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에서 스트리밍·스포츠로…컴캐스트(Comcast), 2분기 대전환 실적
스트리밍·테마파크·NBA 계약으로 복합 포트폴리오 강화, Versant 분사도 연내 예정
미국 미디어·통신 대기업 컴캐스트(Comcast)가 2025년 2분기 실적에서 매출 303억 달러(약 44조 원), 순이익 111억 달러(약 16조 1,000억 원)를 기록했다.
컴캐스트는 훌루(Hulu) 지분을 디즈니에 매각하며 94억 달러(약 13조 6,300억 원)를 확보하면서 2분기 이익이 183% 급증했다. 다만, 훌루의 지분 매각에 따른 이익은 일회성 수익으로, 조정 기준 순이익은 1.7% 감소한 46억 5,000만 달러로 집계되었으며, 매출은 전년 대비 2.1% 증가한 303억 달러(약 43조 8,850억 원)를 기록했다. 컴캐스트의 이러한 성과는 스트리밍, 테마파크, 무선·브로드밴드 서비스 등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의 균형 잡힌 성장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피콕(Peacock)과 유니버설 테마파크, NBA 중계 계약 등 새로운 성장 동력에 대한 투자도 본격화되고 있다.
Peacock 성장세, 번들링과 콘텐츠 전략이 주효
컴캐스트는 스트리밍 서비스 ‘피콕(Peacock)’은 유료 가입자가 4,100만 명으로 전 분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2분기 매출을 12억 달러(약 1조 7,400억 원)를 기록해 전년 대비 18% 증가했다. 특히 ‘러브 아일랜드 USA’의 흥행과 함께 스포츠 비수기임에도 견조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피콕은 에비따(EBITDA) 적자 폭도 전년 동기 대비 2억 4,700만 달러(약 3,581억 원) 줄어든 1억 100만 달러(약 1,464억 원)로 개선됐다.
이 같은 성과는 피콕을 포함한 스트리밍 서비스를 케이블 번들 패키지로 제공하는 전략때문으로 해석된다. 대표적인 사례가 차터 커뮤니케이션(Charter Communications)의 ‘스펙트럼 TV 셀렉트(Spectrum TV Select)’ 번들이다. 광고 기반 피콕(Peacock)을 무료로 제공하고, 유료 프리미엄 업그레이드를 유도하는 방식이다. 이 전략은 1분기 피콕 가입자 500만 명 증가의 원인이기도 했다.
광고 측면에서는 전체적으로 감소세를 보였지만, 피콕과 NBC유니버설이 올해 초 마감한 업프론트(Upfront) 거래에서 광고 판매 약속이 15% 증가했고, 디지털 및 스포츠 부문에서 역대 최고 기록을 갱신했다. NBA 콘텐츠 확보와 새로운 스트리밍 포맷이 그 배경이다.
유니버설 테마파크: 에픽 유니버스 개장 효과 반영
2025년 5월 22일 개장한 유니버설 ‘에픽 유니버스(Epic Universe)’ 테마파크는 콘텐츠·경험 부문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냈다. 테마파크 부문은 전년 대비 매출이 18.9% 증가한 23억 4,900만 달러를 기록했으며, 조정 EBITDA도 4.1% 증가했다. 개장 초기 마케팅 비용과 운영비 부담에도 불구하고, 관객 수 증가가 수익 개선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또한 ‘드래곤 길들이기’ 실사판은 전 세계 6억 달러 이상 흥행하며 스튜디오 수익에도 기여했다. '드래곤 길들이기' 시리즈와 연계한 테마존 역시 테마파크 매출 증대에 상당한 도움을 주었다. 반면 스튜디오 부문 에비따(EBITDA)는 31% 감소한 8,500만 달러로 집계되었다. 이는 마케팅 비용 증가와 흥행작 개봉 시점의 중복에 따른 일시적 현상으로 평가된다.
항목 | 2024년 2분기 | 2025년 2분기 | 전년 대비 증감률 |
---|---|---|---|
매출 (Revenue) | 101억 달러 | 106억 달러 | +5.6% |
조정 EBITDA | 19억 달러 | 20억 달러 | +3.6% |
매출: 64억 4,000만 달러 (+1.8%)
조정 EBITDA: 14억 8,200만 달러 (+9.3%)
주요 내용:
- Peacock 매출 18% 증가해 12억 달러 기록
- 구독자 수 4,100만 명 유지 (스포츠 비수기였지만 Love Island USA 효과)
- 광고 매출은 7% 감소 (정치·스포츠 이슈 영향), 단순 수치 제외 시 저폭 감소
- 전체 EBITDA 증가는 Peacock의 전년 대비 실적 개선에 기인
매출: 24억 3,200만 달러 (+8.0%)
조정 EBITDA: 8,500만 달러 (-31.0%)
주요 내용:
- How to Train Your Dragon 개봉 성공 (글로벌 수익 6억 달러 이상)
- Jurassic World: Rebirth와 연이은 대작 개봉으로 인해 비용 증가 → EBITDA 감소
브로드밴드·무선: 꾸준한 성장과 기록적 실적
컴캐스트의 무선 서비스(Xfinity Mobile)는 2분기에 37만 8,000건의 신규 가입을 유치하며 분기 기준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다. 전체 무선 가입자는 1,400만 명을 넘었으며, 이는 전체 유선 브로드밴드 고객의 14%에 해당하는 수치다. 브로드밴드 매출은 평균 가입자당 매출(ARPU)의 3.5% 증가와 함께 전체 2% 성장했다.
무선 부문의 분기 매출은 178억 달러(약 25조 8,100억 원)로 집계되었으며, 전년 대비 1.2% 소폭 감소했으나 이는 일부 회계 기준 변경과 장비 수익 재분류에 따른 것이다. 조정 EBITDA는 85억 달러(약 12조 3,250억 원)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중소기업 및 기업용 연결 서비스는 최근 인수한 Nitel 효과로 6.3% 성장해, 전체 연결 부문에서 균형 있는 성장을 보였다.
Versant 분사: 네트워크 채널의 구조적 분리 가속화
컴캐스트는 올해 말까지 자사의 케이블 채널 포트폴리오를 ‘Versant’라는 별도 상장 법인으로 분사할 계획이다. Versant는 CNBC, MSNBC, USA 네트워크, 골프채널, Rotten Tomatoes, Fandango 등 약 6,500만 가구에 도달할 수 있는 채널과 디지털 자산을 포함하며, 연 매출은 약 70억 달러(약 10조 1,500억 원)로 예상된다.
Versant의 CEO는 NBCU 베테랑 마크 라자루스(Mark Lazarus)이며, 이사회에는 디즈니 전 부사장 레베카 캠벨(Rebecca Campbell) 등이 참여한다. 컴캐스트는 분사 이후에도 NBC, Bravo, 피콕, 테레문도 등 핵심 채널은 본사에 남기며 스트리밍 및 뉴스 중심의 유연한 미디어 전략을 이어갈 계획이다.
NBA 콘텐츠 확보: 장기적 전략의 핵심
컴캐스트는 NBA와 11년 간 연평균 25억 달러에 달하는 중계권 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계약은 2025년 4분기부터 재무제표에 반영될 예정이며, 초반 몇 년간 낮은 현금 유출로 운전자본 측면에서도 유리하다고 밝혔다. NBA 콘텐츠는 피콕의 차별화된 라이브 콘텐츠로 활용될 예정이며, 스포츠 팬 기반을 중심으로 새로운 가입자 유치에 나선다.
컴캐스트의 마이클 카바나(Michael Cavanagh) 회장은 “NBA는 문화적으로 매우 중요한 자산이며, 이를 중심으로 스포츠 외 콘텐츠 확장을 고려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컴캐스트, 스트리밍 시대의 복합 모델을 증명하다
2025년 2분기 실적은 컴캐스트가 단일 사업에 의존하지 않고, 스트리밍, 무선, 테마파크, 스포츠 권리 계약, 기업 연결 서비스 등 다각화된 포트폴리오를 통해 디지털 시대에 적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피콕은 번들링 전략과 오리지널 콘텐츠, 스포츠 중계라는 3박자를 통해 성장세를 견인하고 있으며, Versant 분사를 통한 전통 채널 재정비, NBA 콘텐츠 확보 등은 향후 미디어 구조 재편을 주도할 핵심 요소로 평가된다.
한국의 유료방송 사업자들에게도 이는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단순한 스트리밍 경쟁이 아닌, 콘텐츠·플랫폼·채널의 입체적 전략과 경쟁적 협력 모델이 필요한 시대임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컴캐스트의 2025년 2분기는 그 복합 모델의 실현 가능성을 증명한 시기였다.
※ COMCAST의 2분기 상세 실적 자료는 인사이트 스토어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