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스트리밍 구독자는 'TV시청자'가 된다

미국 방송사들의 연중 최대 이벤트인 TV광고 주 설명회 업프론츠(Upfronts)가  2023년 5월 뉴욕에서 열렸다.

디즈니, 파라마운트, NBC유니버설 등 미국 메이저 TV 및 스튜디오들은 각자의 광고주들을 위해 2023년 가을 신작 콘텐츠 라인업과 새로운 전략을 소개하고 최대한 많은 광고를 끌어오기 위해 노력했다.

특히, 올해(2023년)은 팬데믹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정상적으로 처음 열리는 오프라인 행사로 주목을 많이 받았다.
하지만, 관계자들의 바람과는 달리, 2023년 광고주 설명회 업프론츠(Upfronts)는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못했다.

미국 작가노조(WGA)의 15년 만의 파업으로 당초 오프라인 행사를 예고했던 일부 방송사들이 온라인 이벤트로 전환 했다.

미국 작가협회는 근로 조건과 표준 임금 인상, AI글쓰기 허용 여부, 스트리밍 서비스 추가 보상금(residual) 확대 등 매체 환경 변화에 따라 바뀌어야 하는 그들의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 거리로나섰다.(2023년 5월 15일 현재 파업 중)


또 2023년 업프론트은 예년과 다른 점이 있었다.

넷플릭스와 디즈니+가 광고 모델을 시작한 뒤 처음으로 업프런트에 나왔고 NBC유니버설은 2024년 파리올림픽 경기 콘텐츠 중 상당수를 스트리밍에서 공개하기로했다. 특히, NBC유니버설은 광고 설명회 3일 전(5월 12일) 광고 담당 수장 린다 아카리노가 갑자기 트위터(Twitter)로 떠났다.  이래저래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졌지만 비즈니스는 이어가야했다.

[미국 스트리밍 가입자, 58% 광고 기반 상품 한 번 이상 이용]


넷플릭스와 디즈니+가 디지털 방송 광고 시장에 들어온 이유는 구독 모델이 성장 한계에 온데 반해 디지털 방송 광고 시장은 경제 침체에 어느 정도 버티고 있기 있기 때문이다.

실제 2022년 12월 내놓은 넷플릭스의 광고 지원 저가 구독 모델(베이직)은  시장 반응이 나쁘지 않다.

대부분의 넷플릭스 신규 고객들은 광고를 보고 있다.

2023년 2월과 3월 안테나(Antenna)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넷플릭스, 디즈니+, HBO MAX의 새로운 구독자 절반 이상은 광고를 보고 있다.

피콕과 훌루, 디즈니+ 등은 전체 가입자 절반 이상이 광고 기반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미국 스트리밍 구독자의 58%가 적어도 한 번 이상 광고 기반 서비스에 돈을 지불했다. 안테나 CEO 조나단 카슨( Jonathan Carson)은 “선택권이 주어지면, 미국인들은 광고를 선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래 글로벌 1위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Netflix)는 광고 없는 방대한 프로그램 라이브러리를 제공해  2억 명 넘는 고객을 확보했다. 이것도 그들의 판매 전략의 중심이었다.

디즈니+, HBO MAX 등 넷플릭스의 성공을 복제하려고하는 경쟁자들은 비슷한 행보를 거쳤다. 하지만, 이런 단순한 자금흐름은 문제가 발생했다. 스트리밍 시장 치열한 경쟁으로 천문학적인 자금이 필요해지면서, 광고 등 다른 수익원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특히, 광고는 미디어 기업들에게 잠재적인 성장 영역 중 하나다. 이미 TV광고주들이 많은 만큼 스트리밍 서비스들에게는 꼭 정복해야 하는 대상이었다.


아울러 아마존 프라임을 제외하고 빅5 스트리밍 서비스는 2023년 1분기에 겨우 400만 명의 구독자를 확보했을 뿐이다. 디즈니+는 최악이었다. 400만 명의 구독자를 잃었다.

스트리밍의 성장 중단 2023년 1분기(블룸버그)

[스트리밍은 종전 아닌 수익성 전쟁]


심지어 CNBC의 알렉스 샤먼(Alex Sherman)은  스트리밍 전쟁이 끝났다고 선언했다. 이제 승자와 패자가 확실히 갈렸다는 이야기다. 그런 새로운 전쟁의 서막이라는 분석도 있다.

전쟁 초기 모든 사업자가 동시에 구독자를 확보할 수 있었다. 그러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한계가 보이기 시작했다. 구독자들이  한 달에 쓰는 비용은 정해져있었다. 사업자들의 생각 속도 만큼, 서비스 구독자들의 지갑이 열리지 않았다.


이제 또 다른 전쟁이 시작됐다. 비용을 줄이고 가입자 증가 보다 스트리밍을 수익성 있는 비즈니스로 전환해하는 숙명에 돌입했다.  2022년 할리우드 모든 스튜디오들의 마케팅비가 줄었다. 이는 사업자 감소와 통합으로 이어질 수 있다.

미국 유료와 광고 기반 상품 서비스 구독 비중(버라이어티)

광고가 이런 트렌드를 반전시킬 지는 두고봐야 한다. 지금까지 성장하고 있는 TV의 경우 광고를 포함한 무료 채널과 유료 채널이 혼재되어왔다. 스트리밍이라고 이렇게 성장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스트리밍 대중화에 보다 TV화된 구독자들]

스트리밍 구독자들의 경제 환경도 다양해지고 있다. 초기 스트리밍 구독자들은 다소 여유가 있는 오디언스들이었지만, 스트리밍이 대중화되자, 가격에 민감한 젊은 세대 등도 구독자의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들은 구독 가격을 낮출 수 있다면 광고를 기꺼이 보는 세대다.

안테나에 따르면 광고를 포함하는 넷플릭스 베이직 상품을 구독하는 오디언스들은 프리미엄 상품(광고 없는) 가입자들에 비해 더 연령대가 높고 소득과 학력 수준이 낮다.

디즈니+와 넷플릭스 광고 상품 이용 4명 중 3명은 또한 다른 스트리밍도 이용하고 있다.  여러 스트리밍을 구독하기 위해 저렴한 광고 상품을 구독하는 경향이 일반적이라는 이야기다.

전미 방송장비전시회(NAB)의 한 세션에서 참석자는 '광고 기반 스트리밍 서비스'를 '국경 없는 케이블TV'라고 말하기도 했다.


블룸버그는 2023년  말에는 거의 대부분의 미디어 기업들이 투비나 플루토(Pluto tv) 등 무료 광고 기반 스트리밍 TV, FAST( a free, advertising-supported service)에 진출할 것으로 예상했다. FAST의 최대 단점은 유료 시장에서 수명이 끝난 오래된 콘텐츠로 광고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FAST는 새로운 프로그램을 보길 원하는 가격에 민감한 고객들을 끌어들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일부 사업자들은 이들 상품은 ‘애드 라이트(ad lite)’라고 부른다.

사실 TV에 비해서는 광고 빈도나 양이 적기 때문이다. (광고가 아직은 많이 없기도 하다.) 이는 TV와 거의 유사하다. 이에 대부분 스트리밍 서비스들(넷플릭스 포함)은 TV 광고주 설명회에서 ‘업프론츠(Upfronts)’에 나와 자신들의 콘텐츠를 홍보하고 있다.


[광고 스트리밍의 미래]

넷플릭스는 올해(2023년) 처음으로 업프런츠에 참가했다. 당초 오프라인 이벤트를 준비했지만 작가협회 파업으로 최종적으로 온라인 설명회로 대체했다.


넷플릭스도 처음에는 큰 성과를 보이지 못했다. 광고주들은 낮은 노출(impression)에 불만을 터뜨렸다. 그러나 넷플릭스의 경쟁력은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넷플릭스는 서비스 시작 두 달 만에 100만 명의 구독자 늘었다고 밝혔다. 디즈니+와 HBO MAX 역시 아직은 유튜브는 말할 것도 없고 광고 시장 침투 규모가 훌루에 비해서도 적다.


그러나 넷플릭스와 디즈니의 광고 모델이 경기 침체 시기에 시작됐다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 경기 침체에 대한 지속적 두려움이 경제에 다가오고 있으며, 미디어 부문은 해고와 다른 비용 절감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좋은 뉴스는 광고 시장 성장이 완전히 부정적이지는 않다는 것이다.

여전히 대형 광고주들을 광고를 집행하고 있고 그중에서도 스트리밍 광고 시장은 가장 빠른 속도로 비중이 커지고 있다. 이에 반해 실시간 TV광고는 줄어들고 있다. 유튜브도 PC보다 스마트TV에 집중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스트리밍들의 희망이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