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TV, 이제 미국 5대 유료 방송…1992년으로 퇴보한 케이블TV


미국 스트리밍 사업자가 광고 저가 요금제를 도입하고 무료 광고 기반 스트리밍 TV FAST가 확산되는 등 스트리밍이 다양해지고 저렴해지자 유료 방송을 끊고 스트리밍으로 이동하는 코드 커팅(Cord-Cutting)이 더 가속화되고 있다.

스트리밍으로 이동으로 유료 방송은 우울한 2023년을 보내고 있다. 케이블TV는 1분기 가입자가 역대 최대 수준으로 빠졌다. 또 디렉티비와 위성방송 디쉬(Dish)는 2023년 1분기를 사상 최악의 시기로 기록됐다.

이에 반해 유튜브TV는 승승장구하고 있다. 케이블TV와 같은 TV지만 상황이 전혀 다른 것이다.

[1992년으로 돌아간 케이블 TV]

2023년 5월 모펫내탄슨, 리히트 리서치 그룹(Leichtman Research Group)  미국 2대 유료 방송 리서치 그룹이 1분기 분석 자료를 발표했다. 특정 사업자 포함 여부에 따라 숫자는 일부 차이가 났지만 1분기 유료 방송의 퇴조 분위기는 둘 다 같았다.

모펫내탄슨(MoffettNathason)에 따르면 위성방송  디쉬는 전년 대비 1분기 가입자가 17%나 빠졌다.

케이블TV와 같은 전통 유료 방송이 퇴조하자 새로운 기록도 생겼다. 인터넷으로 실시간 TV채널과 VOD를 제공하는 가상 유료방송 사업자 유튜브TV(Youtube)는 이제 미국 5대 유료 방송 사업자에 등극했다.

위성방송 구독자 감소(모펫내탄슨)

리히트 리서치 그룹(LRG)은 디렉TV(Direc TV)가 1분기 35만 명의 구독자를 잃었다고 밝혔다.

LRG는 위성방송 디렉TV가 1,275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고 분석했다.(위성, 인터넷 위성, DirecTV satellite TV, DirecTV Stream, U-verse)  이에 앞서 리서치 회사 모펫내탄슨(MoffettNathanson)은 디렉TV 2023년  1분기 구독자가 전분기 대비 17% 줄었다고 분석한 바 있다. (50만 명).

두 기관 분석이 다른 이유는 위성방송 디렉TV는 2021년 사모펀드에 인수돼 공식적인 가입자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기 때문이다. 대략적으로 미국 3위 유료 방송 플랫폼으로 인식됐다. 하지만, 그들은 흔들리고 있다.

유료 방송의 거듭된 후퇴에 ‘유료 방송(pay-TV)’의 미국 가구 침투율(pay-TV penetration of occupied U.S. households)은 58.5%까지 떨어졌다. 이제 미국 두 집 중 한 집만 유료 방송을 본다는 의미다.

이는 1992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1992년은 위성방송(디렉TV)이 런칭하기 2년 전이다. 2023년 1분기 말 미국 유료 방송 가입자는 전년 대비 7% 감소한 7,550만 명이었다.

유튜브tv


[유튜브TV, 630만 명 구독자 확보]

앞서 언급했듯, 유튜브TV는 스트리밍 TV 붐을 타고 승승장구하고 있다. 가상 유료 방송 플랫폼(VMVPD)인 유튜브TV는 미국 유료 방송 업계 지형을 바꾸고 있다. LRG는 유튜브 TV가 유일하게 가입자 증가한 유료방송이었다고 분석했다. 10만 명을 추가해 570만 명의 구독자(1분기)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예측했다.

LRG는 유튜브가 이제 미국 5대 유료 방송 사업자가 됐다고 분석했다.

전통 레거시 유료 방송 사업자를 제치고 구글이 모회사인 유튜브TV가 방송을 장악하기 시작한 것이다. 유튜브TV의 확대는 공격적인 채널 확충과 잇단 스포츠 중계권 확보 탓이 크다. 유튜브TV는 5월부터 미국에서 일요일 풋볼을 중계(NFL선데이 티켓) 한다.

미국 유료 방송 사업자 1분기 실적


모펫내탄슨은 유튜브TV의 성장세를 더 크게 봤다. 유튜브가 1분기 30만 명의 구독자를 더해, 총 630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1년 전에 비해선 140만 명 늘어난 수치다.

[전통 유료 방송 사업자 450만 명 구독자 이탈]


모펫내탄슨(MoffettNathanson)은 1분기 미국 유료 방송이 230만 만 명의 구독자를 잃었다고 밝혔다.(가상 유료방송 플랫폼(VMVPD)도 포함한 구독자) 여기에 유튜브TV 등을 제외하고 정통 유료 방송만 보면 400만 명이 넘는 감소세다. 1년 전에는 30만 명이 줄었었다. 그야 말로 유료 방송이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미국 유료 방송 가입자 연간 기준 감소(버라이어티)

유료 방송의 대부격인 케이블TV는 1분기 9.9%의 가입자가 줄었다.

컴캐스트는 가장 많은 가입자가 빠져 1분기 61만 4,000명의 구독자를 잃었다. 이에 전체 가입자는 1,553명으로 줄었다.  1분기 실적 발표에서 데이비드 왓슨(David Watson) 컴캐스트 케이블 대표는 “수익성이 없는 케이블TV구독에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을 것”이라며 “인수나 수익성 관리를 통해 우리는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위성방송도 구독자 이탈로 고통받고 있다. 구독자 정보 유출 문제가 터진 위성방송 디시 네트워크는 1분기 역대 최대 감소세를 보였다. 1년 전에 비해 11.2%의 가입자를 반납했다.  

디렉TV의 경우 일요일 NFL 경기 중계를 포기하면서 가입자가 급감했다.  NFL 선데이 티켓은 유튜브가 가져갔다. 두 위성방송의 가입자 감소율은 13.4%였다.

원래 미국 유료 방송은 3분기 가입자가 급격히 늘었었다. 미국 학교들이 개강을 하면서 대학 스포츠가 시작되고 미국 프로미식축구(NFL)도 새로운 시즌을 시작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스포츠 마저 스트리밍으로 넘어가면서 3분기의 기적도 사라지고 있다. 2022년 4분기에는 이미 전년도에 비해 코드커팅 트렌드가 강화됐다.

미국 유료 방송 현황(버라이어티)

셋톱박스 없이 인터넷으로 유료방송 채널을 보는 가상 유료 방송 플랫폼(vMVPD)도 성장률이 낮아졌다. 유료 방송 사업자들이 스트리밍에 대응하기 위해 내놓은 서비스들이었지만 이 효과도 약발을 다하고 있다.

유료 스트리밍 서비스가 더욱 일반화됐고(여긴 오리지널도 있다.)  무료로 실시간 채널을 서비스하는 FAST(Free Ad-Supported Streaming TV)는 VMVPD의 성장을 가로 막았다. VMVPD는 1분기 26만 4,000명이 줄었다.

FAST는 케이블TV의 최대 장점을 그대로 벤치마킹했다. TV를 켜  ‘지금 방송되는 것을 그냥 보는(Just see what’s on)’ 시청자들은 점점 더 무료 FAST에 끌리고 있다.

유튜브TV가 5위 방송 사업자가 됐지만 1위 케이블TV사업자인 컴캐스트는 인터넷 사업자로 변신하고 있다. 케이블TV구독자가 계속 주면서 케이블TV와 인터넷 가입자가 역전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스트리밍의 호황에 따라 인터넷 서비스는 더욱 잘되고 있다.

미국 유료 방송 구독자 평균 채널 비용(WSJ)

[빈곤의 악순환에 빠진 유료 방송]

모펫내탄슨은 현재 미국 유료 방송의 상황에 대해 ‘빈곤의 순환(the impoverishment cycle)’에 빠졌다고 분석했다.  
높은 스포츠 중계권료에 이용 가격을 올리면 코드 커팅이 강화되고 플랫폼이 또 이를 만회하기 위해 가격을 올리는 현상이다. 결국 이런 가격 인상에 유료 방송가입자는 계속 빠진다.

심지어 미국 유료 방송의 핵심인 ESPN마저 알 라 카르테 모델(a la carte)로의 전환을 검토하고 있다. ESPN만 따로 구독하는 모델이다.

만약 채널 패키지에서 EPSN이 빠질 경우 케이블TV 구독자 감소는 불가피하지만 스트리밍 서비스로의 전환은 ESPN도 막을 수 없는 대세다. 한국은 지상파 방송이 유료 방송 이용료를 올리고 있지만 미국은 스포츠 채널이 그 역할을 하고 있다.

ESPN은 이미 2018년 ESPN+ 스트리밍 서비스를 런칭한 바 있다.  

그러나 현재 ESPN+는 ESPN 채널 자체를 스트리밍하지는 않는다. 케이블TV ESPN채널에서는 NBA경기나 NFL역외 경기 등 인기 높은 프로그램 중계도 방송되고 있다. 이들 경기는 오직 TV에서만 방송된다. 사실 ESPN을 따로 판매한다는 이야기는 ESPN채널 전체를 스트리밍한다는 이야기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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