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PN의 가격은 67조원" 새로운 주인은 애플?

100년 디즈니(Disney)가 흔들리고 있다.

이번엔 인수설이다. 애플이 디즈니를 인수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공공연히 흘러나오고 있다.  

사실 애플의 디즈니 인수설은 처음은 아니다.

2019년 당시 밥 아이거 CEO는  자신의 회고록(The Ride of a Lifetime)에서 “애플 스티브 잡스가 살아 있었다면  회사를 합병했거나 적어도 매우 심각하게 그 가능성을 논의했을 것”이라고 밝힌 이후  합병 가능성이 심심하면 제기됐다.

강력한 콘텐츠와 단단한 플랫폼(IOS)이 만나 번들 생태계를 만드는 당연한 비즈니스 전략이었다. 하지만, 이 당시 거래는 2006년 픽사를 디즈니에 74억달러에 넘기는 수준에서 마무리됐다.

그러나 애플로의 매각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글로벌 1위 콘텐츠 스튜디오 및 엔터테인먼트 테크놀로지 회사지만 글로벌 콘텐츠 시장 변화에 대한 적응력에 한계를 보이면서 고전하고 있기 때문에 그 여진은 강하다.

100억 달러를 손실을 안겨준 스트리밍 서비스, TV비즈니스의 침체 등이 디즈니를 괴롭히고 있다. 아울러 픽사, 디즈니, 스타워즈 등 IP의 힘도 예전만 못하고 테마파크 디즈니랜드의 회복 속도도 더디다.

디즈니의 불확실한 미래는 주가가 말해주고 있다. 디즈니 주가는 전성기의 3분의 1수준에 머물고 있다. 2022년 주당 115.94달러였던 디즈니의 주가는 2023년 8월 21일 85.77달러까지 떨어졌다.

두 회사 사이 거래는 아직까지는 현실이라기보다 판타지에 가깝다.

매각설이 계속 떠오르는 이유는 디즈니의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다.

이와 함께 하드웨어 판매에서 구독 및 서비스로 무게 중심을 옮기고 있는 애플에게 디즈니의 콘텐츠는 잘 어울릴 것이라는 판단도 매각설을 부추기고 있다.

[2023년 합병설 발화는 ESPN에서]

디즈니가 디즈니+, 테마파크에서 강력한 실적을 내면서 인수설이 잠잠해졌었다 . 그러나 올 들어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지금 애플의 디즈니 인수설의 발화 지점은 스포츠다.

메이저리그사커(MLS), 메이저리그야구(MLB) 등의 중계에 나선 애플이 ESPN을 인수해 스포츠 콘텐츠를 강화할 것이라는 이야기다.

웨드부시 증권 애널리스트 댄 아이브스(Dan Ives)는 2023년 8월 18일 낸 분석 보고서에서 “스트리밍 시장에 들어오면서 애플에 라이브 스포츠에 대한 강한 욕망이 존재 한다”며 “글로벌 시장에 20억 대가 깔려있는 IOS디바이스와도 스포츠는 잘 어울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댄 아이브스는 스포츠 네트워크 매각 가격을 500억 달러(67조 원)로 전망했다.

디즈니가 ESPN 매각 또는 전략적 파트너 영입 추진을 밝히자  스트리밍이나 통신 비즈니스 사업자들은 들썩이고 있다. 스포츠 경기 중계는 여전히 엄청난 사람들을 끌어올 힘이 있기 때문이다. 디인포메이션은 통신사 버라이즌(Verizon)이 디즈니에 접근해 협업을 제안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버라이즌 CEO 한스 베스트버그(Hans Vestberg) 올해(2023년) 여름 ESPN이 단독 스트리밍 서비스 모델을 준비한다는 보도가 나오자 디즈니와 파트너십에 관심이 많다고 스포츠리그와 팀 임원들에게 이야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디즈니 매각 거래에 대한 아이브스의 노트는 미디어 업계를 흔들었다. 스포츠 채널 거래에서 전체 디즈니의 매각까지 다양한 분석이 쏟아졌다.

블룸버그는 8월 18일 ‘애플은 스포츠 시장 성공을 위해 EPN을 살 필요가 없다(Apple Doesn’t Need to Buy ESPN to Win in Sports)’도 분석한 기사를 냈다. 스트리밍 서비스를 위해 스포츠 콘텐츠가 중요하지만, 인수보다는 전략적 제휴가 더 낫다는 분석이다. 전체 스포츠 시청 트렌드가 TV에서 스트리밍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팩트로 근거를 들었다.

스트리밍으로 옮겨가고 있는 스포츠 중계(블룸버그)

때문에 ESPN 역시 새로운 오디언스를 만나기 위해 애플이 필요할 수 있다.

애플은 메이저리그사커 중계를 위해 1년에 2억 5,000만 달러를 쏟아부었다. 메이저리그 사커는 아르헨티나 슈퍼스타 리오넬 메시(Lionel Messi)가 가세하면서 더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애플은 2023년 3분기 서비스 매출(애플 뮤직, 애플 TV+ 등)이 전년 동기 대비  8% 성장한 212억 1,000만 달러로 공시했다. 아이폰 판매가 1% 하락한 것과 다른 흐름이다.

[디즈니 TV채널 자체를 매각?]

디즈니 밥 아이거 CEO는 2023년 7월 ABC, FX 등 실시간 TV채널과 네트워크를 매각할 수도 있다는 충격적인 발언을 했다. 이 발언으로 디즈니 조직과 시장은 흔들렸다.

이어 그는 ESPN은 매각에서 한발 물러나서 전략적 제휴 파트너를 찾고 있다고 한 발 물러섰다. 하지만, 채널 매각 이슈는 거두지 않았다. 실제 단 시간에 디즈니가 실시간 채널을 팔 수 있을 것으로 보는 시각은 적다.

그러나 2023년 7월 미국 케이블TV와 지상파 TV 시청 시간(일일)이 전체의 TV이용의 절반 이하(닐슨, 게이지)로 떨어지는 등 시청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는 점에서 디즈니의 고민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니드햄&컴퍼니(Needham and Co.) 애널리스트 로라 마틴(Laura Martin)은 언론 인터뷰에서 올해(2023년) 여러 차례 애플이 디즈니를 사야 한다고 언급했다.  

애플의 공간 컴퓨팅 VR 비전 프로(Vision Pro)가 공개됐을 때에도 사람들은 음악이 없다면 아이팟(iPod)을 사지 않았을 것이라며 비전 프로는 디즈니+의 스토리텔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디즈니+분기별 구독자 변화(블룸버그)

애플은 인수 합병을 많이 하지 않았지만 새로운 제품군을 만들 필요가 있을 때는 과감한 투자를 해왔다.  

하지만 현재 규제 환경은 부담이다. 밥 아이거 디즈니 CEO는 실적 발표에서 “디즈니 매각을 상상하는 사람들은 글로벌 규제 환경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며 “우리는 (매각에) 집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현재 미디어 기업들은 상당히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다.  전통 TV비즈니스가 여전히 수익을 올리고 있지만, 시청 환경은 스트리밍으로 변하고 있다. 그러나 스트리밍은 여전히 적자다. 결국 이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스트리밍이 수익 내기를 기다릴 수 밖에 없지만, 사람들의 스트리밍 피로감이 문제다. 때문에 디즈니 뿐만 아니라 다른 많은 미디어 기업들이 비용을 줄이고 직원들을 정리해고하며 버티기 모드에 들어갔다.

[ESPN의 미래는]

케이블TV의 시대가 저물고 있지만 ESPN은 여전히 좋은 매물이다. 주요 메이저 스포츠 리그의 중계권을 모두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버라이즌도 ESPN과 전략적인 파트너십을 맺고, 1억 명에 가까운 무선 인터넷 구독자들에게 스포츠 모바일 중계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디즈니는 ESPN을 매각하는 대신, 기술, 유통 등에서 협업할 만한 사업자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많은 기업들이 디즈니에 접촉하고 있다고 전했다.

디즈니는 ESPN+를 런칭했지만 여전히 NFL, NBA, 대학 풋볼 등은 여전히 케이블 ESPN에서만 송출된다.  버라이즌은 디즈니+ 시작 초기 유통 파트너였다. 2019년 런칭 당시, 모바일 가입자와 케이블 TV가입자에게 디즈니+를 무료 서비스한  적이 있다. 또 여전히 디즈니 스트리밍 번들(디즈니+, 훌루, ESPN+) 구독자가 무선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할인된 가격에 제공하고 있다.

미국에서도 최근 무선 인터넷 시장이 정체 상태다.

버라이즌(Verizon)의 구독자 성장은 정중동이다. 이에 반해 T모바일은 5G할인 패키지 등에 힘입어 성장하고 있다. 모바일 통신, 인터넷 시장 경쟁은 이제 본질이 아니라 서비스에 옮겨가고 있다. 어떤 스트리밍 서비스를 무료나 할인 제공하는 지가 통신 고객을 끌어들이는 핵심이라는 이야기다. T모바일은 디즈니+를 특정 통신 패키지 이용자들에게 무료 제공한다.

버라이즌 역시 스트리밍 서비스와 번들 계약을 협의하고 있다.

최근에는 유튜브 NFL선데이 티켓(일요일 경기 중계)을 신규와 현 무선 인터넷 고객에게 무료로 제공한다는 계약을 했다.

2023년 6월 버라이즌은 무선 인터넷 구독자들에게 넷플릭스와 파라마운트+ 구독료 할인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NFL, NBA, MLB 등도 디즈니와 잠재적 파트너십 협업을 논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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