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슨, 성인용 애니메이션의 경제학 : 애니메이션, 스트리밍을 만나 신 전성시대 열어...

미국에서는 폭스의  ‘심슨 가족(The Simpsons)’을 디즈니의 Hulu에서 계속 시청할 수 있게 됐다.

최근 디즈니의 Hulu와 Fox Entertainment가 4년간 스트리밍 계약을 갱신했기 때문이다. 이 계약을 통해 디즈니의 Hulu는 심슨 가족, 패밀리 가이(Family Guy), 마스크 싱어(The Masked Singer) 등 Fox의 유명 콘텐츠를 계속해서 스트리밍 할 수 있게 됐다.

Hulu와 FOX (출처 = 각 홈페이지)

성인용 애니메이션 심슨 가족

1989년 첫 방영된 심슨 가족은 현재까지 36개 시즌을 이어오며 미국 애니메이션 역사상 최장수 시리즈로 기록되고 있다. 오랫동안 방영 되면서 프라임타임 에미상에서 총 36회 수상, 애니상 34회, 피버디상 2회 등 수 많은 상을 수상했다. 심슨 가족이 지금까지 받은 상은 심슨 가족이 얼마만큼 뛰어난 애니메이션인지, 콘텐츠 시장에서 얼마나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지를 증명하고 있다. 심슨 가족은 사회적 풍자와 예리한 유머로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사랑 받으면서 다양한 사회적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특히, 심슨은 최근에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을 예견하는 등 미래 사건을 예측한 에피소드들이 화제가 되고 있다. 심슨의 프로듀서인 미르킨은 “항상 중요한 주제라면 무엇이든 다루려고 노력한다.”라면서 심슨의 작가들이 기피하는 주제는 절대 없다는 점을 분명히 말했다.

이처럼 심슨 가족 시리즈는 방대한 에피소드와 독창적인 스토리텔링으로 TV 광고, 상품 판매, 해외 판권, 스트리밍 계약 등을 통해 수십억 달러의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이번 Fox와 Hulu의 계약 또한 심슨 가족의 스트리밍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Fox Entertainment와 Hulu는 심슨 가족이 매 시즌 방영 후 다음 날 바로 Hulu를 통해 제공될 수 있도록 하는 인-시즌 스트리밍 권리를 유지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Hulu는 광고 수익과 구독자 유치에서 높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스트리밍 서비스에서의 훌루와 심슨의 역할

‘심슨 가족(The Simpsons)’은 미국 지상파 방송인 Fox(Fox Broadcasting Company)에서 매주 일요일 일요일 오후 8시(동부 표준시 기준)에 방송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주말 8시면 황금 시간대로 각 방송에서 핵심 콘텐츠를 송출하는 시간이다. 훌루는 월요일부터 심슨 가족을 스트리밍 하게 된다,

이처럼 훌루(Hulu)는 미국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에서 디즈니의 전략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FOX에서 일요일 황금 시간대 방송되는 심슨 가족(출처 = FOX 홈페이지)

2023년 11월, 디즈니는 컴캐스트가 보유한 훌루의 지분 33%를 약 86억 달러에 인수하면서 훌루를 단독으로 확보하게 됐다. 이어 디즈니는 디즈니+에 훌루 콘텐츠 허브를 도입해 두 플랫폼 통합(번들 서비스)을 시도했고 이를 통해 구독자들은 디즈니+ 앱 내에서 흘루의 다양한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훌루는 TV 프로그램, 영화, 오리지널 시리즈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한다. 최신 TV 에피소드를 신속하게 업데이트해 제공할뿐만 아니라, 라이브 TV 서비스인 ‘Hulu + Live TV’를 통해 실시간 방송 채널도 제공하면서 이용자들의 선택의 폭을 넓히고 있다.

‘심슨 가족’은 훌루에서 핵심 콘텐츠로 꼽힌다. Fox Entertainment CEO 로브 웨이드는 "심슨 가족 같은 콘텐츠는 Hulu와 Fox 모두에 지속적인 성장을 가져오는 중요한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Hulu의 총괄 매니저 로렌 템페스트 역시 "다양한 애니메이션 시리즈는 시청자들에게 높은 만족도를 제공하며, 이는 구독자 유지와 신규 가입을 이끄는 핵심 요인"이라고 한다.

Hulu는 심슨 가족 외에도 패밀리 가이(Family Guy), 밥스 버거스(Bob's Burgers), 크라포폴리스(Krapopolis) 같은 Fox 애니메이션 IP를 스트리밍 플랫폼으로 끌어들이면서 나름의 경쟁력을 구축하고 있다.

IP 가치와 미래의 전망

심슨 가족의 IP(지적재산권) 가치는 단순한 방송 콘텐츠에 머무르지 않는다. 영화, 게임, 출판물, 테마파크 등 다양한 분야에서 IP가 확장되며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Fox와 디즈니가 이 IP를 공동으로 활용하며 Hulu와 같은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또한, Fox는 자체 제작 스튜디오인 Bento Box Entertainment를 통해 심슨 가족과 같은 성공적인 애니메이션 IP를 지속적으로 개발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Fox Entertainment Studios는 이외에도 그림스버그(Grimsburg), 유니버설 베이직 가이즈(Universal Basic Guys) 같은 신작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며 새로운 IP 개발에도 집중하고 있다.

한국에 주는 시사점

미국에서는 심슨 가족(The Simpsons), 패밀리 가이(Family Guy)와 같은 성인용 애니메이션이 대중문화의 중심에 자리 잡고 있다. 이들은 날카로운 사회 풍자와 독창적인 유머, 깊이 있는 캐릭터 묘사로 성인 시청자들에게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다. 이러한 작품들은 단순히 오락을 넘어, 현대 사회의 문제를 비판적으로 다루며 하나의 문화적 아이콘으로 자리매김 되어 있다.

그러나 한국 애니메이션은 유독 유아와 어린이를 타깃으로 한 콘텐츠에 집중되어 있다. 뽀로로, 타요, 핑크퐁처럼 국내 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둔 콘텐츠는 있지만 성인 시청자를 겨냥한 애니메이션은 찾아보기 어렵다. 2024년 스트리밍 서비스의 큰 특징 중 하나라면 일본 애니메의 선풍적 인기를 꼽을 수 있다.

이제 애니메이션은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가장 핵심적인 콘텐츠 장르가 되고 있다. 한국에서도 ‘귀멸의 칼날:유곽 편’과 ‘괴수 8호’가 2024년 넷플릭스 TV SHOW 부문 3위와 11위를 차지하는 등 성인 시청자들에게 크게 소비되고 있다.

성인용 애니메이션은 글로벌 미디어 시장의 변화를 이끄는 하나의 사례로 자리 잡았다. 향후 스트리밍 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성인용 애니메이션의 IP 가치는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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