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를 품은 스트리밍 서비스… 필요충분 조건인가?

NBA 2024-2025 시즌 개막이 한 달여가 지난 가운데, 시청률이 예년에 비해 28%나 하락해 모두들 놀라고 있다. NBA 경기 시청률 하락은 아마존 등 내년 시즌부터 중계를 해야 하는 사업자들의 새로운 고민을 늘려준 셈이다.

지난 7월, NBA는 디즈니(ESPN, ABC), 아마존, NBC 세 개 회사와 11년 간 총 76억 달러(약 100조 원) 규모의 천문학적인 중계권 계약을 체결했다.(이 계약은 2025-2026 시즌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스포츠 중계권을 확보하려는 스트리밍 플랫폼의 경쟁도 치열해 졌기 때문이다.


대다수의 스트리밍 서비스 사업자들은 ‘스포츠’가 스트리밍 플랫폼의 성공과 생존의 필수 조건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NBA, NFL 등 주요 스포츠 리그의 중계권은 이제 단순한 방송 중계권 계약을 넘어, 팬 확대와 수익 모델(BM) 다각화를 위한 전략적 자산이 되고 있다. 문제는 천문학적으로 올라가는 중계권료다.

높아지는 중계권 비용... 부담인가, 기회인가?

스포츠 중계권 확보는 높은 비용이라는 리스크를 동반한다. 11년간 76억 달러에 계약한 NBA의 중계권료는 기존 대비 2.5배나 높아졌다고 알려졌다.

최근 NBA와 중계권 계약 결과를 분석하면, 스트리밍 서비스 아마존(Amazon)은 NBA 한 경기 당 평균 3600만 달러를 지출하며 시청자당 비용이 25.45달러까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청자 수가 많은 NFL이 한 경기 당 시청자 비용이 5.27달러인 것과 비교하면 무려 5배나 높은 수치이고, 경쟁 플랫폼인  Disney($6.40)와 NBC유니버셜($13.30)와 비교해도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NBA 중계권료(정규시즌) 분석 (출처=GUGGENHEIM PARTNERS(DATA BASED ON COMPANY REPORTS, SPORTS MEDIA WATCH, ESPN AND GUGGENHEIM ESTIMATES)

전문가들은 NBA의 시청률 감소 요인을 ① 정규 시즌의 중요성 감소 ② 82경기로 구성 된 긴 시즌 ③ NBA가 드러내는 정치적 성향 ④ 3점 슛 증가 등 경기 운영 스타일의 변화 ⑤ 선수들 팀 이동 등 정체성 부족 ⑥ 외국 용병의 활약(5명 중 3명이 외국인)으로 인한 역효과로 꼽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트리밍 서비스들은 스포츠 중계권 확보를 장기적 투자로 보고 있다. 스포츠는 전통적으로 팬 충성도가 높고, 광고 수익 창출 가능성이 크며, 안정적인 시청률을 보장하는 콘텐츠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높은 초기 비용을 감수하더라도, 플랫폼의 장기 생존 가능성을 높이는 전략적 선택으로 생각하고 있다.

라이브 스포츠, 스트리밍의 미래?!

스포츠는 장르 특성 상 실시간으로 볼 때 가장 큰 가치가 발휘된다. 때문에 플랫폼은 시청자의 즉각적인 유입과 지속적인 소비를 유도할 수 있다. 실제로 Amazon Prime Video는 미국 NFL(미식축구) 중계를 통해 자사 구독 서비스와 전자상거래를 결합하며 성공적인 수익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아마존은 경기 시청 중 팬들에게 팀 유니폼이나 굿즈를 실시간으로 광고하며 직접적인 매출까지 연결하고 있다. Disney의 ESPN 역시 스포츠 베팅과의 연계를 통해 새로운 수익 창출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스포츠 베팅 시장은 특히 젊은 층과 스포츠 팬들에게 인기를 끌며 스트리밍 플랫폼의 차별화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최근 Netflix와 Disney+ 등 전 세계적 스트리밍 플랫폼들이 콘텐츠 확장을 위해 영화, 드라마 중심의 기존 포트폴리오를 넘어, 스포츠를 통해 차별화된 콘텐츠 전략을 세우는 이유기도 하다. 라이브 스포츠를 통해 전통적인 TV 시청자를 스트리밍 플랫폼으로 유인할 수 있다. 특히 젊은 시청자와의 연결을 강화하는 데도 스포츠 만큼 좋은 콘텐츠는 없다.

최근 한국도 티빙이 공격적으로 스포츠 중계권을 확보하며 팬들을 모으고 있다. 티빙은 지상파 3사 중계와 별도로 뉴미디어 분야 KBO 리그 전 경기를 생중계하기 위해 3년간 사상 최대 금액인 1350억 원을 투자했다. 물론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그러나 더 두터운 팬덤 확보와 함께 광고 외에 통합적 수익 모델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국내 뿐 아니라 해외 팬까지 확대하며 새로운 수익 창출도 모색해야 한다.

티빙이 지금은 중계권을 위한 경쟁 상대가 없다 생각할지 모르지만, 이제는 넷플릭스 등 해외 OTT 사업자와 국내에서 경쟁할 수밖에 없는 로컬-글로벌 경쟁시대에 살고 있다.  

아마존이 NBA 중계에 새로운 파트너가 됨으로써 지난 38년간 NBA 경기를 중계해왔던 WBD(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의 TNT는 올 해를 끝으로 미국에서 NBA를 더 이상 중계할 수 없게 됐다. 영원한 우방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