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와 TV의 대결, 슈퍼볼에서 슈퍼문이 뜨길 바라는 트위터

미국 프로미식축구(NFL)  NFC와 AFC 우승자가 한 판 대결하는 ‘슈퍼볼(Superbowl)’은 미국인의 축제이자 TV의 최대 성수기다. 슈퍼볼을 중계하는 주요 방송사들은 TV광고로 인한 엄청난 재정적 수혜를 늘 받는다.

올해(2023년) 슈퍼볼을 중계하는 폭스(FOX)도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팬데믹 이후 처음 벌어지는 대형 스포츠 이벤트는 1억 명 이상의 시청자를 희망하고 있다. 2023년 2월 12일 슈퍼볼은 필라델피아 이글스(Philadelphia Eagles)와 캔자스 시티 치프스(Kansas City Chiefs)의 대결로 펼쳐진다.

NFL이 2022년 시즌 내내 시청률 강세를 기록한 만큼 슈퍼볼에서도 시청률 상승을 기대하는 있있다. 2022년 TV에서 방송된 스포츠 중계에서 1,000만 시청자를 돌파한 경기 중 NFL이 차지한 비중(115개)이 75% 나 됐다. 시청률 상위 100편 중 75편이 미식축구 경기라는 것이다.

미국 방송 스포츠 경기 중 1,000만 시청자 돌파(버라이어티)


[슈퍼볼의 또 다른 주인공 트위터]

그러나 슈퍼볼의 또 다른 주인공은 소셜 미디어 서비스 트위터(Twitter)다. 슈퍼볼이 열리는 매년 2월이 되면 트위터가 뜨거워진다. 많은 팬들은 트위터를 통해 경기를 예측하고 경기 결과, 장면, 본인들의 생각을 공유한다. NFL도 2021년 트위터와 공식 협약을 맺고 경기 하이라이트 등의 숏 폼 영상 유통과 선수들과 구단의 수식을 직접 전한다. 미국인들에게 ‘트위터=슈퍼볼’ 등식은 이미 정립되어 있다. 2009년부터 NFL은 슈퍼볼 트위터 계정을 따로 운영하고 있다.


슈퍼볼에서 트위터가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10년 전인 2013년  볼티모어 레이븐스(Baltimore Ravens)와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49ers) 경기 때부터다. 당시 경기장이 30분 정도 정전이 됐는데 예기치 않은 혼란이 지속됐던 이 때 몬델레즈 인터내셔널(Mondelez International)은 기발한 생각을 했다. 몬델레즈는 슈퍼볼에 과장 오레오(Oreo)광고를 했다.

몬델레즈는 트위터에 흑백 오레오 사진 하나를 올려놓으며 ‘정전? 문제 없다. 어둠 속에서도 덩크를 할 수 있다.(You can still dunk in the dark)’고 적었다. 오레오가 흰색 크림을 품고 있어 쉽게 찾아 먹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이 사진은 1만 4,500개 이상의 리트윗을 만들었고 그해 모든 슈퍼볼 이슈를 빨아들였다.

물론 오레오는 이 사진 하나로 TV보다 더 큰 무료 광고효과를 얻었다. 이때보터 다른 브랜드들도 슈퍼볼이면 트위터에서 ‘또 다른 오레오 신화’를 재현하길 바라며 슈퍼볼 기간 집중 홍보를 벌였다. 슈퍼볼 2주 전후 및 경기 중에 트위터에는 버즈(Buzz)를 만들려는 기업들의 한 줄 아이디어가 넘쳐난다. 트위터 등 소셜 미디어에 수백 만 달러를 투입하며 슈퍼볼 관련 이벤트나 광고를 직접하는 기업들도 늘었다.

[머스크 이후 트위터, 슈퍼볼로 반전 노려]

2023년 트위터는 다소 썰렁했다. 트위터(Twitter)가 일론 머스크(Elon Musk)가 인수(440억 달러)한 이후 직원(7,500명)을 절반을 해고하는 등 비정상적인 경영을 이어가자 GM을 비롯한 대형 기업 광고주들이 대거 이탈했기 때문이다.

2022년 10월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한 후 화이자, 유나이티드 에어라인, GM, 치폴레 등 상당수의 대형 광고주들은 트위터 광고를 중단했다.  광고주들은 머스크 등장 이후 달라진 ‘트위터 콘텐츠 심의를 우려하고 있다. 자신들의 광고가 논란이 있는 트위터 위에 노출되기 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난 2022년 연말부터 광고주 잡기에 올인하고 있는 트위터는 일부 브랜드들이 다시 돌아왔다고 홍보하고 있다. WSJ은 내부 관계자 멘트를 이용해 “인수 이후 광고를 중단한 기업 중 30% 가량이 복귀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아직은 큰 변화는 없다. 2023년 1월 29일 현재 머스크 인수 전 트위터에 광고를 집행했던 100개 기업 중 70개 이상은  아직 복귀하지 않았다.

전체 매출의 90% 가량이 광고에서 나오는 트위터 입장에선 이 상황을 그냥 두고 볼 수 없었다.  다시 한번 미국 프로 미식 축구(NFL) 결승전 슈퍼볼(Superbowl) 광고에 올인하고 있다.  2023년 2월 12일(미국시간) 슈퍼볼에서 반전을 만들지 못하면 사실상 존립 자체가 어렵다는 절실함이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트위터는 2023년 2월 11일 슈퍼볼 결승전을 앞두고 광고주들에게 이메일을 보내며 적극적인 피칭을 하고 있다. 광고주들에 보낸 메일에 따르면 트위터에서 슈퍼볼과 NFL에 대한 언급이 크게 늘었다며 ‘트위터가 NFL’을 즐기는 주요 매체라고 대거 홍보했다. 이어 다양한 기업용 할인 패키지를 소개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트위터가 최근 슈퍼볼 주말 3일 패키지를 25만 달러(3억 1,200만 원)에 판매하기 시작했다”며 “이 가격에 대해 트위터는 ‘파격 세일( fire sale)’이라고 언급했다”고 보도했다.

트위터는 슈퍼볼 주말 패키지에서 광고주들이 NFL 공식 하이라이트 영상 클립 전 자신들의 광고 비디오를 편성할 수 있게 했다. 이번 슈퍼볼 광고 제안은 지난 2023년 1월 트위터가 이탈하는 광고주를 잡기 위해 ‘트위터 무료 광고 ’을 제공했던 인센티브와 유사하다.

트위터 내에서 NFL, 슈퍼볼 언급은 통상 경기를 앞둔 일주일 동안  집중 늘어난다. 광고 대행하 베이너미디어(VaynerMedia) 닉 미아리티스(Nick Miaritis) 부사장은  WSJ와의 인터뷰에서 “지금(2월) 트위터의 시간이다. 모든 관심이 트위터 플랫폼에 집중된다”고 말했다.

일부 기업들은 슈퍼볼을 계기로 슬쩍(?) 트위터 복귀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아직 완전하지 않지만 몇 몇 음료 회사나 금융 서비스 회사들은 최근 트위터 광고를 다시 시작했다.

트위터는 광고료가 저렴하고 효과도 커졌기 때문이다. 트위터는 광고주들을 유치하기 위해 광고주들이 최대 1,000개의 키워드 목록을 만들고 그 단어들이 포함된 트윗 위나 아래 다른 광고가 나타나지 않도록 하는 새로운 기능도 출시했다.

연 초 있는 슈퍼볼은 트위터의 매출 달성에 가장 중요한 이벤트다. 매년 슈퍼볼이 열리는 날 트위터는 최고 트래픽을 기록했다.  광고는 2021년 기준 트위터 전체 매출(50억 8,000만 달러)의 89%를 차지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2022년 슈퍼볼 주말(경기 날(일)을 기준으로 토, 월) 트위터의 광고 매출은 3,500만 달러(437억 원)에 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슈퍼볼을 둘러싼 치열한 미디어 홍보전]

2023년 슈퍼볼은 폭스가 중계한다. 슈퍼볼 30초 TV광고비용은 대략 700만 달러 정도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광고 시장이 침체됐음에도 2월 슈퍼볼 광고는 높은 수요를 보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폭스는 2022년 7월 이미 광고의 95%를 판매했다고 밝혔다.

올해도 많은 기업이 광고를 준비하고 있다. 기발한 슈퍼볼 광고는 매년 화제가 된다. GM도 넷플릭스와 제휴해 슈퍼볼에서 ‘전기차 광고’에 나선다. 코미디 배우 윌 페렐(Will Ferrell)이 GM 전기차를 타고 나오는데 ‘오징어게임’, ‘기묘한 이야기’ 등 넷플릭스 유명 드라마와 캐릭터가 슈퍼볼 광고에 등장한다.

트위터도 기업들에게는 중요한 홍보 플랫폼이었다. 기업들은 슈퍼볼 TV광고를 트위터를 통해 경기 몇 주 전부터 슬쩍슬쩍 홍보하고 있다. 경기 당일, 자신들의 광고에 시선이 집중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수년 전까지만 해도 대형 광고주들은 ‘광고 기획사 직원, 광고 전문 변호사, 마케팅 임원 등으로 팀을 꾸려 슈퍼볼 경기 당일 뉴욕 트위터 사무실에 방문하기도 했다.

자신들의 광고를 모니터하고 트위터에서의 소비자 반응을 체크하기 위해서다. 광고 업계에서는 이들을 ‘대표단(delegations)’으로 불렀다. 회사들은 경기 중 광고를 보고 소비자들이 올리는 실시간 트윗을 보고 오디언스들과 교감해왔다. 최소한의 금액으로 화제를 장악하기 위해 TV가 아닌 트위터에만 슈퍼볼 관련 광고를 하는 기업들도 있다.  굿바이 실버스타인 & 파트너스(Goodby Silverstein & Partners)의 제프 굿비 대표는 WSJ 인터뷰에서 “트위터가 1년 중 대부분 필수 구매는 아니지만 슈퍼볼이 되면 갑자기 광고주들에게 큰 관심사가 된다"고 말했다.

기아자동차, 스포츠 베팅 사이트 드래프트킹스(DraftKings), 게임 기업 플러터 엔터테인먼트(Flutter Entertainment), 팬듀얼(FanDuel) 등 슈퍼볼 기간 트위터에도 계속 광고 하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이들 트위터 광고 기업은 슈퍼볼 광고 캠페인 차원에서 트위터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펜듀얼 최고 광고 책임자 마이크 래펀스퍼거(Mike Raffensperger)는 언론 인터뷰에서 “트위터 사용은 경험이 내제된 것”이라며 “모든 사람들은 경기를 보고 다른 사람이 어떤 이야기를 하는 지 보기 위해 트위터로 간다.”고 설명했다.

2022년 슈퍼볼 경기는 시청자 수 9,920만 명 가량이었다. 이에 전문가들은 2023년 슈퍼볼 시청자가 1억 명을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2023년 슈퍼볼에 맞붙는 필라델피아 이글스와 캔자스 시티 칩스는 2017년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챔피언십 매치업이다. 둘다 리그에서 1번 시드를 받았다. 2023년에는  NFL팬들의 관심이 더 뜨거울 것으로 보인다.

슈퍼볼 시청자 수 추이(버라이어티)

2023년 슈퍼볼의 TV중계가 맡았다. 주요 방송사 중 유일하게 유료 스트리밍 서비스가 없는 회사다. 이에 올해 슈퍼볼 중계도 스트리밍이 아닌 폭스 TV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의 경우 NBC는 피콕, CBS는 파라마운트+(Paramount+)에서 함께 방송했다. 공식적인 경기 스트리밍 앱은 ‘폭스 스포츠(Fox Sports)’ 앱이다.

[관건은 대중과 크리에이터들의 신뢰 회복]

트위터에게는 2023년 슈퍼볼이 기업들의 신뢰와 대중들의 사랑이 아직 식지 않았음을 증명하는 시험대가 될 수 있다. 만약 트위터가 슈퍼볼을 놓친다면 그들의 2023년은 더 가혹할 수 있다. ‘트위터 블루 베리파이드(Twitter Blue Verified 월 8달러, 연 84달러)’ 등 구독모델을 도입하는 것으로 시작으로 수익 다변화를 노리고 있지만 사업 구조 변화에는 많은 시간이 걸린다. 게다가 440억 달러의 트위터 인수 자금을 위해 130억 달러 가량의 부채 금융을 일으킨 일론 머스크 입장에서도 트위터의 자생력 회복은 매우 중요하다. 2022년 12월 일론 머스크는 트위터가 하루 300만 달러의 적자를 보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아울러 머스크는 크리에이터 광고 수익 공유 모델도 공개했다. 그는 트위터 계정을 공식 인증한다는 뱃지 등의 특전을 받게 되는 구독 모델 트위터 블루 베리파이드(Twitter Blue Verified)에 가입한 크리에이터와 광고 수익을 공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일론 머스크는 트위터를 통해 2월 2일 공식 시행되고 세부 사항이 조만간 공개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트위터 블루 가입료는 월 8달러다. (앱스토어 통해서는 월 11달러). 트위터에게서 광고 수익을 받기 위해서는 바이럴이 되는 트윗이 얼마나 많이 필요할 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그러나 트위터를 이탈한 광고주들이 많은 상황에서 수익 확대가 쉽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머스크는 크리에이터 이코노미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여왔다.   크리에이터가 트위터에 활성화되어야 플랫폼이 더 성장한다는 이야기다. 결국 크리에이터들이 양질의 콘텐츠를 더 많이 포스트하고 이를 통해 트위터는 광고 수익을 높이는 전략을 고민한 것이다.

2022년 11월 트위터 내부 올핸즈 미팅(전체 회의)에서 머스크는 ‘트위터를 비디오 크리에이터들의 홈’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유튜브가 크리에이터들에게 콘텐츠 광고 수익의 55%를 지급하는 것과 관련해서도 ‘합리적인 방법(make sense to start spending some money)’이라고 이야기했다. 또 머스크는 뉴스레터 플랫폼 ‘서브스택(Substack)’을 인수하는 전략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크리에이터를 더 많이 유치하기 위한 특전도 고민했다. 특히, 트위터 블루 이용 크리에이터를 더 많이 유치하기 위해 독점 기능도 많이 부여했다. 트위터 블루 구독 크리에이터들은 고화질과 롱 폼 비디오를 포스팅할 수 있다. 또 트윗 뷰 숫자(verified views)도 확인할 수 있다.

기존에도 트위터는 팁(Tips)이나 슈퍼 팔로우(유료 팔로워에 대한 별도 콘텐츠 제공 Super follow) 등의 기능을 런칭했었지만 이번 광고 수익 공유 시스템 도입은 ‘크리에이터 이코노미’로의 본격 진입으로 볼 수 있다. 인스타그램이나 틱톡, 유튜브 숏 츠 등 경쟁 서비스 역시, 광고 수익 공유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