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리밍]2023년 스트리밍 서비스를 위한 5가지 질문

2022년 스트리밍 전쟁은 남의 땅을 차지하는(구독자 확보) 전투에서 자신들의 영토를 지키는 고지전(구독자 유지, 수익성 확보)으로 진화했다. 경기 불황으로 인해 공격에서 수비로 모드가 변화한 것이다. 넷플릭스를 따라가려 공격적으로 투자하던 스트리밍 기업들의 비용 집행 속도도 느려졌다. 디즈니마저 2022년 3분기 스트리밍에서 15억 달러의 적자를 기록해 주가가 폭락하는 등 수익성 악화에 따른 투자자들의 시선이 싸늘해졌기 때문이다. 2022년을 흔들었던 스트리밍 시장 주요 이슈 중 2023년에도 이어질 문제들을 정리했다.

서비스 공식이 바뀐 스트리밍 ‘이제는 수익’

미국 스트리밍 서비스 가입자 증감(버라이어티)

넷플릭스는 2022년 1분기 시작이 매우 좋지 않았다. 창업 10년 만에 성장이 멈추고 20만 명의 구독자가 빠졌기 때문이다. 2분기 추가 감소에 이어  3분기 가입자가 증가(241만 명)로 돌아섰지만 11월 광고 기반 서비스 런칭으로 새로운 수익원을 찾아나섰다. 또 2023년부터 비밀번호 공유 기능을 제한하는 등 수익 누수도 단속하기 시작했다.  2023년부터 넷플릭스는 만약 자신의 가족 이외 사람들에게 넷플릭스 비밀번호를 공유할 경우 추가 요금을 내야 한다. 그러나 현재 사용자들은 비밀번호를 공유해도 계정이 해지되지 않는다. 가족 외 사람들과 계정을 공유하기 원할 경우 추가 요금을 내면 되지만 아직은 구체적인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디즈니, NBC유니버설, 파라마운트 글로벌(Paramount Global), 워너브러더스디스커버리(Warner Bros Discovery) 등 미디어 대기업들도 주가 일제히 하락했다. 경기 악화와 함께 스트리밍 부문의 과도한 손실 때문이다. 디즈니는 2022년 1월 3일 156.76달러였던 주가가 2022년 12월 28일 84.17달러로 46% 떨어졌다. 파라마운트 글로벌(Paramount Global) 역시 1년 사이 주가가 50% 떨어졌다.(32.24달러에서 16.11달러) 넷플릭스도 예외는 아니었다. 2022년 1월 3월 주가는 597.37달러였는데 2022년 12월 28일 종가는 276.88달러로 50%나 하락했다. 컴캐스트는 50.74달러에서 34.62달러, 32% 하락으로 비교적 양호했다.

이렇듯 투자자들의 실망이 이어지자 미디어 기업들은 스트리밍에 대한 투자 속도를 늦추고 이성을 찾기 시작했다. 컨설팅 회사 어니스트영(EY)의 미국 미디어&엔터테인먼트 리더 존 해리슨(John Harrison)은 인터뷰에서 “2023년 메이저 스트리밍 서비스들은 경제 불확실성 속 수익성과 현금 흐름 생성에 더 신경을 쓰고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사이즈보다 내실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돌아온 밥 아이거(BoB Iger) 디즈니의 스트리밍 전략을 손볼까.


2020년 물러났던 디즈니 CEO  밥 아이거가 돌아왔다. 코로나바이러스를 견뎠던 밥 체이펙(Bob Chapek)은 임기 3년을 채우지 못했다. 밥 아이거는 2022년 11월 돌아오자 마자, 스트리밍 디즈니+의 과도한 마케팅과 공격적 콘텐츠 투자를 줄이겠다고 밝혔다. 수익성을 더 중시하겠다는 이야기다. 또 유통과 콘텐츠 유통 권한을 담당하는 하나의 조직 대신, 각 콘텐츠 제작 부서가 직접 투자를 결정하는 방향으로 조직을 개편했다.

그러나 아직 밥 체이펙이 구체적으로 2023년을 어떻게 꾸려갈지는 미지수다. 미디어 애널리스트 모펫내탄슨(MoffettNathanson)은 2022년 12월 초 리서치 노트에서 “디즈니+는 다른 엔터에먼트 콘텐츠나 스포츠보다 마블 등 프리미엄 브랜드 IP에 집중해야 한다”며 “밥 아이거는 장기 발전 플랜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디즈니의 보유한 또 다른 스트리밍 서비스 훌루(Hulu)의 미래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디즈니와 폭스, 컴캐스트(NBC유니버설) 등이 설립한 스트리밍 훌루는 현재 디즈니가 6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지분은 여전히 컴캐스트 소유다. 디즈니는 오는 2024년 초 컴캐스트의 지분을 인수할 수 있다. 이전 CEO였던 체이펙은 보다 일찍 훌루의 잔여 지분을 사들이기로 결정했었다. 하지만, 돌아온 밥 아이거가 어떤 결정을 할지 알 수 없다.  물론 그 결정에 따라 글로벌 스트리밍 시장은 요동칠 수 밖에 없다.

넷플릭스의 광고 버전 상품과 비밀 번호 공유 금지 수익화를 가져올 수 있을까?

넷플릭스(Netflix)는 2022년  11월 3일 글로벌 시장에 광고 버전 저가 상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월 6.99달러 미국) 넷플릭스는 광고 스트리밍을 통해 추가 수익을 올리기를 바라고 있다. 또 2023년부터 비밀 번호 공유도 제한한다. 광고 기반 상품을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았지만, 초기 성적은 예상보다 저조하다. 마케팅 그룹 안테나에 따르면 2022년 11월 전체 넷플릭스 구독자의 9%만이 6.99달러 광고 기반 저가 상품을 가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HBO MAX가 2021년 6월 광고 기반 상품( HBO Max With Ads)을 시작했을 때 전체 가입자의 15%가 가입한 것에 비하면 크게 낮은 수준이다.

비밀 번호 공유 금지의 경우 넷플릭스의 의지에 달려있다. 시장 초기 넷플릭스는 비밀번호 공유 금지를 위반 고객들의 계정을 중단하는 등의 강수는 두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공유에 따른 과금이 시장에 안착하기 위해선 강력한 정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넷플릭스가 글로벌 시장에서 2억 2,000만 명이 넘는 구독자를 확보했지만 디즈니의 스트리밍 서비스(디즈니+, ESPN+, 훌루)에 쫓기고 있다. 글로벌 1위를 사수하기 위해선 2023년 광고 기반 서비스의 성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2023년 HBO MAX와 디스커버리의 만남 성적은

2023년 새로운 메가 스트리밍 서비스가 등장한다. 2022년 4월 워너미디어와 디스커버리가 합병해 탄생한 ‘워너브러더스디스커버리(WBD)’는 2023년 초 자신들의 플래그십 스트리밍 HBO MAX와 디스커버리+를 통합하기로 했다. 2022년 3분기 기준 HBO MAX와 디스커버리+가입자는 9,500만 명 수준이다. 그러나 통합 후 중복 가입자를 제외하면 일부 구독자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얼마나 짧은 기간 구독자 감소를 회복하고 1억 가입자를 회복할지가 관건이다. 통합 후 WBD가 스트리밍 가격 정책을 어떻게 펼칠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가격 정책이나 콘텐츠 라인업은 추후 공개될 예정이다. 그러나 WBD는 ‘맥스(MAX)’라는 명칭은 계속 사용한다는 전략이다.

EY의 해리슨 애널리스트는 버라이어티와의 인터뷰에서 “스트리밍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인수 합병 통합, 번들링(Bundling)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여러 스트리밍 서비스를 보유하고 있는 회사들의 경우 하나의 스트리밍 앱에 통합해 서로의 마찰을 줄이는 것이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 채널(FAST)가 얼마나 확산될까.

2022년은 패스트의 원년(Year)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패스트는 말 그대로 광고를 편성하는 대신에 무료로 보는 스트리밍 채널이다. FAST채널이 모인 서비스는 FAST서비스라고도 한다. 2022년 FAST채널과 서비스들은 크게 늘었고 종류도 많아졌다.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2022년 1월과 10월 사이 미국 FAST채널은 998개가 증가해 총 3,720개가 됐다. 특히, 지역 뉴스 채널의 성장이 눈에 띄었다.

FAST채널의 성장(버라이어티)

파라마운트의 플루토TV(Pluto TV), 폭스의 ‘투비(Tubi)’, 아마존의 ‘프리비(Freeve), 로쿠 채널 등의 성장이 눈에 띄었다. 기존 구독 기반 스트리밍 서비스에 비해 더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이제 워너브러더스코리아(WBD) 등도 전통적인 할리우드 스튜디오들도 이제 FAST채널에 눈을 돌리고 있다. WBD는 HBO MAX에 포함됐던 ‘웨스트월드(Westworld)’, ‘더 네버스(The Nevers)’, ‘레이즈드 바이 울브즈(Raised by Wolves)’ 등을 FAST채널에 공급하기로 했다. WBD 자체도 2023년 말 자체 FAST채널을 런칭한다는 계획이다.

유튜브의 스포츠 스트리밍 시장 합류

구글의 스트리밍 서비스 합류는 미디어 시장을 흔들만한 큰 사건이다. 2022년 12월 구글은 이전 위성방송 디렉TV가 보유하고 있던 미국 프로미식축구(NFL) 리그 일요일 경기(선데이 티켓) 중계권을 확보했다. 7년 계약인 1년 중계권 비용이 20~25억 달러에 달하는 거래다. 이제 NFL 일요일 경기를 보고 싶은 스포츠팬들은 이제 유료 방송을 가입하지 않아도 된다. 별도 비용(구글은 아직 선데이 티켓 구독 가격을 정하지 않았다.)을 내기만 하면  NFL 스포츠 경기를 볼 수 있다. 디렉TV의 선데이 티켓 구독가격은 여간 235달러였다. 베어드(Baird)의 선임 리서치 애널리스트 콜린 세바스찬(Colin Sebastian)은 구글이 수익을 내기 위해선 선데이 티켓 구독자가 225만 명이 되어야 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NFL 중계를 통해 더 많은 TV광고를 끌어들이고 자사의 가상 유료 방송 채널 서비스 유튜브TV(Youtube TV)  구독자가 더 늘어난다면 또 다른 수확일 수도 있다.

한편, 2023년 1월 5일~8일까지 열리는 세계 최대 IT혁신 박람회 CES 2023에서도 패스트가 대세다. 콘텐츠, 미디어 기업의 전시가 있는 테크 사우스(C스페이스)에도 아마존, 워너브러더스 등이 참가해 미디어 기업의 패스트 전략을 공개한다. 또  패스트(FAST) 관련 세미나도 잇달아 개최된다.

이 중 전시에 앞서 1월 4일 개최되는  '인터넷 TV, FAST 프로그램 에브리웨어(Internet TV, FAST and OTT: Programming Everywhere)' 세미나에는 상 김(Sang Kim)  삼성전자 제품 마케팅 담당 부사장,  살렛 메언스(Charlotte Maines)  파이어TV 디렉터, 아이라 루벤스테인(Ira Rubenstein) PBS 디지털 마케팅 책임자 등이 참석해 스트리밍과 패스트가 바꿔놓는 미디어 소비 패턴의 변화에 대해 논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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