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TV가 되고 있는 유튜브, 그리고 틱톡과의 전쟁
유튜브(Youtube)가 TV가 되고 있다. 유튜브를 TV에서 보는 시청자가 점점 늘어나는 가운데 숏폼 콘텐츠 포맷 ‘숏츠(Shorts)’도 TV로 옮겨갔다. 2020년 가을에 첫 선을 보인 유튜브 숏츠는 원래 모바일 크리에이터나 시청자들에게 최적화된 포맷(최대 60초)이다. 15~30초 길이 동영상으로 Z세대를 지배하고 있던 틱톡(Tiktok)을 견제하기 위해 시작됐다. 유튜브 숏츠를 시청하기 위해선 유튜브앱이나 PC, 태블릿을 이용해야 했다. 유튜브TV앱의 경우 숏츠에 최적화되어 있지 않아 사실상 시청이 불가능했다.
유튜브가 2022년 11월 7일(미국 시간) 유튜브 TV 숏츠 포맷을 내놨다. 7일부터 유튜브 숏츠는 글로벌 TV환경에 최적화됐다. 2019년 이후 출시된 스마트TV나 게임 콘솔, 크롬캐스트, 로쿠 플레이어와 같은 스트리밍 디바이스를 이용하고 있는 오디언스들은 이에 TV에서 숏츠를 볼 수 있다. 유튜브 TV앱에서 쉘프(Shelf)’라는 코너에서 숏츠 동영상이 제공된다. TV에서 크리에이터들의 독창적인 동영상 콘텐츠를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https://storage.googleapis.com/gweb-uniblog-publish-prod/original_videos/shorts-tv-animated.mp4
[숏츠, 시청 만족도 높이기 위해 TV 중간 배치]
사실, 60초 이하 분량의 세로 포맷인 숏츠를 TV에 도입하는 건 쉽지 않았다. 특히, 유튜브 TV앱에서 유튜브와 유튜브 숏츠를 함께 시청하도록 하는 것은 기술적인 업그레이드가 필요했다. 또 세로로 촬영된 유튜브 숏츠의 기본적 장점을 어떻게 활용 하느냐도 매우 중요했다.
이에 내부 테스트에서 유튜브는 시청 방해를 줄이기 위해선 화면 중간에 숏츠를 배치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파악했다. 사용자들도 TV에서는 산만하지 않은 포맷을 더 선호했다. 이와 함께, 소비자들은 TV에서 숏츠가 연속 재생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이에 다음 콘텐츠를 보기 위해선 리모컨 버튼을 눌러야 하는 기능을 탑재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TV에 최적화된 숏츠 포맷이 탄생했다. 모바일에서 위아래로 스크롤 하는 기능 대신 TV 숏츠는 리모컨을 통해 좌우로 콘텐츠를 탐색한다.
숏츠의 수익 모델도 광고다. 유튜브는 모바일 버전 숏츠에서 광고를 팔고 있다. 특히, 크리에이터들의 참여률을 높이기 위해 2023년 크리에이터들에게 광고 수익 배분하는 ‘수익 공유 프로그램’도 시작한다. 수익 공유 프로그램(revenue-sharing program)에는 팔로워 1,000명 이상, 90일 기준 숏 폼 시청 1, 000만 뷰가 넘는 크리에이터가 참여할 수 있다. 유튜브는 이들 크리에이터들에게 광고 수익의 45%를 배분할 계획이다. 유튜브는 또 2021년 5월 숏츠 크리에이터를 확대하기 위한 1억 달러 규모 펀드 프로그램도 시행했다. 당시 숏츠 성과에 따라 한 크리에이터에게 매달 1만 달러의 제작 지원금을 제공했다.
그러나 TV 숏츠는 런칭 시점에는 광고를 포함하지 않을 계획이다. 유튜브는 2022년 숏츠 TV 운영 상황을 점검한 뒤 2023년 TV숏츠의 광고 편성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모바일에서 TV로의 숏츠 캐스트(Cast)도 지금은 지원되지 않는다. 하지만, 모바일 숏츠와 마찬가지로 크리에이터 채널을 TV유튜브에서 구독할 수도 있고 좋아요를 클릭할 수도 있다.
[거실에서 벌어지는 유튜브와 틱톡의 1위 전쟁]
2년 전 유튜브는 틱톡을 견제하기 위해 숏츠를 도입했다. 이제 이들의 전쟁은 TV로 옮겨붙었다. 틱톡은 이미 2년 전부터 스마트TV에 진출(틱톡앱)해 있기 때문이다. 2021년 11월 틱톡은 삼성, LG, 구글의 스마트TV에서 틱톡을 볼 수 있도록 시스템을 바꿨다. 이른바 틱톡TV다. 이에 앞서 2020년 8월 아마존의 커넥티드TV 파이어TV(Fire TV)에 틱톡 TV앱을 런칭했다.
유튜브 숏츠가 본격적으로 스마트TV에서 소비되게 되면 틱톡 TV와 유튜브 숏츠TV의 한바탕 경쟁이 불가피하다. 스마트TV가 동영상 콘텐츠 소비의 중심이 되어 감에 따라 이들의 자존심 싸움은 더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또 틱톡에 이어 숏츠가 PC가 아닌 거실로 진출하게 되면 숏 폼 콘텐츠의 대중화 및 새로운 오디언스로의 확산이 더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튜브 숏츠, 크리에이션, 커뮤니티 팀을 이끌고 있는 프로덕트 매니지먼트 선임 디렉터 사라 알리(Sarah Ali)는 보도 자료에서 “숏츠를 오픈한 당시부터 스마트TV에 진출하겠다는 로드맵이 있었다”며 “다만 시기의 문제였다”고 강조했다. 알리 디렉터는 또 “앞으로도 숏츠 시청의 대부분은 모바일에서 이뤄질 것”이라며 “그러나 TV진출로 시청 시간은 더 늘어날 것이고 거실에 콘텐츠를 가지고 오는 건 향상 새로운 오디언스를 불러온다.”고 설명했다.
[TV를 선점한 유튜브, 틱톡과의 경쟁 자신]
롱 폼 콘텐츠 유통 시장에서는 유튜브가 최고 강자지만, 숏 폼은 틱톡을 따라가는 처지다. 유튜브는 2022년 6월 매달 15억 명 이상의 로그인 사용자가 유튜브 숏츠를 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2021년 9월 틱톡은 이미 월간 활성 이용자(MAU)가 10억 명을 넘어섰다. 당시 틱톡의 빠른 성장률은 큰 화제가 됐다. 페이스북이 런칭 이후 10억 명의 MAU를 달성하는데 8.7년이 걸린 반면, 틱톡은 5.5년에 불과했다. 유튜브도 10억 MOU 달성에 8.1년이 걸렸다. 2022년의 최종 집계에서도 유튜브 숏츠와 틱톡의 간극은 더 벌어졌을 것으로 보인다.
TV시장에서도 경쟁 환경이 재현될 가능성이 높지만 유튜브는 TV 플랫폼 점유율 확대를 위해 총력전이다. 희망적인 소식은 TV시장에서 유튜브 소비가 크게 늘고 있다는 점이다.
유튜브에 따르면 2021년 12월 기준, 매달 미국 1억 3,500만 명 이상이 TV에서 유튜브를 보고 있다. 또 세계적으로 유튜브 사용자들은 하루에 7억 시간 이상을 콘텐츠를 TV에서 스트리밍하고 있다. 또 2022년 9월 닐슨(Nielsen)은 유튜브가 통합시청률(Gauge)에서 넷플릭스(7.3%)를 꺾고 점유율 8%로 1위 스트리밍 서비스에 올랐다고 밝혔다. 가우지는 스마트TV를 통해 하루에 보는 콘텐츠 플랫폼을 측정한 이 자료다. 8%라는 의미는 100분의 TV시청 시간 중 유튜브를 8분 이용한다는 의미다.
[로쿠, 지피 아츠도 스마트TV 확대 추력]
스마트TV에 진출한 숏폼 콘텐츠 플랫폼은 이들 둘만은 아니다. 이미지 검색 공유 플랫폼이자 숏폼 연속 재생 콘텐츠(지피 비디오)로 유명한 지피(Giphy)는 2022년 11월 미국 스트리밍 플랫폼 로쿠(Roku)에 단독으로 숏 폼 콘텐츠 앱(Public Axis)을 런칭했다. 퍼블릭 악시스 사용자들은 TV를 통해 30초 길이(오디오 포함) 지피 동영상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이 동영상 클립들은 다양한 숏츠, 클립, 지피가 인증한 아티스트(episodes)들이 만든 콘텐츠다.
예를 들어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리슨Mi(ListenMi)는 스마트TV에 재택 근무 경험을 묘사한 3개의 애니메이션 숏 폼(Remote Work Tales)를 공급했다. 지피는 TV 진출에 대해 아티스트들이 더 많은 오디언스를 만나게 해주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로쿠는 2022년 3분기 230만 명 활성 계정으로 총 6,540만명의 이용자를 달성했다.
https://giphy.com/clips/work-office-remote-dqRANJSMXsESLOjZK6
지피 스마트TV 숏 폼 앱 ‘퍼블릭 악시스’
이에 앞서 로쿠는 숏 폼 콘텐츠의 시대가 도래함을 직감한 이후 숏 폼 콘텐츠를 검색하고 업로드할 수 있는 ‘숏 폼 비디오 허브 ‘버즈(The Buzz)’를 런칭한 바 있다. 더 버즈에서는 각종 영화, 드라마 신작 트레일러, AMC+, 애플 TV+, BET+ , 투비(TUBI) 등 로쿠에서 볼 수 있는 채널 및 스트리밍 콘텐츠와 독점 인터뷰 등이 송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