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기업 디즈니는 분명, 위대한 회사다. 그러나 그들의 또 다른 얼굴은 변화에 대응하는 기민함이다. 이런 속도전은 가끔 사람들을 슬프게 할 때가 있다.
디즈니의 새드 스토리(Sad Story)가 시작됐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스트리밍 서비스에서의 큰 손실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1위 콘텐츠 기업 디즈니(Disney)가 2023년 3월 말 7,000명 이상을 정리해고 한다. 경기 절감 차원으로 2022년 11월 밥 아이거 CEO 복귀 이후 2월 8일 실적발표 때 이미 예고됐던 움직임이다.
디즈니는 2023년 3월 27일(월) 핵심 부서를 포함, 전사에 걸쳐 7,000명을 해고한다고 밝혔다. 월요일 아침 밥 아이거 CEO는 직원들에게 메일을 보내 정리해고(layoffs)는 이날부터 시작해 3번에 걸쳐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디즈니에 따르면 초급 임원뿐만 아니라 고위급 임원도 정리해고에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거 CEO는 메모에서 “디즈니를 떠나는 우리 동료들과 친구의 어려운 현실을 무겁게 받아들인다. 이 회사는 세계에서 가장 재능 있고 헌신적인 직원들의 본거지이며, 여러분 중 많은 사람들이 디즈니에 대한 평생의 열정을 이곳에 가져다 준다”고 서술했다. 그는 또 “디즈니에서 일하는 것은 특별한 일이며 이에 우리가 좋아하는 사람들을 떠나보내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당신들의 헌신과 열정에 감사한다”고 덧붙였다.
첫 번째 감원은 3월까지 개별 통보된다. 메모를 보낸 후 아이거는 직원들에게 오는 4월 또 다른 대규모 해고 라운드가 진행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디즈니는 여름 전에 7,000명을 내보내는 것이 목표다. 이에 앞서 아이거는 지난 2월 8일 실적 발표에서 경기 침체로 회사가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디즈니의 대규모 감원은 콘텐츠 비즈니스가 TV에서 스트리밍으로 옮겨가는 과도적 상황을 그대로 보여주는 사례로 볼 수 있다.
오디언스들의 시청 습관은 스트리밍으로 바뀌었지만 수익은 예상만큼 올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디즈니와 다른 미디어 기업들은 스트리밍 서비스에 대한 투자로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팬데믹 이후 더 요구되는 수요 탄력성]
팬데믹 이후 지속되는 경기 불확실성은 미디어 기업에게 더 높은 수요 탄력성(the resiliency of demand)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디즈니랜드 등 오프라인 고객 접점을 자기고 있는 곳은 더욱 그렇다. 팬데믹 당시 디즈니와 NBC유니버설은 테마파크 폐쇄에 따른 대규모 정리해고를 단행한 바 있다. 앞으로도 이런 경기에 불안정한 이슈가 발생할 경우 빠른 시일 내 직원들을 정리할 필요가 생긴 것이다.
2022년 10월 현재 디즈니의 전체 직원은 22만 명 가량이다. 이중 16만 6,000명이 미국에 근무하고 있다. 회사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직원 중 정규직 비율은 78%가량이다.
언론 보도 등에 따르면 디즈니는 이번 감원 등을 통해 올해(2023년)만 55억 달러의 지출을 줄인다는 계획이다.
[아이거의 특별 임무 지속 가능성]
2005년부 2020년까지 15년간 CEO로 근무했던 밥 아이거는 팬데믹 이후 주가 하락, 이익 감소, 시가 총액 추락 등의 이유로 전임 밥 체이펙 CEO가 경질 된 뒤 2022년 말 회사에 다시 복귀했다. 복귀 후 아이거는 글로벌 1위 미디어 기업의 재무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지출 비용을 줄이고 적자가 지속되고 있는 스트리밍 비즈니스의 건전성을 높이는 작업이다. 2022년 말 현재 디즈니의 스트리밍 비즈니스(디즈니+ EM )눈 분기 기준 10억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디즈니는 수익 확대와 구조조정을 통해 오는 2024년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흑자 기록을 목표로하고 있다.
아이거가 돌아온 뒤 디즈니는 조직 개편과 인적 구조조정을 시작했다. 체이펙이 만들어놓은 통합 유통 조직을 없애고 각 제작 파트에 예산권과 유통 권한을 돌려줬다. 이에 다나 왈든(Dana Walden) TV사업 대표, 알렌 버그만(Alan Bergman) 영화 부문 대표 등은 보다 많은 권한을 가지게 됐다. 아이거는 영화와 TV쇼 제작 축소를 통해 이미 10억 달러의 자금을 아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밥 아이거가 돌아온 뒤, 디즈니는 억만장자 행동주의 펀드 넬슨 펠츠와 경영권 싸움도 벌어졌다. 투자 회사 트라이언 펀드(Trian Fund Management)를 통해 디즈니에 9억 달러를 투자한 그는 회사의 이사회 자리 하나를 요구했다. 펠츠는 “디즈니가 승계 구도의 불명확, 21세기 폭스 인수의 비효율성 등으로 회사 경영진을 맹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