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앱으로 변화하는 디즈니+: 스트리밍 성공 전략 '번들 패키지'
디즈니+가 단순한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슈퍼 앱'으로 진화를 추진하면서 스트리밍 시장에서 새로운 성공 모델을 만들고 있다.
디즈니 그룹의 총 스트리밍 가입자는 2억 3,620만명(2024.09.28 기준)으로 그중 디즈니+ 구독자는 1억 5,860만 명이다.
디즈니+의 가장 큰 특징은 그룹에서 갖고 있는 강력한 콘텐츠 라인업과 브랜드 파워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확고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넷플릭스와, 커머스와 결합한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등 강력한 라이벌들이 버티고 있는 스트리밍 시장은 그야말로 격전의 전쟁터와 같다.
디즈니의 2024년 전략은 번들 패키지 전략을 통한 경쟁력 강화였다. 지난 해 하반기, 디즈니+와 훌루(Hulu)를 번들로 판매 했던 디즈니는, 올 봄부터 훌루 콘텐츠를 디즈니+ 앱에 통합을 시작하면서 번들 패키지 전략을 성공 시켰다.
이제 번들 패키지는 디즈니의 장기적인 스트리밍 성공을 이끄는 결정적 전환점이 되고 있다.
디즈니 번들, 새로운 국면으로
디즈니는 오랫동안 '디즈니 번들'이라는 이름으로 디즈니+, Hulu, ESPN+를 하나로 묶는 구독 옵션을 제공해 왔다. 여기에는 디즈니+와 Hulu를 결합한 '듀오 번들'과 ESPN+를 추가한 '트리오 번들'이 포함된다.
2024년 3월, Hulu 콘텐츠를 디즈니+ 앱에 통합하며 시작된 이 전략은 번들 가입자 증가로 이어졌다. 통합 직전 약 230만 명이던 '듀오 번들' 가입자는 불과 1년 만에 740만 명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물론 번들 전환에 따라 디즈니+나 훌루(Hulu)의 단독 가입자는 감소했다.
디즈니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2024년 말부터 ESPN+ 콘텐츠를 디즈니+ 앱에 통합한다고 발표했다. 이를 통해 '트리오 번들' 구독자는 스포츠 콘텐츠를 포함한 모든 스트리밍 콘텐츠를 단일 앱에서 즐길 수 있게 된다.
통합의 힘: 사용자 경험과 참여도 향상
Hulu-디즈니+ 통합 이후, 사용자 참여도는 눈에 띄게 증가했다.
루미네이트(Luminate)의 스트리밍 데이터에 따르면, Hulu 오리지널 콘텐츠의 시청 시간은 2023년 501억 분에서 2024년 현재 536억 분으로 7% 상승했다.
이처럼 디즈니의 통합 전략은 이용자의 편의성 제공을 통해 이용률을 높이고 구독자 유지, 락인(Lock-in) 효과를 일으키고 있다. 디즈니+, 훌루, ESNP+ 앱을 오가며 콘텐츠를 찾는 불편함을 최소화 함으로써 이용자가 경쟁 플랫폼으로의 이탈율을 최소화 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디즈니+는 한 플랫폼 내에서 모든 연령대와 취향을 아우르는 콘텐츠를 제공하며 '넷플릭스'와 같은 포괄적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한다. HBO Max가 'Max'로 리브랜딩하며 광범위한 타겟층을 겨냥한 것과 비슷하지만, 디즈니는 자신들만의 브랜드 정체성과 강력한 IP를 통해 차별화된 전략을 펼치고 있다.
물론 디즈니와 WBD는 올 여름(7월) 미국에서 디즈니+, 훌루(Hulu), 맥스(Max)를 하나로 묶은 스트리밍 번들 상품을 출시하며 연합 전선을 펼치기도 했다.
글로벌 스트리밍 시장에서 번들 패키지의 중요성
번들링은 글로벌 스트리밍 시장에서 점점 더 중요한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다.
넷플릭스와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는 자체 콘텐츠 강화로 경쟁력을 높이고 있고, 디즈니는 번들 패키지를 통해 사용자층을 넓히고 있다.
특히 디즈니+의 전략은 단순한 콘텐츠 제공이 아닌, 이를 어떻게 패키징하느냐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ESPN+와 Hulu의 통합은 기존 사용자층을 묶어 두는 동시에 새로운 소비자를 유인하는 데 효과적이었다.
스트리밍 시장의 미래를 재정의하다
디즈니는 단일 플랫폼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슈퍼 앱' 전략을 통해 스트리밍 시장의 새로운 성공 공식을 만들어가고 있다. 디즈니의 CEO 밥 아이거는 "현재 스트리밍 시대에서 콘텐츠의 품질만큼이나 이를 효과적으로 포장하고 제공하는 방식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디즈니+의 번들링 전략이 앞으로 디즈니의 스트리밍 성공을 견인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디즈니의 이러한 전략은 다른 스트리밍 서비스들에게도 중요한 교훈을 제공하며, 번들링과 통합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증명하고 있다.
국내에선 스트리밍 2위 사업자인 티빙과 4위 사업자인 웨이브의 합병 거래가 얼마 남지 않았다.
이제 관심사는 언제 통합하느냐가 보다는, 통합 후 어떤 서비스를 어떻게 추진하느냐에 있다.
tvN 등 CJ ENM의 콘텐츠와 프로 야구, 프로 농구 같은 스포츠 중계를 독점하는 티빙과 막강한 지상파 콘텐츠를 보유한 웨이브가 어떤 형태로 결합해야 이용자들에게 사랑을 받을 수 있을지 고민 중인 이 시점에 디즈니의 번들 전략은 좋은 참고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