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미디어 2.0의 핵심은 ‘스트리밍’....블룸버그의 오리지널

스트리밍 시대가 언론 미디어도 변화시킨다. 방송, 비디오와 전혀 다른 포맷으로 오디언스와 만나왔던 신문, 인터넷 미디어들이 결국 비디오와 스트리밍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물론 이들에게도 ‘유튜브’는 필수 상품이었다. 그러나 최근 구독 기반 글로벌 경제 미디어들의 핵심은 유튜브가 아닌, 비디오를 앞세운 스트리밍이다. 기사를 영상으로 바꾸거나 처음부터 영상 포맷으로 만들어진 ‘경제 콘텐츠’는 유튜브를 넘어 유료(넷플릭스, 훌루 등)와 무료(FAST, CTV)에 서비스되고 있다. 비디오 비즈니스는 그동안 단순 포맷으로 구독자를 모아왔던 경제 미디어에 또 다른 수익원이 되고 있다. 기사 콘텐츠의 IP를 개발해 ‘스튜디오’로 진화하는 미디어들도 늘고 있다. 블룸버그, 버즈피드, 월스트리저널, 뉴욕타임스 모두 영상에 대한 집중도는 대단하다.

[다큐멘터리와 인포테인먼트에 집중하는 ‘비디오 블룸버그’]

CNN의 경쟁자는 이제 FOX가 아니라 블룸버그 미디어다. 이 말이 현실이 되고 있다. 글로벌 경제 미디어 블룸버그 미디어(Bloomberg Media)도 자사 스트리밍 플랫폼을 강화하기 위해 다큐멘터리와 토크쇼 제작을 늘리고 있다. 디지털 광고 시장 침체로 스트리밍 서비스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미디어의 미래는 분명하다는 판단때문이다.

블룸버그 오리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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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는 2023년 2월 1일(수) 2020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FAST) ‘퀵테이크(Quicktake)’의 채널명을 ‘블룸버그 오리지널(Bloomberg Originals)’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스트리밍 시대 , 블룸버그 영상 콘텐츠의 오리지널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서다. ‘퀵테이크(Quicktake)’라는브랜드는  과거 블룸버그가 운영하던 숏 폼 소셜  비디오 서비스에서 따왔다. 퀵테크이크의 이전 이름은 틱톡(TicToc)이었던데 바이트댄스의 틱톡(TikTok)이 뜨자 퀵테이크로 변경했다.

퀵테이크는 인터뷰, 스트레이트 경제 뉴스, 탐사 경제 다큐멘터리 등을 방송해왔지만 방송이 아닌 단순 디지털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이에 블룸버그는 채널명을 아예 바꾸고 TV와 경쟁할 수 있는 경제 콘텐츠 공급처로 채널을 격상한다.

블룸버그 오리지널은 시작부터  롱 폼 오리지널 콘텐츠를 강화한다. 테크놀로지와 과학의 영향을 탐구하는 ‘The Future with Hannah Fry’, 블룸버그 기자가 직접 진행하는 ‘넥스트 인 스포츠(Next in Sports)’도 방송된다. 또 블룸버그는 2월 1일 ‘온난화(Getting Warmer)’라는 이름의 콘텐츠를 공개했다. 환경을 주제로한 콘텐츠로 배우이자 코미디언인 칼 펜(Kal Penn)이 출연했다.

블룸버그 미디어 스콧 헤븐스(Scott Havens) CEO는 인터뷰에서 “지금이 다큐멘터리와 인포테인먼트의 전성시대라고 보긴 어렵다”라며 “하지만, 어떤 플랫폼이든 이들 콘텐츠가 먹힌다는 것이고 많은 사업자들도 이를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2022년 블룸버그는 NBA 스타 크리스 폴(Chris Paul)이 나오는 기업 성장 스토리 ‘나는 어떻게 여기까지 왔나(How I Got Here)’를 방송하기도 했다.

[자체 영상 콘텐츠에서 경제 콘텐츠 유통 모델로의 진화]

블룸버그가 생각하는 영상 콘텐츠는 다큐멘터리와 경제 분석을 기반으로 한 콘텐츠다. 스트리밍 시대에도 이 원칙은 유효하다. 그러나 유통 전략은 바뀌고 있다. 자체 플랫폼에서 콘텐츠 유통으로 진화하고 있다. 헤븐스 CEO는 WSJ와 인터뷰에서 “과거 블룸버그의 최우선 목표는  자체 스트리밍 플랫폼을 위한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었다.”며 “그러나 이제 보다 많은 IP콘텐츠를 엔터테인먼트 스트리밍, TV방송사 등에 공급할 계획”이고 말했다.

블룸버그가 콘텐츠 유통 모델에 신경쓰는 이유는 두 가지다. 수익 다변화와 ‘영상에 익숙한 오디언스’에 대한 대응이다.  콘텐츠 제작에 많은 돈이 들어가기 때문에 수익 다변화는 작품 퀄리티 향상에도 매우 중요하다. TV와 견출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서는 제작비에 신경쓰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블룸버그는 외부 협력도 강화한다. 블룸버그 기사 IP를 활용한 TV시리즈나 다큐멘터리를 개발하기 위해 제작 프로덕션 스튜디오와 협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로 했다. 이를 담당할  신규 직원을 미국 LA에(블룸버그 스튜디오) 채용할 계획이다.

블룸버그 오리지널은 개별 콘텐츠로 유튜브 등에 공개되기도 하지만, 오리지널을 묶어 ‘채널’로도 나간다. 블룸버그 오리지널 채널은 블룸버그 홈페이지, 유튜브 뿐만 아니라 애플TV, 삼성 TV 등 각종 FAST 플랫폼에서도 송출된다.  블룸버그는 ‘퀵텍이크’라는 이름은 소셜 미디어 서비스에서 유통되는 숏 폼 콘텐츠용으로 계속 사용할 계획이다.

[광고 기반 구독의 필요 없는 스트리밍]

‘블룸버그 오리지널’의 수익 모델은 광고와 방송 플랫폼으로 부터 받는 B2B수익이다. 그래서 오디언스들이 최대한 편리하게 방송을 볼 수 있도록 가입 절차를 없앴다. 유튜브나 스마트TV를 통해 클릭만 하면 언제나 블룸버그를 볼 수 있다. 그래도 대부분 수익은 광고에서 나온다. 블룸버그는 구체적인 수익을 외부에 공개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인터뷰 등을 통해 일부 노출된 바 있다.

헤븐스 블룸버그 미디어 CEO는 “우리의 광고 기반 비디오 비즈니스가 지난 2022년 1억 달러(1,2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며  비디오, 디스플레이 광고, 협찬 등을  포함한 블룸버그 미디어의 글로벌 광고 매출은 2022년 17%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평시 보다 성장률이 10% 가까이 낮지만 광고 시장 불황에 비하면 엄청난 수준이다.

블룸버그 TV

블룸버그도 마찬가지지만 2022년 광고 기반 디지털 미디어들은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경기 침체로 광고 물량이 줄었기 때문이다. 2023년도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광고주들은 경기 불확실성으로 광고 편성을 꺼리고 있다. 그러나 블룸버그는 비디오와 스트리밍은 상대적으로 괜찮다고 보고 있다. 헤이븐 CEO는 인터뷰에서 틱톡 등 숏 폼 비디오 인기를 거론하며 “기업마케팅 담당자들은 비용을 비디오로 돌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https://www.youtube.com/watch?v=0vX6LY_3zz

블룸버그는 오리지널과 함께 ‘블룸버그TV’도 운영하고 있다. 케이블TV와 유튜브, 광고 기반 스트리밍 채널 FAST에 송출되는 채널이다. 앱도 있다. 블룸버그TV에서는 금융, 산업이나 경제 뉴스뿐만 아니라 블룸버그 자체 콘텐츠도 서비스된다.

블룸버그 오리지널과 블룸버그TV와의 차이는 오리지널은 제작 콘텐츠에 가깝고 TV는 CNBC나 일반 경제 채널에 근접하는 프로그램을 많이 생산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결국 이들 두 채널은 모두 블룸버그 앱이나  웹사이트에서 볼 수 있다.

블룸버그의 영상 콘텐츠는 그들의 미래다. 블룸버그는 여전히 B2B 기업 시장에서 많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증시와 뉴스, 차트를 검색하는 ‘데이터 단말(data terminal)’로부터 상당한 돈을 벌고 있다. 그러나 전체 미디어 시장의 개인화되고 있는 지금, 데이터 단말 매출이 영원할 수 없다. 게다가 챗GPT 등 생성형AI 검색은 전체 미디어를 위협하고 있다. 블룸버그 미디어는 또한 뉴스 비즈니스, 블룸버그 비즈니스 매거진 등 구독 모델로부터도 수익을 확대하고 있다.

[스트리밍 시대, 영상 강화는 대세]

다큐멘터리, 엔터테인먼트 등 영상 비즈니스를 강화하는 뉴스 미디어는 블룸버그 미디어 뿐만 아니다.

뉴욕타임스

뉴욕타임스는 훌루(Hulu), FX 등과 제휴해 다양한 플랫폼에 영상 다큐멘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2022년에는 브리트니 스피어스 사건을 탐사보도 한 ‘프레이밍 브리트니 스피어스(Framing Britney Spears)를 케이블TV채널 FX에 보도하기도 했다.

또 NYT는 테슬라 창업주 일론 머스크(Elon Musk)의  스토리를 담은 ‘Elon Musk’s Crash Course’를 방송했다. 이들 프로그램은 FX를 통해 방송됐지만 뉴욕타임스는 ‘더 프레전트(The Present)’라는 이름으로  독자 플랫폼에서 유통하고 있다. 결국 뉴욕타임스는 이를 통해 별도 영상 구독 모델로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버즈피드(Buzzfeed)

2022년 기업 공개에 성공한 버즈피드(Buzzfeed)는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해 영상 사업을 공격적으로 펼치고 있다. 2022년 11월 영국과 러시아의 불편한 관계를 취재한 버즈피드 탐사보도를 영상으로 만든 다큐멘터리 ‘Once Upon A Time In Londongrad’를 컴캐스트의  피콕(Peacock)에서 방송됐다.

https://www.youtube.com/watch?v=G1XlHG7qwBo

이 작품은 다큐멘터리 전문 라이즈 필름스(Rise Films)와 유니버설 인터내셔널 스튜디오(Universal International Studios), 버즈피드 스튜디오(BuzzFeed Studios), 콩코디아 스튜디오(Concordia Studio) 등이 함께 제작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경제 미디어 월스트리트저널(WSJ)의 기사도 넷플릭스를 통해 다큐멘터리로 만들어진 적이 있다.  ‘게임 스톱’이 한창 문제가 됐을 당시인 2021년 2월 넷플릭스는 WSJ보도를 바탕으로 다큐멘터리 ‘Eat The Rich: The GameStop Saga’를 제작해 이듬해 서비스했다.

이 스토리는 영화 스튜디오  MGM 역시 베스트셀러 판권( The Antisocial Network)을 인수해 다큐멘터리로 제작해 자사 케이블TV채널에 방송했다.

https://www.youtube.com/watch?v=P8jtdao1zkE

스트리밍 서비스 경쟁이 치열해지자 할리우드 스튜디오와 스트리밍 서비스들은 사람들의 이목을 끌만한 신선한 주제를 찾기 시작했다. 이런 가운데 뉴스 스토리는 단시간에 많은 사람들을 주목 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소재 거리가 되고 있다. 게다가 영화나 드라마에 비해서 다큐멘터리는 제작 단가도 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