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선 승리에 대한 미국 언론의 반성

2024년 미국 대선에서 대다수의 언론이 카말라 해리스 후보의 승리를 예상했지만, 결과는 도널드 트럼프의 큰 차이 승리로 나타났다. 이번 결과는 미국 미디어의 예측 실패를 여실히 드러내며, 기존 미디어가 유권자들과 제대로 소통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를 통해 미국 언론이 직면한 문제점과 필요한 변화 방향에 대해 분석해보고자 한다.

BBC 홈페이지 캡쳐
2024.10.31. 예측한 대선 결과(270towin선거조사기관)

예측 실패 이유와 미디어의 자아 성찰 부재

미국의 많은 언론들이 선거 전 해리스를 유력한 후보로 보도하며 트럼프에 대한 부정적인 정보와 평가를 전달했지만, 유권자들에게 충분한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뉴욕 타임스는 선거 예측과 실제 결과 불일치의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세 가지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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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여론 조사의 한계
많은 여론자사가 특정 유권자 인구 통계, 특시 설문 조사에 참여할 가능성이 낮은 유권자의 선호도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했다. 이러한 "무응답 편향"으로 인해 트럼프의 지지율이 과소 평가됐다.

2. 접전 지역의 변화
선거 전 분석에서는 주요 접전 지역에서 치열한 경합이 예상됐지만, 결과적으로 트럼프가 애리조나, 조지아, 노스캐롤라이나 같은 주에서 상당한 지지를 받으면 승리했다.

3. 유권자 투표율 패턴
해리스가 조기 투표자들 사이에서 앞서고 있었지만, 트럼프는 선거 당일에 투표한 사람들로부터 상당한 지지를 얻었다. 당일 투표가 높아진 것이 트럼프 성공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선거 후 각 매체 내부에서는 예측 실패에 대해 자아 성찰이 부족하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일부 언론 매체 인사가 선거 결과에 실망해 유권자들에 대한 비판적인 발언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우리는 노동 계층과 소수자들을 낭만화했다"며, 일부 유권자들이 인종 차별적이고 성차별적인 경향을 가졌다"고 지적했는데, 이에 대해 언론들이 선거 결과에 놀라면서도 자신의 역할은 돌아보지 않고 책임을 회피하려 한다는 태도도 지적되고 있다.

뉴욕 타임스의 분석처럼 이번 선거에서 여론조사의 한계가 여실히 드러났다. 여론조사 기관들이 특정 유권자 집단, 특히 트럼프 지지층을 정확히 반영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일부 유권자들이 자신의 지지 성향을 공개하지 않는 경향인 일명 '샤이 트럼프' 현상에 대해 좀 더 분석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선거 전부터 있었다.  

선거 데이터 전문가 Cohn 36은 "무응답 편향"을 추적하기 어렵지만 통찰력을 얻기 위해 민주당과 공화당이 여론 조사에 응답하는 수준을 검토할 필요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최종 여론조사에서 백인 민주당원은 백인 공화당원보다 16% 더 응답할 가능성이 높다"라며 "이것은 여론조사에서 트럼프를 다시 한번 과소평가할 가능성이 높아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  

뉴욕 타임스의 수석 정치 분석가도 "선거 직전 주말에 있었던 여론 조사원들이 2016년과 2020년에 직면했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트럼프를 다시 한번 과소평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었다.

선거 한 달 전인 10월에는 CNN의 수석  Data  분석가인 해리 엔텐 기자는 그동안의 여론 조사의 부정확성으로 "트럼프 후보의 압승"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고 밝히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2024 미국 대선에서 많은 언론들이 해리스의 우세를 전망하거나 치열한 경합을 예상했으나 크게 빗나가며 트럼프의 일방적 승리로 끝나면서 '언론의 편향성'이 문제가 되고 있다.

보수 매체의 영향력 확산, 정보 과잉 시대의 미디어 역할 변화 필요

트럼프가 승리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로 보수 우파 미디어의 강력한 영향력이 있었음이 인정되기도 했다.

Fox News, Newsmax, Joe Rogan의 팟캐스트 등 보수 우파 성향의 미디어는 트럼프 지지자들에게 강력한 영향력을 미치며 뉴스와 여론 형성에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을 알려졌다. 이들 매체로 인해 많은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미디어가 아닌 보수 우파 미디어에서 정보를 얻고 있으며, 이는 정보 편향성 심화 현상이 더 커졌다고 분석된다.

특히 트럼프는 10월 말,  팟캐스트 ‘The Joe Rogan Experience’ 에 3시간 동안 출연 하며 민주당이 언론의 검열을 지지하고 있는 것을 비판했다. 로건의 팟캐스트는 스포티파이(Spotify)에서 1450만의 팔로우와 유튜브에 1,760만 명의 구독자를 확보하고 있으며, 애플 팟캐스트에서도 1위의 대표적인 콘텐츠로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팟캐스트 'The Joe Rogan Experience'에 출연한 트럼프 대통령 당선

과거 정보가 부족했던 시대에는 정보의 자유로운 유통이 민주주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으나, 지금처럼 정보 과잉의 시대에서는 잘못된 정보 유통이 오히려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되고 있다.

유권자들이 기존의 네트워크 뉴스나 신문 대신 한쪽 의견이 강하게 반영된 팟캐스트나 틱톡과 같은 숏폼 플랫폼에서 정보를 얻는 현상이 보편화 되고 있는 상황이다.

THEWRAP의 CEO, 샤론 왁스먼(Sharon Waxman)은, 독자들에게 단순히 ‘무엇을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것을 지양하고, 사실 전달에 더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녀는 이번 선거 방송에서 MSNBC가 해리스와 오바마의 연설을 반복 방송했지만, 이는 선거에 큰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미디어가 유권자와 소통하고 진정한 정보를 전달하는 방식에 있어 근본적인 혁신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그동안 미디어 매체들이 전통적인 방식으로 대중을 설득해 왔지만, 이제 더 이상 그 방식이 효과적이 않다는 것이 이번 미국 대선을 통해 드러난 셈이다.

유권자를 탓하지 말고 여야 구분 없이 권력을 견제하는 미디어 본연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스스로를 돌아보고 변화가 필요하다는 미국에서의 자성의 목소리에 우리도 귀 기울여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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