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TF1… 프랑스를 넘어 아프리카로 진출
프랑스 최대 민영 방송사 TF1이 디지털 전략을 강화하며 본격적으로 아프리카 프랑스어권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4월 초 프랑스 릴에서 열린 드라마 산업 행사 ‘시리즈 마니아(Series Mania)’ 포럼에서 TF1 그룹의 최고경영자 로돌프 벨메르(Rodolphe Belmer)는 새로운 AVOD(광고 기반 주문형 스트리밍) 플랫폼 ‘TF1+’를 아프리카 시장에 론칭하겠다고 발표했다.
벨메르 CEO는 “프랑스어권 아프리카에서 무료 스트리밍 플랫폼의 리더가 되는 것이 목표”라며, “프랑스어권 문화 공동체는 매우 크며, 우리가 방송하는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과 수요를 충분히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TF1+가 단순한 플랫폼이 아닌 ‘문화적으로 가장 관련성 높은 서비스’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며, 현지 제작사들과의 협력을 통해 더 많은 콘텐츠 예산을 집행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번 AVOD 전략은 TF1이 전통적인 지상파 방송사에서 글로벌 디지털 콘텐츠 허브로 탈바꿈하려는 행보의 일환이다. TF1은 이미 자사 대표 채널 외에도 뉴스 전문 채널 LCI, 젊은 층 타깃의 TFX, 영화 및 시리즈 전용 채널 TF1 Séries Films 등 다양한 방송 포트폴리오를 운영 중이다. 여기에 ‘TF1+’라는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를 강화하며 글로벌 OTT 플랫폼들과 본격 경쟁하겠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와 함께 TF1은 글로벌 콘텐츠 제작을 위해 스트리밍 플랫폼과의 협업을 확대하고 있다. 디즈니+와 공동 제작한 신작 시리즈 ‘몽마르트르(Montmartre)’는 1899년 파리의 벨에포크 시대를 배경으로 한 화려한 시대극으로, 배우 클레어 로맹, 알리스 뒤푸르, 미카엘 미텔슈타트가 출연한다. 이 작품은 디즈니+와 TF1에서 모두 방영될 예정이다.
또한 넷플릭스와의 협업으로 탄생한 ‘Tout pour la lumière’는 프랑스 최초의 넷플릭스 일일 드라마로, 댄스 아카데미를 무대로 청춘들의 성장과 갈등을 그릴 예정이다. 벨메르 CEO는 “이러한 글로벌 협업 모델을 통해 제작 예산을 확대하고, 프랑스 대중이 계속해서 공감할 수 있는 매력적이고 독창적인 콘텐츠를 생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TF1 산하의 콘텐츠 제작 및 유통사 뉴엔 스튜디오(Newen Studios)는 ‘스튜디오 TF1(Studio TF1)’으로 리브랜딩을 단행했다. 현재 12개국에 걸쳐 50개 이상의 제작사를 보유하고 있으며, 2만 시간 이상의 콘텐츠 유통 카탈로그를 운영 중이다. 신임 CEO 피에르 브랑코는 “새로운 브랜드 하에 국제 공동 제작과 유통을 강화하고, 글로벌 콘텐츠 개발 역량을 확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튜디오 TF1은 프랑스 내 일일 드라마 시장에서도 독보적인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대표작으로는 8시즌째 방영 중인 ‘Demain nous appartient’, 5시즌째 인기몰이 중인 ‘Ici tout commence’, 그리고 리부트된 ‘Plus belle la vie, encore plus belle’ 등이 있다. 여기에 앞서 언급된 넷플릭스와의 공동 제작작 ‘Tout pour la lumière’가 가세하면서 일일 드라마 포맷의 세계 진출 가능성도 주목받고 있다.
TF1의 이러한 움직임은 전통 방송사가 디지털 플랫폼과 글로벌 파트너십을 통해 어떻게 콘텐츠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프랑스 내 시청률 1위 방송사라는 위상에 안주하지 않고, 이제는 아프리카 시장까지 아우르려는 TF1의 행보는 향후 유럽 방송사들의 새로운 전략 모델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