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마트, 비지오(VIZIO)오 인수 완료... 커넥티드 TV 광고 시장 진출
미국의 대형 유통업체 월마트(Wallmart)가 TV 제조 업체 비지오(VIZIO) 인수를 마무리했다.
지난 3일, 월마트가 TV 제조 업체 비지오를 현금 23억 달러(약 3조 2천억 원)를 지불하며 인수를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월마트는 올 2월, 비지오 인수를 발표한 계획을 마무리 졌다.
전문가들은 월마트의 이번 거래가 단순한 TV 업체 인수가 아니라, 떠오르고 있는 넥티드 TV(CTV)를 바탕으로 디지털과 미디어 시장에서 광고 사업을 강화하면서 기존의 소매 기업의 한계를 넘어서겠다는 의지라고 분석하고 있다.
그동안 월마트는 세계 최대의 소매 유통기업으로 성장했지만, 비즈니스 모델에 한계에 직면해 왔다. 매출 절반 이상이 식료품에서 나왔지만, 식료품은 마진이 너무 낮아 높은 매출에도 불구하고 순이익률이 좋지 못했다. 월마트의 "Everyday Low Prices(EDLP)" 전략 또한 이익률 개선을 어렵게 만들었다.
특히 월마트는 경쟁 업체인 아마존(Amazon)에 비해 e커머스 부문에서 뒤쳐져 있어 이에 대한 보완이 절실히 필요했다. 소비자들은 점점 더 편리한 쇼핑 경험을 찾고 있고, 아마존 프라임 같은 빠른 배송 서비스에 익숙해지고 있어 월마트 입장에서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 무엇보다 월마트의 광고 사업은 전체 매출에 2%에 못 미치고 있어 새로운 사업 성장 동력도 필요했다.
월마트는 비지오 인수로 디지털 광고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비즈니스로 전환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전략을 선택한 것이다.
1. 소비자 데이터 활용 극대화
월마트는 비지오의 스마트TV 운영 체제인 스마트캐스트(SmartCast)를 통해 1,900만 개 이상의 활성 계정을 통해 사용자의 시청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게 됐다. 월마트는 이 데이터와 월마트 매장과 온라인에서 축적된 방대한 구매 데이터를 결합해 소비자의 행동 패턴을 더 많이 이해하고, 더 정교한 타겟팅 광고를 통해 광고 플랫폼, 월마트 커넥트(Walmart Connect) 가치를 확대할 수 있게 된다.
2. 커넥티드 TV(CTV) 광고 시장 진출
월마트는 비지오를 통해 아마존, 로쿠, 유튜브 등과 함께 CTV 광고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비지오의 FAST 플랫폼인 WatchFree+의 300개 이상의 채널과 VOD를 통해 광고 수익을 확대하고 시청자 참여 확대를 강화 할 수 있게 됐다.
3. 아마존과의 경쟁력 확보
월마트의 광고 사업인 Walmart Connect는 지난 해 34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아마존이 지난 해 약 500억 달러의 광고 수익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너무나 큰 차이다. 특히 올 해 초부터 아마존은 프라임 비디오를 광고 기반의 AVOD 스트리밍 서비스로 바꾸면서 광고 시장에서 입지를 더욱 탄탄하게 만들어 월마트를 긴장시켰다.
월마트는 비지오 인수를 통해 아마존과의 격차를 줄이고, 광고주들에게 새로운 플랫폼으로써 어필할 수 있게 됐다.
아마존과 월마트의 스트리밍 서비스 구독자를 비교하면 지금은 경쟁이 안될 정도로 아마존이 우세하다.
전체 연령에서 아마존 프라임을 구독하는 비율은 44.4%로 월마트+만 구독하는 3.9%에 비교하면 큰 차이가 난다. 그나마 아마존 프라임과 월마트+ 모두를 구독하고 있는 비율이 26.5%로 아무것도 구독하지 않는다(25.2%)는 비율보다 높은 것과 밀레니얼 세대(28~34세)에서 월마트+를 이용하는 세대가 절반에 가까운 47.2%(Both 42.7% + only 4.5%)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 긍정적인 상황이다.
월마트가 비지오를 인수했지만 당분간 두 사업 부문은 별도로 운영하기로 했다. 비지오의 CEO, 윌리엄 왕(William Wang)도 계속해서 비지오를 이끌기로 했다.
월마트는 이번 비지오 계약 발표에서 "월마트 커넥트와 결합은 임팩트가 클 것이고 고객을 대신하여 비즈니스에 더 많은 투자를 해 줄 것이다"라고 얘기했다. 비지오 CEO, 윌리엄 왕도 "월마트의 엄청난 자원을 바탕으로 최고의 홈 엔터테인먼트 경험을 제공하는 사명을 계속해서 가속시킬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월마트는 이제 비지오TV를 통해 자체적인 TV를 팔 수 있게 됐다. 그리고 커넥티드 TV OS와 구독 시장 등 아마존과 스트리밍 경쟁을 벌일 최소한의 준비를 갖추게 됐다. 그동안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이 전통적인 소매 유통 업체인 월마트의 시장을 꾸준히 잠식해 왔다.
이제는 월마트가 반격할 차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