숏폼의 시대... Z세대와 알파세대를 겨냥한 애니메이션도 숏폼과 단편이 대세

일본 애니메이션 축제인  ‘AnimeJapan 2025'가 최대 관객이 입장하며, 일본 애니메(Anime)에 대한 세계의 뜨거운 반응을 확인했다. 참가자 중 상당수는 해외 참가자였고 넷플릭스도 참가하며 일본 애니메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지난 22과 23일 이틀에 걸쳐 도쿄에서 열린  ‘AnimeJapan 2025'에서 넷플릭스는 30분 분량의 전용 무대 이벤트에서 <문라이즈>, <BEASTARS: 파이널 시즌>, <My Melody & Kuromi>, <Arcane> 등 화제작의 유명한 성우들과 함께 특명 무대를 여는가 하면, 일본 콘텐츠 담당 부사장인 카타사카모토(Kaata Sakamoto)와 일본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대표인 TMS 엔터테인먼트와 MAPPA가 함께  '세계를 사로잡는 일본 애니메이션-넷플릭스의 도전(Netflix Take on the Challenge)'이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열기도 했다.

넷플릭스의 2025 일본 애니메 스트리밍 계획
(출처 : 넷플릭스 TUDUM)

넷플릭스는 특별 무대를 통해 자사 인기 애니메이션과 2025년 기대작을 공개했다. 특별 무대에 선 성우들과 작품 뒷이야기를 전하면서, 넷플릭스는 “2024년 한 해 동안 전 세계 이용자의 절반 이상이 최소 한 편 이상의 애니메이션을 시청했다”고 밝혔다.

특히 오는 4월 3일 공개되는 <Devil May Cry>는 캡콤의 인기 액션 게임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시리즈로, 한국의 스튜디오 미르와 쇼러너 아디 샨카가 공동 제작에 참여했다. 이외에도 <SAKAMOTO DAYS>, <Blue Box>, <명탐정 코난: 흑철의 어잠>, <건담: 복수의 진혼곡>, <파이어 포스 시즌 3>, <라그나로크 레코드 Ⅲ>, <히카루가 죽은 여름> 등 신작 라인업도 발표되어, 일본 애니메이션의 글로벌 확장을 보여주었다.

스트리밍 콘텐츠의 지형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짧고 간결한 영상 콘텐츠, 이른바 ‘숏폼’이 전 세계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애니메이션 분야에서도 단편 콘텐츠가 새로운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기존 인기 IP를 활용한 단편 애니메이션은 장편 못지않은 성과를 거두며 스트리밍 플랫폼의 핵심 전략으로 부상하고 있다.

넷플릭스가 공개한 2024년 하반기 ‘엔게이지먼트 리포트’에서는, 일루미네이션의 인기 애니메이션 시리즈 ‘싱(Sing)’의 세계관을 활용한 단편 <Sing: Thriller>가 전체 영화 콘텐츠 중에 여섯 번째로 높은 시청 수치를 기록했다.

고작 14분짜리 짧은 단편 애니메이션이 무려 7,700만 조회 수를 기록하며 전체 영화전체 영화 콘텐츠 시장에서 TOP 10안에 드는 놀라운 성과를 나타낸 것이다.  단순한 계절용 콘텐츠로 기획된 이 작품이 이토록 큰 반향을 일으킨 데에는, 짧은 시간 안에 스토리, 음악, 비주얼을 모두 녹여낸 압축력과 친숙한 IP의 힘이 크게 작용했다는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Sing: Thriller>은 2024년 하반기 영화 콘텐츠 중 6위를 기록
(출처 : 넷플릭스 TUDUM 및 화면 캡쳐)

단편 애니메이션의 힘은 넷플리스뿐 아니다. 디즈니도 단편 애니메이션의 성공을 발판 삼아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당초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로 기획한 <공주와 개구리> 기반 장편 시리즈 는 최근 제작이 취소됐다. 대신 원작과 더 밀접한 형태의 단편 애니메이션 스페셜로 변경되었다.

이는 디즈니+ 내에서 <Zootopia+>, <Baymax!>,  <Dug Days> 등 단편 시리즈가 꾸준히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검증된 포맷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단편 애니메이션을 스트리망 하는 넷플릭스와 디즈니+
(출처 : 다이렉트미디어랩 자체 분석)
디즈니의 주토피아+(10분)와 베이맥스!(12분)
(출처 : 디즈니+ 캡쳐)

애니메이션 단편의 강점은 무엇보다도 제작 효율성에 있다. 픽사의 장편 애니메이션 <Inside Out 2>는 약 2억 달러(한화 약 2,700억 원)의 제작비가 소요됐다. 장편 애니메이션 시리즈 <Win or Lose>는 총 145분의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 데 4년 이상이 걸렸다. 이에 비해 단편 콘텐츠는 짧은 시간 안에 소규모 인력으로 완성할 수 있어, 스튜디오 자원을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픽사도 <Pixar Popcorn> 같은 짧은 프로젝트를 선보이며 유연한 운영 방식을 모색하고 있다.

단편 애니메이션은 장편과 장편 사이의 ‘공백기’를 메우며 IP에 대한 팬들의 관심을 유지하는 역할도 수행한다. <Zootopia>의 속편은 2025년 공개 예정이지만, 그 전까지 <Zootopia+>라는 단편 시리즈가 브랜드를 이어가는 다리 역할을 하면서 시청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는 시청자에게 “다음 이야기가 곧 나온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홍보 역할을 하는 동시에, 관련 캐릭터 상품이나 테마파크 콘텐츠와도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단편 애니메이션이 스트리밍 플랫폼의 ‘체류 시간’을 높이는 데에도 큰 기여를 한다고 말한다. 최근에는 넷플릭스와 디즈니+ 모두 시청률보다 ‘시청자 참여 시간(engagement)’을 핵심 지표로 삼고 있다. 짧고 반복 가능한 콘텐츠는 이 수치를 끌어올리는 데 효과적이다. 실제로 디즈니는 유아 타깃 스트림 채널 ‘Disney+ Playtime’을 통해 와 같은 짧은 시리즈를 연속적으로 재생시키며 시청자 몰입도를 높이고 있다.

짧은 콘텐츠에 익숙해진 Z세대와 알파세대를 중심으로, 애니메이션 역시 더 짧고, 더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숏폼'이라는 키워드는 이제 실사 영상뿐 아니라 애니메이션 산업의 흐름을 좌우하는 핵심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다. 애니메이션 단편 콘텐츠가 이제 단순한 실험이 아닌, 글로벌 콘텐츠 시장에서 검증된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짧고, 빠르고, 중독성 있는 이야기 구조는 스트리밍 플랫폼의 ‘체류 시간’을 높이고, 팬덤을 지속시키는 데 최적화되어 있다. 이처럼 숏폼 콘텐츠의 시대, 애니메이션의 미래도 더욱 짧고 강렬하게 진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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