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가 깨졌다-케이블과 TV의 추락

스트리밍 시대가 되면서  실시간 TV 소비량은 줄어들고 있다. 당연한 결과지만 지금 속도가 너무 빠르다.

2023년 7월 닐슨이 발표한 스마트TV 소비 점유율 게이지(The Gauge)에 따르면 지상파와 케이블TV 통합 점유율은 사상 처음으로 50% 미만(49.6%)으로 떨어졌다.

그동안 스트리밍과의 전쟁의 마지막 보루였던  케이블TV도 항복을 선언했다. 케이블TV 시청 점유율도 30% 미만(29.6%)으로 하락했다. 이에 반해 스트리밍TV 점유율은 38.7%였다.

하루 10시간 TV시청 시간 중 4시간은 스트리밍을 보는데 할애한다는 것이다.  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 TV FAST의 소비량 점유율은 디즈니+를 넘어섰다. 미국 FAST의 열풍에는 한국 콘텐츠도 한 몫하고 있다.

[50% 미만으로 떨어진 실시간 TV점유율]

닐슨 스마트TV 시청량 점유율(7월 닐슨)

통상적으로 여름에는 어린이들의 TV시청 시간이 늘어나면서 ‘케이블과 지상파’의 대목이지만 이 효과는 스트리밍으로 남어갔다. 작가와 배우들의 더블 스트라이크의 영향도 있었다.

닐슨 자료에 따르면 새롭게 등장한 스트리밍 TV의 오리지널 콘텐츠들은 7월에서 주목도가 높았다.

넷플릭스는 ‘위처’,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The Lincoln Lawyer)’ 시즌2(part1) 등이 선보였고 프라임 비디오(Prime Video)는 톰 클랜시의 ‘잭 라이언(Jack Ryan)’, 훌루(Hulu)의  ‘베어(The Bear)’ 역시 7월에 공개됐다.

그러나 라이선스 콘텐츠 인기도 높았다. 넷플릭스와 피콕에서 볼 수 있는 ‘슈츠(Suits)’와 디즈니+의 어린이 애니메이션 ‘블루이(Bluey)’가 시청시간 230억 시청분을 차지하며 7월에 가장 많이 시청된 프로그램이었다.

특히, 슈츠는 180억 분이 시청되면서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  스트리밍 서비스는 라이선스와 오리지널 콘텐츠 모두 인기를 얻으며 사상 최대의 점유율(38.7%)를 기록했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넷플릭스, 유튜브 모두 새로운 시청 기록을 세웠다.

디즈니의 고민도 50%에서

디즈니 밥 아이거가 8월 9일 투자자 미팅에서 실시간 TV비즈니스의 미래를 다시 생각하고 말한 이유도 이런 시청 스타일 변화에서 나온다. 반발이 거세자 매각 등 극단적인 선택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했지만, 분사, 투자 등의 전략적 유연성에 대한 요구는 더 높아졌다.

2023년 4~6월 분기 ESPN의 TV광고 매출이 10% 상승했지만 전체 디즈니의  TV네트워크 부문 매출(미국)은 4% 하락했다. ESPN은 카지노 운영사 펜 엔터테인먼트(Penn Entertainment)로 부터  5억달러 주식과 10년 간 현금 15억 달러를 받는 조건으로 온라인 스포츠 베팅 시장에 공동 진출하기로 했다. 펜이 발행하던 온라인 스포츠 베팅북 이름은  ‘바스툴 스포츠북’에서 ‘ESPN 벳’으로 바뀐다.

7월 닐슨 플랫폼 별 TV시청 점유율(게이지, 악시오스)

[지상파와 케이블, 스포츠 특수도 사라져]

지상파 및 케이블TV는 여자 월드컵 등 스포츠 경기 중계 시청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침체됐다. 특히, 지상파 TV 시청 점유율은 역대 최저인 20%에 머물렀다. 지난해와 비교할 경우 1.6%포인트 하락해 20% 점유율을 걱정해야 할 시기가 왔다.

케이블TV 시청량 역시 계속 빠지고 있다. 2023년 7월 스마트TV 시청 점유율은 29.6%였다. 영화 소비가 증가했지만 사건 실화나 다큐멘터리 등 팩트 콘텐츠 소비가 1.5%줄었다.

이들 장르는 스트리밍에서 최근 가장 소비가 늘어나는 장르다. 더 충격적인 것은 케이블TV의 소비량 감소 속도다. 2022년 7월 34.4%였던 케이블TV 시청량 점유율은 2023년 7월 29.6%(12.5% 하락)까지 떨어졌다.

각 플랫폼 별 시청 점유율 변화(닐슨)

8월 대학 풋볼과 9월 NFL 새로운 시즌이 개막하면 TV시청량이 늘어날 수 있다.

하지만, 이제 케이블TV와 지상파는 스포츠 특수를 제외하고는 추세적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건 문제다. 2022년 11월 스포츠 경기 시청량은 1억 5,000만 분을 기록했다(지상파TV)

[FAST의 성장…디즈니+도 앞서]

스트리명 별로는 유튜브가 점유율 9.2%로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8.2%로 넷플릭스가 2위다. 미국 여름 방학 기간은 7월은 학생들의 TV시청이 늘면서 무료 매체의 소비가 늘어난다. 유튜브의 성장도 같은 이유다.  광고를 보는 대신 TV채널과 콘텐츠를 무료로 볼 수 있는 무료 광고 기반 스트리밍 TV FAST(Free Ad Supported Streaming TV)점유율 역시 확대되고 있다.

폭스가 운영하고 있는 투비(Tubi)가 점유율 1.4%를 기록했고 로쿠 채널(Roku Channel)은 1.1%, 플루토TV는 0.9%였다. FAST채널의 합산 점유율은 디즈니+를 넘어 4%에 육박한다.

특히 투비는 피콕(Peacock 1.1%) 파라마운트+(1.0%) 등 마이너 유료 스트리밍 서비스보다 점유율에서 앞서 FAST 주도하고 있다.

스트리밍 별 시청 점유율(7월 닐슨 게이지)

글로벌 방송 시장(한국은 아직)에서 FAST는 핫 토픽이다.

구글 역시 구글TV에서 FAST채널을 송출하기 시작했고 워너브러더스디스커버리도 ‘시세밋 스트리트’와 같은 콘텐츠 중심(싱글) FAST채널을 내놨다. 방송 시장 수익성이 과거 어느때보다 중요해지자 FAST는 라이브러리 콘텐츠를 활용하는 효과적인 전략으로 떠오르고 있다.

라이브러리에서 잠자고 있는 재고 콘텐츠들은 FAST를 통해 새로운 오디언스와 만나고 있다. FAST가 앞으로 콘텐츠 수익 생태계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 것이라는 이야기다.

현재는 미래가 더 희망적인 상황이다. 8월 14일 현재 100일을 넘어선 할리우드 더블 파업이 더 장기화될 경우 FAST콘텐츠의 중요도는 더 높아질 수 밖에 없다.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2023년 7월 중순 미국에서 볼 수 있는 FAST채널은 1,814개(15개 FAST플랫폼)이다. 1년 전에 비해 29% 늘어난 수치다.콘텐츠 당 2.5개 FAST플랫폼에 송출되고 있다.  

현재 가장 인기 있는 FAST채널은 싱글IP(프랜차이즈) 채널이다. 해리포터 채널 등이 하나의 시리즈가 24시간 송출되는 채널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단독이나 독점 FAST채널도 늘고 있다.

2023년 7월 기존 미국 내 인터내셔널 FAST채널 및 장르(버라이어티)

[미국 내 한국 FAST의 성장 가능성도?]

또 다른 특징은 미국 FAST에서 한국 등 인터내셔널 콘텐츠의 공급과 소비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영어와 스페인 외 한국 콘텐츠 소비자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 콘텐츠의 글로벌 FAST진출은 주로 뉴ID(New ID)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 소비 증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큐레이션(Curation)과 영어 자막이다.

플루토TV에 송출되는 CJ ENM FAST

한국 콘텐츠도 ‘엔터테인먼먼트’ 섹션 내 모여있고 영어 자막을 제공하면서 시청자도 노출도 증가하고 있다. 실시간 영어 자막 제공이 가능할 경우 한국어 뉴스 콘텐츠 역시, 성공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도 있다.

그리고 더 많은 한국  사업자들이 진출해야 한다. 현재는 CJ ENM과 YG TV, 핑크퐁 정도 미국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