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리밍]다시 돌아온 넷플릭스, 하지만 디즈니가 부러울 수 있는 그들

2022년 2분기 연속 구독자가 감소한 글로벌 1위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Netflix)가 3분기 자존심을 회복했다. 241만 명의 가입자를 증가시키며 성장 대열에 다시 합류한 것이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등 오리지널 콘텐츠의 막강한 힘 때문이다.

또 넷플릭스는 투자자들에게 아직은 광고 기반 저가 상품의 성과를 예측할 때는 아니지만, 4분기 매우 강력한 실적 향상이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넷플릭스는 2022년 11월 3일 한국 등 글로벌 12개 국에서 광고 기반 저가 상품(월 6.99달러)를 출시한다.

[넷플릭스, 4분기 450만 명 가입자 증가 예상]

넷플릭스는 2022년 10월 18일(미국 시간) 3분기 실적을 발표하고 241만 명의 전체 구독자가 늘어났고 계속 감소세를 기록했던 미국과 캐나다 지역도 10만 명의 가입자가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에 2022년 7월 말 현재 넷플릭스의 글로벌 가입자는 2억 2,310만 명으로 늘었다.  2분기 실적 발표 당시 넷플릭스는 100만 명 증가를 예상했던 것과는 다른 흐름이다.

넷플릭스는 2022년 4분기 450만 명의 강력한 구독자 증가를 예상했다. 1년 전 830만 명에 비하면 절반 수준이지만, 최악을 상상했던 시장 흐름을 이길 수 있는 예상이다. 구독자 증가에는 11월 3일 미국에도 내놓는 ‘광고형 넷플릭스 구독 상품(Netflix Basic With Ads)에 대한 기대가 담겨있다. 이 상품은 현재 가장 저가인 베이직(9.99달러)보다 3달러 저렴하다. 기존 전망치보다 높은 실적 달성으로 넷플릭스의 주가는  14% 이상 상승하기도 했지만 전일 대비 1% 가량 하락한 240.86달러(주당 장중)으로 마감했다.

[2022년 4분기 이후 구독자 전망 공개 안해]

넷플릭스는 2022년 4분기 이후 향후 구독자 전망을 밝히지 않기로 했다. 스트리밍 서비스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광고 모델 출시 등으로 산식이 복잡해졌기 때문이다. 물론 다음 분기의 예상 매출, 수익, 영업이익, 주당 이익(ESP) 등 투자 참고 지표는 여전히 공개된다.

4분기 예상되는 구독자 증가 450만 명 중 ‘광고형 상품’ 구독자가 얼마나 될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넷플릭스는 3분기 주주 서신에서 “우리는 광고 비즈니스를 매우 긍정적이고 희망적으로 보지만, 4분기 어떤 예측치를 공개하지 않을 것”이라며 “물론 4분기에는 광고 상품의 영향이 별로 없을 것으로 보이고 점점 광고 상품 구독자가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넷플릭스 COO 그레그 피터스( Greg Peters)는 이전 광고 상품의 구독자당 매출에 대해 ‘긍정적인 중립(neutral to positive)’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넷플릭스는 현재 시간 당 5분 미만의 광고 편성을 고려하고 있다.

[2022년 3분기 매출, 79억 3,000만 달러 5.9% 성장]

넷플릭스의 2022년 3분기 매출은 79억 3,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5.9% 성장했다. 희석 주당 이익(diluted earnings per share)은 3.10달러로 예상을 뛰어넘었다. 당초 리피니티브(Refinitiv)는 넷플릭스의 3분기 성과를 매출 78억 4,000만 달러, 주당 2.13달러 이익으로 예상한 바 있다.

넷플릭스는 2022년 4분기 매출을 78억 달러로 전망했다. 2021년 4분기에 비해선 다소 낮은 수치의 전망이다. 이에 대해 넷플릭스는 “현지 통화 대비 미국 달러가 매우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고정 통화 기준(constant-currency basis)으로는 4분기 최대 매출 예상치는 전년 동기 대비 9%의 성장을 기대했다. 넷플릭스는 강달러가 2022년 전체 매출 및 이익에 각각 10억 달러, 8억 달러 정도의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넷플릭스 지역별 가입자 증가 추이(WSJ)

[넷플릭스 K콘텐츠 강세 지속]

넷플릭스가 2분기 연속 침체에서 벗어난 이유는 ‘오리지널 콘텐츠’의 강세때문이다. 넷플릭스도 실적 발표에서 2022년 3분기 TV와 영화 성과를 적극 홍보했다.

라이언 머피의 ‘괴물: 제프리 다머 스토리’는 28일 기준, 역대 2위 시청률(영어 오리지널, 8억 2,400만 시간 시청)을 달성하기도 했다. 역시 3분기에 방송된 ‘기묘한 이야기 시즌4(13억 5,000시간 시청)’과 한국산 오리지널 콘텐츠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Extraordinary Attorney Woo)’, ‘그레이맨(The Gray Man)’ 등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공개했다.

특히, 주주 서한에서 넷플릭스는 한국 K 콘텐츠 성과를 강조했다. ‘오징어게임(The Squid Game)’이 비영어 콘텐츠로는 최초로 에미상(감독상)을 받았다고 언급했다. 또 ‘우영우’는 28개 국가에서 시청률 주간 시청률 1위(비영어)를 기록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우영우는 공개 첫 한달(28일 동안) 동안 4억 2,000만 시간이 시청돼 비영어 콘텐츠 시청률 역대 6위를 기록했다. ‘수리남(Narco-Saints)’은 런칭 이후 1억 2,800시간이 시청됐다고 설명했다. 실적 발표 비디오 컨퍼런스에서 테드 사란도스(Tedsandos) 넷플릭스 공동 CEO는 “로컬 콘텐츠의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다”며 “특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한국을 넘어 현상이 됐다”고 강조했다.

https://www.youtube.com/watch?v=zucVDyhRiUc

일부 언론의 보도와는 달리 넷플릭스는 앞으로도 몰아보기 정책(binge-friendly viewing)을 계속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주주 서한에서 넷플릭스는 “몰아보기는 구독자들을 자신들이 좋아하는 콘텐츠에 빠지게 한다”며 “지금의 빈지 와칭 정책을 고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사는 빈지 와칭이 콘텐츠에 대한 몰입도와 화제성을 높였다고 강조했다. ‘다머-괴물:제프리 다머 이야기’의 경우 2022년 9월 21일 10편이 한꺼번에 공개됐다. 그러나 빈지 와칭으로 비슷한 시기에 오픈된 아마존의 ‘반지의 제왕: 힘의 반지(The Lord of the Rings: The Rings of Power’와 HBO의 ‘드래곤의 집(The House of the Dragon)에 비해 화제성이 매우 높았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구글 트렌드 변화 콘텐츠 관련

이와 관련 넷플릭스는 콘텐츠 투자비의 경우 170억 달러(2022년) 규모를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넷플릭스는 2022년 4분기에도 상당한 작품이 소개된다며 더 저렴한 가격의 상품이 출시되기 때문에 가입자 증가에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2022년 4분기 글로벌 스트리밍 시장 치열한 경쟁 예상]

넷플릭스는 2022년 1분기와 2분기 20만 명과 97만 명의 구독자가 감소한 바 있다. 2022년 상반기 구독자 감소가 200만 명에 가까웠던 셈이다. 3분기 241만 명의 가입자가 추가되면서 7월 말 기준, 넷플릭스의 가입자는 전년 대비 순증 상태다.  그러나 4분기와 2023년 글로벌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 경쟁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넷플릭스에 이어 디즈니+도 2022년 12월 8일 저가(7.99달러 월) 광고 기반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구독자 사냥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넷플릭스 콘텐츠 투자 규모

넷플릭스는 이제 소비자들은 실시간 TV에서부터 스트리밍 서비스, 유튜브, 틱톡 등 콘텐츠를 즐길 다양한 플랫폼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희망적인 것은 전체 TV시청 시간에서 넷플릭스는 여전히 8%(닐슨 원) 내외를 점유하고 있고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주주 서한에서 “우리가 진출해 있는 190여 개 국가에서 연간 300억 달러 내외 매출을 올리는데 대략 전체 유료 방송 및 스트리밍 시장(3,000억 달러)의 5% 남짓”이라며 “또 1,800억 달러의 광고 시장, 1300억 달러의 게임 시장도 우리가 매출 확대가 가능한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2022년 4분기 고금리, 인플레이션, 환율 영향 등 거시 경제가 좋지 않지만 넷플릭스는 우리는 성장을 거듭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 리드 헤이스팅스는 스마트TV시장 성장을 기대했다. 헤이스팅스 CEO는 “스트리밍 서비스를 스마트TV를 통해 보는 시청자가 늘고 있고 이제 스마트TV는 스마트폰보다 저렴하다”며 “스트리밍 서비스들이 스포츠 중계도 계속하고 있어 더 많은 사람들이 스마트TV를 통해 스트리밍을 시청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넷플릭스는 구독자와 수익 확대에 전력을 집중할 계획이다. 광고형 상품 출시 이외 넷플릭스는 비밀번호 불법 공유를 막기 위해 추가 과금도 정책도 계속 정비하고 있다. 2022년 10월 17일 넷플릭스는 현재 구독자가 다른 사용자의 유료 추가 계정을 쉽게 만들 수 있는 ‘프로필 전송 기능(Profile Transfer)’을 도입했다고 공개했다.

넷플릭스 비밀번호 공유

넷플릭스는 2023년 초 비밀번호 공유 계정을 위한 보다 다양한 옵션을 도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는 남미 일부 국가에 이 정책을 시험 적용 중이다. 만약 현재 구독자가 가족이나  친구들과 계정을 나눠 사용하고 싶다면 하위 계정(Sub-accounts)을 만들어야 한다.

2022년 1년 내내 미국과 글로벌 경기는 좋지 않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증가하고 있는 인플레이션 압박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단기간에 여러 번 금리 인상을 하는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 고금리는 미래 실적 성장을 압박할 수 있다.

2022년 2분기 스트리밍 서비스 가입자 증감(버라이어티)

넷플릭스가 2022년 3분기 구독자가 성장했고 4분기도 성장을 예고했지만, 그들의 시장은 점점 포화되고 있다. 미국과 캐나다 시장에서 넷플릭스 침투율은 거의 100%다. 2022년 3분기 미국과 캐나다 가입자는 20만 명 늘었지만,  2022년 2분기 미국과 캐나다 지역(130만 명 감소)에서 잃은 숫자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넷플릭스 주가는 2022년 4월 폭락 이후  상승세 있지만, 2021년 11월 주당 700.99달러에 달했던 것에 비하면 여전히 70% 정도(2022년 10월 중순 기준) 낮다.

[부채를 줄여야하는 스트리밍 서비스]

이런 상황에서 스트리밍도 다른 방식의 평가 지표가 필요하다. 가입자 성장률은 스트리밍 서비스 성공을 분석하는 중요 기준이다. 그러나 불황에는 투자자들이 기업의 미래를 볼 수 있는 더 확실한 지표가 필요하다. 시장과 경제에 많은 어려움이 있는 시기 강력한 현금 보유와 관리 가능한 부채는 불확실성을 이겨낼 수 있는 아주 좋은 방법이다.  대공황의 도래에 대해선 여전히 논란이 있지만, 상황이 좋지 않은 것은 맞다.  JP모건 체이스(JPMorgan Chase)의 CEO 제이미 디몬(Jamie Dimon)은 2022년 10월 10일 CNBC에 출연해 “현재 상황은 매우 심각하다”이며 “유럽은 이미 대공황에 들어갔고 미국은 지금부터 6~9개월 가량 침체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주요 미디어 기업들의 부채 문제(버라이어티, 2022년 10월)

[불황에 강한 디즈니, 체험형 비즈니스가 부러운 넷플릭스]

대부분 스트리밍 서비스들이 광고 모델을 모두 도입하는  등 수익을 다양화하고 있지만  콘텐츠 투자 여력이 없거나 시장 반응이 차가울 경우 스트리밍 서비스의 전략은 사상 누각일 수 밖에 없다. 때문에 불황에는 실체가 있는 ‘체험형 엔터테인먼트(Experiences Entertainment)’의 존재 여부가 중요하다. 어쩌면 불확실성의 시대에는 체험의 유무가 미디어 기업의 성패를 가를 수도 있다. 대표적인 기업이 디즈니(Disney)와 극장들이다.

우리가 디즈니를 위대하게 보는 이유는 디즈니+와 함께 전세계 12곳에 걸쳐 존재하는 디즈니 테마파크 때문이다. 불황에는 그들이 가진 체험 엔터테인먼트가 더 반짝인다.

2022년 10월 11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디즈니가 테마파크 이용 요금 인상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스트리밍 서비스 디즈니+에 투자할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인상 방식은 탑승 우선 예약 시스템 지니+(Genie+) 요금을 높이는 쪽이다. 지니+를 구매하면  줄을 서지 않고 빠르게 인기 탑승 놀이 시설(ride)을 이용할 수 있다. 현장 방문 시 지니+를 이용하기 위해선 1인당 요금을 지불해야 하는데 미국 플로리다 월트 디즈니월드의 경우 1인당 15달러이며, 디즈니랜드는 세금 포함 20달러였다.

그러나 디즈니는 2022년 10월 지니+(Genie+) 가격을 1인당 15달러에서 22달러 사이로 날짜별 테마파크 방문 인원 사정에 따라 탄력 요금을 적용하기로 했다. 수요 신경쓰지 않고 25달러를 내면 미리 구매할 수도 있다. 2022년 이후 테마파크 이용객이 폭증한 이후 지니+는 디즈니에 상당한 수익을 안겨주고 있다. 사람들이 몰리면 몰릴 수록 지니+를 구매해 보다 편한 체험을 원하는 방문객도 늘고 있다.

2021년 지니+가 미국 플로리다 디즈니 테마파크 ‘디즈니 월드(Disney World)’에 도입된 이후 스페이스 마운틴 등 10개의 어트랙션을 줄을 서지 않고 이용할 수 있게 추가됐다. 당초 디즈니월드는 고객들이 지니+를 방문전에 미리 살 수 없게 했고 현장에서 와서 그날 사정에 맞는 요금으로 구입하게 설계했었다. 미국 캘리포니아 디즈니랜드에서는 지니+를 25달러에 미리 살 수 있다. 물론 현장에서 지니+를 구입하게 되면 파크 사정에 따른 탄력 요금이 적용된다. 또 디즈니는 디즈니랜드 당일  입장료를  평균 9% 올린다. 파크 2일 이용 티켓은 225달러에서 285달러까지 거의 12% 상승됐다.

2022년 2분기 테마파크 매출액 증가(버라이어티)

2021년 10월 지니+를 처음 출시했을 때 밥 체이펙 CEO는 이 서비스가 고객 1인당 수익을 더 올려줄 것으로 기대했다.  실제, 이 서비스는 팬데믹 이후 방문 수요가 크게 늘어난 디즈니 테마파크에 많은 수익 증가를 안겨줬다. 방문객들은 지니+ 때문에 더 많은 돈을 파크에서 사용했다.

비슷한 시나리오가 영화관에서 적용될 수 있다. 극장 관람객들이 이제 팬데믹 이전 수준을 어느 정도 회복했다. 그러나 영화 소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탑건: 매버릭(Top Gun: Maverick)’, ‘스파이더맨: 노웨이투홈(Spider-Man: No Way Home)’. ‘토르(Thor: For Love and Thunder)’ 등에는 관람객이 늘었지만, 전체 관객은 줄었다.

미국 테마파크 1인당 방문 비용(증가)

하지만 긍정적인 것은 영화 관람객들이 극장에서 1회 방문당 쓰는 비용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AMC CFO 숀 굿맨(Sean Goodman)은 2022년 2분기 실적 발표에서 “많은 사람들이 이제 극장에서 프리미엄 좌석과 각종 할인 혜택에 더 많은 돈을 쓰고 있다”며 “ 미국 내 시장에서 1인당 평균 식음료 비용이 2022년 2분기 7.52달러였는데 이는 2019년 2분기에 비해 55% 상승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테마파크나 영화 관람과 같은 이른바 체험(experiences) 비즈니스의 높은 수요가 전체 엔터테인먼트 소비의 모두가 정상이라는 신호를 보내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런 체험 비즈니스는 경기 대공황 침체 전 미디어 기업들에게 충분한 준비 시간을 벌어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