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리밍 뉴스의 TV점령...TV를 떠나는 앵커들


스트리밍 뉴스의 TV점령이 시작됐다. NBC뉴스 나우(NBC News NOW)의 간판 앵커 할리 잭슨(Hallie Jackson)이 스트리밍 서비스로 영역을 더 확장한다. NBC뉴스와 MSNBC는 2023년 1월 12일 할리 잭슨이 무료 스트리밍 뉴스 NBC뉴스 나우를 위해 ‘오후 3시 MSNBC뉴스 앵커자리를 비울 것이라고 밝혔다. MSNBC는 크리스 얀싱(Chris Jansing)이 프로그램을 2시간으로 늘려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대신 할리 잭슨은 평일 오후 5시부터 7시까지 워싱턴에서 스트리밍 정치 프로그램 진행을 맡는다. 할리 잭슨은 NBC뉴스 나우에서 이미 자신의 이름을 딴 코너를 가지고 있다.

스트리밍 뉴스 서비스를 위해 레거시 미디어를 떠난 사례는 잭슨이 처음이 아니다. 척 토드(Chuck Todd)가 진행하는 인기 뉴스 프로그램 ‘밋 더 프레스(Meet The Press Daily) 역시 MSNBC에서  NBC뉴스 나우로 방송을 옮겼다. 원래 이 프로그램은 일요일 주간 코너였지만 2015년부터 MSNBC에서 평일 늦은 오후 방송되어 왔다.

[스트리밍의 시대, 저널리스트의 역할 변화]

MSNBC의 대표 라시다 존스는 메모를 통해 “잭슨의 뉴스 나우 이동은 스트리밍을 강조하는 뉴스 그룹의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NBC뉴스와 MSNBC는 약 75명 정도의 소규모 정리해고를 단행했다. 2022년 말 현재 MSNBC와 NBC뉴스에는 3,500여 명이 근무하고 있다.  

NBC 뉴스 나우를 총괄하고 있는 수석 부대표 자넬 로드리게즈(Janelle Rodriguez)는 “스트리밍 서비스 나우에서 잭슨은 중간선거에서부터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 환경 변화 등 다양한 주제를 독특한 대화 스타일로 시청자들을 이해시켜왔다”며 “이제 새로운 시간에서 시청자들을 만들 시간”이라고 말했다.

할리 잭슨의 스트리밍 이동과 함께 MSNBC는 낮시간 대 프로그램을 일부 조정했다. 2023년 2월 13일부터 호세 디아즈 발라르트(José Díaz-Balart)가 오전 11시를 크리스 얀싱(Chris Jansing)이 오후 1시부터 3시 뉴스 프로그램을 맡는다.  MSNBC의 낮시간 라인업 개편은 NBC뉴스 책임자였던 노라 오펜하임(Noah Oppenheim) 부임 당시인 2017년이 마지막이었다.

할리 잭슨의 스트리밍 이동은 변화한 뉴스 시장 권력 관계를 의미한다.  TV뉴스 개편에 따라 스트리밍 뉴스가 영향 받은 것이 아니라 스트리밍 뉴스의 변화에 맞춰 TV를 바꾼 것이다. 과거와 같았으면 꼬리가 몸통을 흔들었다고 말하겠지만, 이제는 그것이 현실이다. 오디언스들이 이미 이동했기 때문이다.

MSNBC뉴스 앵커들도 바뀌고 있다. 이제 기자가 아닌 소셜 미디어, 유튜브 등에서 인지도가 높은 크리에이터(인플루언서)로 점점 교체되는 분위기다. 2020년 시작된 스트리밍 서비스 NBC뉴스 나우는 하루 11시간 오리지널 프로그램을 방송하고 있다.  잭슨이 2023년 2월 케이블TV뉴스채널을 떠나면, MSNBC에서 방송을 진행하고 있는 NBC뉴스 기자는 안드리아 미첼(Andrea Mitchell)뿐이다.

[CNN뉴스를 진행하는 코미디언]

NBC에 앞서 CNN도 낮시간 뉴스 프로그램을 일부 개편했다. CNN 대표 크리스 리히트는 이번 개편 방향을 뉴스 편성을 강화하고 보다 더 신뢰감을 줄 수 있는 방향으로 프로그램을 개편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CNN은 인기 앵커 존 베르만, 케이트 볼두안, 사라 스나이더 등이 오전 9시부터 12시를 맡는다. (동부) 브리아나 키이라르(Brianna Keilar), 보리스 산체스(Boris Sanchez), 짐 시우토(Jim Sciutto)가 오후 1~4시 슬롯을 담당한다.

특히, 워너브러더스디스커버리(WBD)가 대주주인 CNN은 스트리밍 뉴스 시대 파격적인 시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트레이트 뉴스에서 벗어나 라이프스타일, 코미디, 스포츠, 건강과 관련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이 중 하나가 CNN이 코미디언 빌 마(Bill Maher)가 진행하는 HBO 토크쇼 시리즈 ‘리얼 타임(Real time)의 애프터 쇼(after-show)를 편성하는 아이디어다. 사실 이 코너(Segment)는 이미 스트리밍 서비스HBO MAX와 유튜브에서 ‘오버타임(Overtime)’이라는 일종의  방송 편외편 콘텐츠로 편성되어 왔다. TV 방송에 담지 못했던 내용이다. 여러 편에 나왔던 출연자들을 등장시키는 10분 내외의 동영상이다.

유튜브와 HBO MAX에서만 유통했던 콘텐츠를 케이블TV CNN에 편성하겠다는 전략이다. 오버타임 CNN편성으로 이 회사가 노리는 전략은 두 방향이다. HBO ‘리얼 타임’의 확장성을 확보하는 것과 CNN의 콘텐츠에 다양성을 더하는 것이다. 뉴스 채널과 오락 채널을 함께 보유한 미디어 기업의 시너지 전략이기도 하다. 케이블TV채널 CNN에서 편성되는 리얼 타임은 더 넓은 스펙트럼의 오디언스를 만들 수 있다.

WBD 대표 데이비드 자슬라브(David Zaslav)는 그동안 소속 채널 간 시너지와 협업을 강조해왔다. 예를 들어 미국 고전 영화 전문 TCM 채널은 디스커버리 소속인 푸드네트워크(Food Network)와 홈 인테리어 전문 HGTV 등에 출연하는 인기인들과 협업을 검토 중이다. 이들과 고전영화 관련한 토론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다. CNN도 푸드네트워크에 출연한 유명 세프 보비 프레이( Bobby Flay)와 ‘화이트 로터스(White Lotus)’의 스타 제니퍼 쿨리지( Jennifer Coolidge)를 출연시킨바 있다.

또 자슬라는 최근 TCM이 2022년에 사망한 감독, 배우들을 조망한 프로그램을 보고 다른 미국 내 워너브러더스 채널들도 이 프로그램을 방송송할 것을 주문했다. 워너브러더스디스커버리는 2023년 워너프러더스 100주년을 기념해 다른 채널들과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 중이다.

CNN은 과거에도 뉴스 외 콘텐츠를 편성한 바 있다. 토크쇼의 제왕 래리 킹(Larry King)은 25년 동안(1985년부터 2010년) CNN의 오후 9시 편성을 장악해왔다.  유명인과 뉴스메이커를 인터뷰하는 포맷의 ‘래리킹 라이브(Larry King Live)’는 다름 아닌 CNN에서 전설이 됐다. 래리 킹 쇼가 끝난 뒤   피어스 모르간(Piers Morgan)도 CNN에서 같은 역할을 했다.  또 뉴스와 교양의 경계가 희미해지는 스트리밍 시대, CNN은 더 확장하고 있다. 2017년에도 유명 정치 평론가 밴 존슨이 출연하는  토크 프로그램 ‘The Van Jones Show’를 편성한 바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Zk8JPx4juNw

이밖에 CNN은 과거 최고 인기 시간대였던 오후 9시 앵커도 아직 최종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과거 크리스 쿠오모가 맡았었다. 하지만, CNN은 형인 앤드류 쿠오모의 성추행 은폐 시도 이후 해임된 그의 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2023년 미국 뉴스 시장 전망]

한편, 미국 뉴스 시장은 이미 2024년 대통령 선거에 돌입했다. 통상적으로 미국 뉴스채널, 지역 지상파 채널의 수익은 짝수 해에 극대화된다. 중간선거와 대통령 선거가 있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2022년 12월 대선 대도전을 선언한 이후 더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2022년 미국 뉴스 시장 주요 변화(버라이어티)

선거 정국은 케이블TV의 대목이다. 하지만, 수년 전부터 시시한 게임이 되고 있다. 폭스 뉴스 채널(e. Fox News Channel)의 독주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폭스 뉴스 채널이 뉴스 미디어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가운데 CNN과 MSNBC가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이들 두 채널은 시청률을 높이기 위해 보다 더 중도로 몸을 옮기고 있다. 진보 진영보다는 우파 진영의 뉴스 시청률과 집중도가 높기 때문이다. 2023년 미국 뉴스 시장도 폭스 뉴스 채널의 독주가 이어지는 가운데 MSNBC와 CNN의 추격전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침뉴스의 경우  미국 지상파 방송의 각축전이다. ABC뉴스의 ‘굿모닝 아메리카(Good Morning America)’가 전체 오디언스 기준, 1위를 기록한 가운데 CBS뉴스의 ‘투데이(Today)’는 25~54세에서 수위를 달리고 있다.  여기에 CNN의 새로운 아침 뉴스 프로그램 ‘디스 모닝(This Morning)’도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CNN은 크리스 리히트 신임 대표가 오자 마자, 아침뉴스 개편에 착수했다. 크리스 리히트는 NBC와 CBS의 아침뉴스를 살린 대표 프로듀서 출신이다.

미국 역시 CBS, NBC, FOX 등  레거시의 저녁 뉴스 시청자는 줄어들고 있다. 그러나 ABC의 메인 뉴스는 살아 있다. ‘월드 뉴스 투나잇’은 지난 7년 간 모든 세대 오디언스 층에서 시청률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ABC뉴스 역시 저녁 뉴스 시청률 감소 속도가 느릴 뿐 전체 시청자 수 감소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결론]

미국과 달리 한국의 뉴스 시장은 큰 변화가 없다. 시청률 순위도 고착화되어 있다. KBS 1TV뉴스가 1위를 기록한 가운데 다른 뉴스들은 시청률 순위를 주고 받지만 큰 움직임은 없다. 하지만, 미국 사례를 봤을 때, 우리나라 뉴스 시청률도 진보보다 보수 진영의 뉴스 매체가 더 높아질 수 있다. 보수나 중도 진영 시청자들을 뉴스를 더 많이 보는 경향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