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MMO 게임 도전… ‘스피릿 크로싱’으로 구독자 락인 할 수 있을까?

넷플릭스가 MMO 게임 ‘스피릿 크로싱(Spirit Crossing)’ 런칭을 발표하면서, 게임 분야에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넷플릭스는 최근 열린 ‘게임 개발자 콘퍼런스(GDC) 2025’에서 자사의 첫 MMO(다중접속 온라인 게임)인 ‘스피릿 크로싱(Spirit Crossing)’을 발표해 주목을 끌었다. 스피릿 크로싱은 아기자기한 마을 꾸미기와 탐험을 즐기는 ‘코지(Cozy)’ 장르의 MMO 게임으로, 2025년 하반기 넷플릭스 게임 서비스를 통해 iOS와 안드로이드 플랫폼으로 출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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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MO 게임이란?

MMO(Massively Multiplayer Online) 게임은 대규모 다중접속 온라인 게임을 의미하며, 수백 명에서 수천 명의 플레이어가 동시에 같은 가상 세계에서 상호작용할 수 있는 게임을 말한다.
여러 플레이어가 실시간으로 같은 공간에서 플레이하기 때문에 넓은 맵에서 자유로운 탐험과 활동 가능하다. 파티, 길드, 채팅 등 플레이어 간 협력·경쟁 가능해 커뮤니티가 발달하게 된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WoW), 파이널 판타지 14(FF14), 로스트아크 같은 게임이 MMO 게임이다.

넷플릭스가 선보이는 첫 MMO인 만큼 업계의 관심도 크다. 특히 이 게임의 개발사인 ‘스프라이 폭스(Spry Fox)’는 지난 2022년 넷플릭스가 직접 인수한 게임 스튜디오로, 이미 ‘코지 그로브(Cozy Grove)’ 시리즈 등 아기자기하고 힐링을 주제로 한 게임들을 통해 많은 팬층을 확보하고 있다. 넷플릭스가 게임 사업 강화를 위해 인수한 스튜디오의 작품이 본격적으로 서비스되는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스피릿 크로싱은 기존 넷플릭스 게임과는 차별화되는 요소들이 있다. 그동안 넷플릭스 게임은 ‘투 핫 투 핸들(Too Hot to Handle)’이나 ‘셀링 선셋(Selling Sunset)’과 같은 인터랙티브 픽션 게임과 간단한 싱글플레이 게임 중심이었다.

넷플릭스 게임, Too Hot to Handle과 Selling Sunse
(출처 : 넷플릭스 tudum)

하지만 스프릿 크로싱은 사용자가 동시에 접속하여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함께 게임을 즐기는 MMO 형태라는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자 차별화되는 부분이다. 유저들이 서로의 마을을 꾸미고, 아이템을 제작하며, 친구들과 댄스파티나 음악 연주 등 소셜 활동을 하는 방식이다. 넷플릭스가 지속적 유지 보수가 필수적인 MMO를 처음으로 서비스한다는 점에서 게임 사업의 본격화를 의미하는 셈이다.

넷플릭스의 게임 전략은 지난 몇 년 동안 점진적으로 진화해 왔다.
2021년부터 넷플릭스는 본격적인 게임 진출을 선언했다. ‘슈팅 훕스(Shooting Hoops)’, ‘카드 블라스트(Card Blast)’ 등 캐주얼 게임을 선보였고, 이후 2022년 스프라이 폭스(SPRYFOX)를 포함해 여러 스튜디오를 인수하며 독점 콘텐츠 확보에 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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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가 게임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인수한 게임 스튜디오

1. 나이트 스쿨 스튜디오(Night School Studio) (2021년 9월)
- Oxenfree 시리즈로 유명한 스튜디오로, 넷플릭스가 인수한 첫 번째 게임 회사

2. 넥스트 게임즈(Next Games) (2022년 3월)
- 핀란드 기반 모바일 게임 개발사로, 기묘한 이야기: 퍼즐 테일즈(Stranger Things: Puzzle Tales) 및 워킹데드 IP 기반 게임 제작

3. 보스 파이트 엔터테인먼트(Boss Fight Entertainment) (2022년 3월)
- 미국 텍사스 기반 모바일 게임 개발사로, Dungeon Boss 등의 게임을 제작한 회사

4. 스프라이 폭스(Spry Fox) (2022년 10월)
- Cozy Grove 시리즈 등 '코지' 장르 게임으로 유명한 개발사로, 넷플릭스의 캐주얼 및 소셜 게임 전략과 잘 맞아 떨어지는 스튜디오

그러나 모든 시도가 성공적이었던 것은 아니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대형 '트리플A(AAA)급' 게임 개발을 목표로 운영했던 내부 스튜디오 '팀 블루(Team Blue)를 비용 문제 등으로 폐쇄하며 첫 좌절을 겪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스피릿 크로싱의 출시는 넷플릭스에게 더욱 중요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MMO는 장기적인 운영과 지속적인 사용자 확보가 중요한 장르로, 콘텐츠 관리뿐만 아니라 서버 유지와 업데이트를 위한 꾸준한 투자가 필요하다.

넷플릭스가 MMO 게임이라는 새로운 장르에서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기존의 일회성 플레이 중심 게임과는 달리, 유저의 충성도를 높이고 지속적인 콘텐츠를 공급하는 등 게임 사업자로서의 역량과 전략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넷플릭스는 왜 게임 산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려는 것일까?

이유는 명확하다. OTT 시장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면서 구독자를 유지하고 확보하는 일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영상 콘텐츠만으로는 사용자들을 계속 붙잡아 둘 수 없다. 때문에 게임 서비스는 사용자가 플랫폼을 떠나지 않고 더 오래 머물게 하는 강력한 유인책이 될 수 있다.

산업 연구소 모르도르 인텔리젠시(Mordor Intelligence)에 따르면, 미국에서 주당 1~3시간 게임을 이용하는 사용자는 29%, 3시간 이상 이용자는 77%에 달한다. 특히 주당 7시간 이상 게임을 즐기는 비율이 51%에 이르며, 게임 이용자의 74%가 18세 이하 청소년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청소년이 게임 시장의 핵심 이용자층임을 확인할 수 있다.

게임 이용 세대비율과 주당 게임 이용 시간
(DATA 출처 : Mordor Intelligence / 다이렉트미디어랩 제작)

넷플릭스는 자신들이 갖고 있는 오리지널 콘텐츠를 기반으로 게임을 제작하고, 넷플릭스 시청자들은 그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만들면서 자연스럽게 넷플릭스 생태계에 묶어두는 락인(Lock-in) 효과를 기대하는 것이다.

결국 넷플릭스가 게임 사업을 통해 얻고자 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사용자 체류 시간 확대와 플랫폼에 대한 충성도 강화이다.

스피릿 크로싱의 성공 여부는 넷플릭스의 콘텐츠 전략 변화에 중요한 기준점이 될 것이다. 일반적으로 AAA급 대형 게임 제작에는 최소 200억 원에서 최대 1,000억 원의 개발비와 5년 이상의 개발 기간이 소요된다. 하지만 제작비만 놓고 보면, 이는 대형 오리지널 시리즈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낮은 수준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브리저튼(BRIDGERTON)은 회당 제작비가 약 700만 달러(약 100억 원)로, 한 시즌 전체 제작비는 약 800억 원이 투입된다. 위처(THE WITCHER)는 회당 제작비가 1,000만 달러(약 145억 원)로, 한 시즌 제작비는 1,000억 원을 훌쩍 넘는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넷플릭스가 게임을 새로운 핵심 콘텐츠로 육성하는 것은 비용 면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는 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 만약 넷플릭스가 MMO 시장에서 안정적으로 자리 잡는다면, 향후 더욱 다양한 장르로 확장하며 게임 사업을 본격적으로 키워나갈 가능성도 있다.

결국, 넷플릭스의 목표는 ‘이용자의 시간’이다. "시간"을 놓고 경쟁하는 넷플릭스의 게임 전략이 구독자 유지에 얼마나 효과를 발휘할지, 그리고 확장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관심 있게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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