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O의 '화이트 로터스' 시즌 3가 미국에서 시청률이 340만 명으로 시리즈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태국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HBO의 인기 시리즈 '화이트 로터스' 시즌 3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지난 9일 공개한 에피소드 4 "Hide or Seek"(숨바꼭질)에서 케이블 채널 HBO와 스트리밍 서비스 Max를 통해 340만 명의 미국 시청자를 기록하면서 시즌 시청률 최고 기록을 세웠다. 이번 시즌은 에피소드당 평균 1,220만 명의 시청자를 확보하면서 지난 시즌 보다 약 78% 증가하는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화이트 로터스' 시즌3는 북미와 남미, 유럽과 아시아 지역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으며, 로튼 토마토에서도 96%의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SAMBA TV가 집계하는 스트리밍 순위(FEB 24 ~ MAR 2, 2025)에서도 모든 플랫폼을 제치고 MAX의 '화이트 로터스 시즌 3'가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번 시즌이 화제가 되는 이유는 이국적인 배경과 화려한 비주얼, 다양한 캐릭터와 뛰어난 연기, 심층적인 주제 탐구를 꼽을 수 있다.
특히 이번 시즌은 천혜의 관광지인 태국을 배경으로, 코사무이의 포시즌스 리조트(Four Seasons Resort Koh Samui)와 푸켓의 아난타라 마이카오 빌라(Anantara Mai Khao Phuket Villas) 등 럭셔리 리조트에서 촬영 되었다. 아름다운 해변과 태국 특유의 이국적인 분위기가 시청자들에게 강한 시각적 매력을 선사하면서 몰입감을 높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태국이 영화와 드라마 제작의 핫스팟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태국 영화사무소(Thailand Film Office)에 따르면, 2024년 한 해 동안만 무려 490편의 해외 영상물이 태국에서 촬영되었다. 이는 팬데믹 이전 수준을 뛰어넘는 수치다.
넷플릭스의 인기 시리즈 '나이트 에이전트' 시즌2는 방콕에서 촬영되었고, FX의 신작 '에일리언: 어스' 또한 방콕에서 제작되었다. 여기에 유니버설의 기대작 '쥬라기 월드 리버스' 역시 방콕, 크라비, 트랑, 팡아, 치앙마이 등 태국 전역에서 촬영됐다. 이로 인해 방콕에는 '쥬라기월드: 익스피리언스(Jurassic World: The Experience)'라는 이머시브 어트랙션, 몰입형 체험관이 오는 2분기에 개장된다.
지난 팬데믹 기간에도 태국은 빠르게 방역지침을 마련하며 영화와 드라마 촬영을 지속할 수 있게 했다. 이에 따라 2020년 176편, 2021년 121편의 해외 프로젝트가 멈추지 않고 제작될 수 있었다. 이로 인해 해외 제작사들이 지속적으로 태국을 재방문으로 이어지고 있다.
태국이 촬영지로 각광 받는 또 다른 이유는 경제적 혜택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태국 정부는 제작비 규모에 따라 최대 30%까지 현금 리베이트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 해 20%에서 올해는 30%까지 인상될 정도 해외 영화와 드라마 촬영 유치에 적극적이다.
추가로, 태국인 스태프를 고용하거나 태국 관광을 홍보하는 제작물은 리베이트 5%를 추가 지급하며, 특정 지역에서 촬영, 후반작업까지 태국 내에서 진행할 경우에도 추가 리베이트가 지급된다.
이 같은 매력 덕분에 할리우드 제작진의 관심이 높아졌다. 미국 영화협회(MPAA)와 협의를 하고 있는 태국은 올해는 지난 해 보다 더 많은 작품이 촬영될 거라 확신하고 있다. 실제로 1월에만 62개의 작품이 태국에서 촬영되었다.
이처럼 '화이트 로터스' 시즌 3에서 잘 드러난 아름다운 해변, 럭셔리 리조트와 같은 천혜의 자연환경과 이를 적극 활용하도록 돕는 경제적 지원이 어우러진 태국은 이제 명실상부한 글로벌 영상 제작의 중심지로 자리 잡고 있다.
반면, 지난 주 인기리에 공개된 '폭싹 속았수다'의 배경이 되고 있는 제주도는 관광객 감소의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지난 해 제주도 방문객은 1,378만 명으로 전년 대비 2.9% 증가했지만 목표(1,400만 명)에는 미치지 못했고, 내국인 관광객도 전년 대비 6.4% 감소했다. 그나마 외국인 관광객이 전년대비 169.6% 증가하면서 소폭 증가세를 유지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여전히 내국인 관광객 비율이 86% 수준으로 높다. 외국인 관광객은 190만 명 정도로 태국의 외국인 관광객 3,532만 명(2023년 기준)과는 비교가 안되는 적은 수 이고, 오히려 한국에서 태국을 방문한 관광객 186만 명과 유사하다.
한국의 콘텐츠 제작 능력과 경쟁력은 글로벌 최고 수준으로 올라와 있다. 그만큼 한국의 문화와 유명 장소를 세계에 많이 알리고 있다.
이제 콘텐츠는 단순히 콘텐츠 유통을 넘어 또 다른 산업(관광, 유통 등)을 홍보하고 견인하는 역할을 하는 시대이다. 그러나 그에 걸맞은 정부 정책과 지원이 필요하다. 그리고 중앙 정부뿐만 아니라 지방 정부의 역할도 중요하다. 무엇보다 콘텐츠가 지속적으로 제작될 수 있도록 규제 완화와 함께, 콘텐츠 가치를 제대로 평가해주는 시스템 마련과 지원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화이트 로터스'로 비상하는 태국의 사례와 제도를 심도 있게 연구하고 우리만의 제도를 만들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