고 보도했다. 이 중 애플이 매우 적극적이었지만 지역 방송사들을 배제하는 독점 중계권을 요구해 협상이 결렬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미국 메이저 리그 축구 경기 중계권을 따내면서 애플 TV에 MLS 전경기를 단독 중계(10년 25억 달러)하겠다고 밝혔다.

[유료 방송 1위를 향해 달리는 유튜브]

NFL중계권 확보는 유튜브가 ‘차별적 콘텐츠를 획득’에 성공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방송 시장 주도권이 스트리밍 서비스로 옮겨갔음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그동안 스트리밍 서비스들이 드라마, 예능, 영화 콘텐츠를 이미 우세를 확보했지만, 뉴스와 스포츠는 레거시 미디어의 영역이었다. 그러나 유튜브가 스포츠 중 가장 인기 있는 NFL을 확보한 만큼, 방송 시장은 요동칠 수 밖에 없다. 이에 앞서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Amazon Prime Video)도 목요일 NFL경기 중계권을 단독 확보한 바 있다.

2022년 12월 현재 유튜브는 월 활성 이용자가 20억 명에 달한다. 또 유튜브의 가상 유료 방송 서비스 유튜브TV구독자(월 64.99달러)도 500만 명(2022년 6월 기준)을 넘어서고 있다. 여기에 유튜브는 2022년 11월 쇼타임, AMC+ 등 30여개 스트리밍 서비스와 유료 채널을 구독할수 있는 스토어 ‘프라임타임 채널스’도 오픈했다. 사실상 유튜브가 유료 방송 플랫폼으로 진화한 것이다.

유튜브에게도 유료 방송 구독 시장 진출은 매우 의미있다. 유튜브 역시, 광고 시장 축소에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유튜브의 2022년 3분기 광고 매출은 사상 처음으로 연간 기준 감소했다. 유튜브가 NFL 중계로 보다 많은 유료 구독자를 확보한다면 광고 의존도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이에 반해 NFL선데이 티켓 중계권자인 디렉TV는 1,350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유료 방송을 구독을 중단하고 스트리밍 서비스로 옮겨가는 ‘코드커팅(Cord-Cutting)’ 현상에 따라 가입자가 매년 줄고 있다. 2017년 디렉TV 구독자는 2,000만 명이었다.  디렉TV는 지난 1994년부터 28년 간 NFL 선데이 중계권을 보유해왔다. 그러나 막대한 중계권료 부담과 줄어드는 가입자로 인해 연간 5억 달러의 적자를 감수할 수 밖에 없었다. 이와 관련 유튜브는 구체적인 NFL 수익화 계획은 공개하지 않았다.

미국 유료 방송 가입자 감소(버라이어티)

NFL은 또한 스포츠바나 레스토랑에서 경기를 중계할 수 있는 상업 중계 권한(commercial rights)을 연간 2억 달러에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이 옥외 중계 권리도 가지고 있었던 디렉TV는 목요일 NFL 경기 중계권을 가진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와 함께 레스토랑과 바를 위한 야외 중계 패키지를 판매하고 있다. 그러나 NFL은 구글과 재협상하면서 유튜브에 가구 시청(residential) 중계권만 넘기고 상업 중계 권한( commercial rights) 추가 공모하기로 했다. 선데이 티켓 상업 시청 권한도 스트리밍 서비스가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

NFL 커미셔너(commissioner, 위원)인 로저 구델(Roger Goodell)은 WSJ와의 인터뷰에서 “일요일 경기 시청을 위해 상당한 수의 구독자가 유튜브로 모일 것”이라며 “글로벌 시장에서 유튜브가 더 매력적인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프라임 비디오와 유튜브 등 스트리밍 서비스들이 NFL을 중계하게 되면 더  많은 젊은 Z세대들이 스포츠 경기를 관람하게 될 것”이라며 “이는 젊은 세대를 끌어들이기 위한 NFL의 전략 중 하나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유튜브 최고 제품 책임자(chief product officer) 닐 모한(Neal Mohan)은 성명에서 “기술과 제품 혁신은 콘텐츠를 즐기는 방식 중 하나”라며 “우리는 다른 플랫폼이 할 수 없는 방식으로 NFL게임을 선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관건은 유튜브가 NFL 패키지를 통해 얼마나 많은 구독자를 확보하느냐에 달려있다. 디렉TV의 NFL 선데이  구독자는 연간 150~200만 명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독점력이 강한 미식축구 콘텐츠를 이용, 상당한 수준의 구독자를 확보한다면 기존 절대적으로 광고에 의존하단 유튜브의 매출 구조를 다변화할 수 있다. 월 64.99달러(8만 3,500원)인 유튜브TV 구독자들도 선데이 티켓을 시청하기 위해선 추가 구독료를 내야 한다.

[이제 케이블이 아닌 스트리밍을 통해 보는 스포츠]

유튜브의 NFL 중계권 확보는 ‘스포츠 중계 시장’도 흔들 수 밖에 없다. 케이블TV를 통한 스포츠 채널 시청(100달러 내외)나 후보TV(fuboTV)나 훌루 라이브 TV(Hulu with Live TV) 등 스포츠 중계 전문 스트리밍 모두 가격 면에서 유튜브에 상대적 열세에 놓일 수 밖에 없다.

스트리밍을 통한 NFL시청이 가장 합리적(버라이어티)

만약 스포츠 팬이 케이블TV를 가입하지 않고 NFL 자체 스트리밍 서비스 NFL+(거주 지역 경기 중계)와 권역 외 지역 경기 중계 유튜브 선데이 티켓을 동시 구독할 경우(유튜브 구독 가격이 디렉TV 수준으로 결정된다는 가정) 구독료는 가장 저렴할 경우 보인다.  유료 방송을 가입하지 않고 스트리밍을 통해 스포츠를 보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라는 이야기다.

[구글과 NFL의 파트너십, 향후 전망은]

NFL이 일요일 경기 중계권 회사로 구글을 택한 이유 중 하나는 유튜브의 확장성 때문이다. 개인들의 동영상 공유 사이트에서 시작한 유튜브는 이제 세계 최대 스트리밍 플랫폼이 됐다.  NFL과 구글의 합작은 지난 2015년 NFL이 유튜브에 공식 홍보 채널을 개설하면서 시작됐다. NFL채널 구독자는 1,000만 명 이상이다.

2020년 NFL시즌을 앞두고, 유튜브TV(2017년 시작)는 NFL 경기 중계(네트워크 채널)와 월 11달러의 비용으로 NFL 경기 분석을 제공하는 ‘NFL 레드존 채널’을 편성했다.

NFL 레드존

선데이 티켓 계약의 일환으로  유튜브와 NFL은 선별된 유튜브 크레이터들이 NFL 경기 공식 콘텐츠와 경기 관람을 통해 ‘새로운 독점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계약도 맺었다.  아울러 유튜브는 NFL리그의 공식 훈련 캠프인 ‘ Back Together Saturday’의 공식 스폰서가 됐다. 이 행사는 32개 NFL 구단들이 팬을 위해 여는 이벤트로 첫 경기가 열리는 목요일에서 그 다음주 월요일 저녁까지 이뤄진다.

[스트리밍으로 넘어간 스포츠 중계 주도권]

유튜브 사례에서 보듯, 스포츠 방송 중계의 주도권은 TV에서 스트리밍으로 옮겨가고 있다. 스트리밍 서비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는 연간 12억 달러에 NFL 목요일 경기 중계권을 확보했고 애플(Apple) TV+는 메이저리그 축구 경기와 메이저 리그 야구(MLB)를 2032년까지 스트리밍한다.   NFL 목요일 경기는 당초 지상파 TV 폭스(FOX)가 보유하고 있었다.

스포츠 경기 중계 주도권이 넘어가자 스트리밍 서비스의 시청 점유율(일일 TV시청량에서 특정 플랫폼이 차지하는 비중)도 높아지고 있다. 닐슨의 12월 통합 시청 점유율(닐슨 원)에 따르면 스트리밍 서비스(38.2%)가 1위를 기록한 가운데 유튜브(8.8%)는 넷플릭스를 넘어 가장 높은 점유율을 기록했다.

닐슨 시청점유율 12월(Gauge)

때문에  NFL 역시 TV보다는 빅테크 기업들과 중계권 계약을 맺길 원했다. 넷플릭스는 아직 주요 스포츠 리그를 중계하지 않고 있지만 시간 문제라는 지적도 많다. 실제 2022년 11월 넷플릭스는 ATP테니스 대회 중계권 경쟁에 뛰어들기도 했다. 또 넷플릭스는 스포츠 중계는 아니지만 ‘포뮬러1(Formula 1: Drive to Survive)’, ‘치어(Cheer)’와 같은 스포츠 다큐멘터리는 다수 편성했다.

WSJ에 따르면 2022년 미국에서 한 달에 한 번 이상 스포츠 경기를 시청한 사람은 1억 6,000만 명에 이른다. 넷플릭스는 미국과 캐나다에서 7,340만 명의 구독자를 확보하고 있다. 그러나 스포츠 중계권료는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 모펫내탄슨에 따르면 2019년 미국 스포츠 중계권 규모는 169억 5,000만 달러에서 2022년 213억 달러로 급상승했다.

2023년 이후 NFL 방송 중계권 연간 전체 규모도 125억 달러(16조 500억 원)로 2022년 77억 달러에 비해 48억 달러(63%) 커졌다. 만약 NFL중계권이 구독자 확보에 긍정적이라면 중계권료는 더욱 뛸 수 밖에 없다.

연간 NFL 중계권료 규모(버라이어티)

판이 커지자 전통 미국 방송사들은 중계권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들이 보유한 막대한 현금으로 중계권을 대거 가져가고 있기 때문이다. ESPN도 선데이 티켓 중계 경쟁에 뛰어들었지만 막대한 비용에 이내 포기했다. 워너브러더스디스커버리(Warner Bros. Discovery)의 데이비드 자슬라브(David Zaslav)는 자사 채널 TNT가 중계했던 미국 프로농구리그(NBA) 방송에 많은 돈을 쓰지 않겠다고 여러 번 공개했다. 11월 투자자 대상 미팅에서 자슬라브는 “NBA를 꼭 중계할 필요가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국도 스트리밍 스포츠 중계권 가세 점점 확산]

한국 스포츠 중계 시장에도 스트리밍 서비스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 이 중 가장 앞서 있는 서비스가 쿠팡 플레이(Coupang Play)다. 쿠팡플레이는 2020년 12월 출범 후 꾸준히 다양한 스포츠 경기를 독점 제공하면서 영향력을 확대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2021년 1월 52만명이었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2022년 10월말 기준 354만명으로 성장했다.

미국 NFL선데이 티켓 중계권료 상승 추이(버라이어티)

쿠팡 플레이는 영국 프리미어 리그 토트넘 홋스퍼FC와 한국 축구 대표팀 친선경기 중계로 스포츠 스트리밍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쿠팡플레이는 프리시즌 친선경기 2게임을 2022년 7월 13일(팀 K리그), 16일(세비야FC) 독점 중계했다. 오프라인 경기 티켓도 쿠팡 와우 회원 대상으로 판매했다. 때문에 2022년 7월 말 MAU가 481만명까지 뛰면서 국내 1위, 2위 스트리밍 웨이브와 티빙을 제치기도 했다.

현재 쿠팡플레이는 영국 카라바오컵(EFL컵)과 스페인 코파 델 레이(국왕컵) 등을 서비스하고 있고 황의조 선수가 뛰는 올림피아코스의 그리스 리그 경기를 중계해다. 또 2022~2025년 한국프로축구연맹과 포괄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카타르 월드컵에 맞춰 국가대표팀 다큐멘터리 '국대:로드 투 카타르'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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