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영화부문 1위에 오른 'KPop Demon Hunters'...이병헌, 안효섭 더빙으로 인기 가속

글로벌 1위 기록한 K-POP 액션 뮤지컬 애니메이션

넷플릭스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KPop Demon Hunters)'가 공개 직후, 넷플릭스 영화부문 글로벌 1위를 차지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소니 픽쳐스 애니메이션(Sony Pictures Animation)이 K-POP 세계관과 음악 스타일, 캐릭터 설정 등 한국 문화를 기반으로 만든 콘텐츠다. 한국계 미국인 메기 강(Maggie Kang)과 '위시 드래곤(Wish Dragon)' 감독인 크리스 애플한스(Chris Appelhans)가 공동 감독한 작품으로, 한국 정상급 배우 이병헌, 안효섭이 영어 더빙에 참여하고, 그룹 트와이스의 정연, 지효, 채영이 OST에 참여했다.

지난 6월 20일 공개된 'KPop Demon Hunters'는 공개 하루 만에 한국을 비롯해 미국, 영국, 일본, 독일, 인도, 이탈리아 등 18개국에서 넷플릭스 영화 순위 1위를 차지하며 초반 흥행에 성공했다. 콘텐츠 순위 분석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이 작품은 18개국에서 1위를 기록했고 Top10에 오른 국가는 총 29개국에 달한다.

(출처 : FlixPatrol.com)

아이돌과 퇴마가 결합된 독창적 세계관

이 작품은 K-POP 슈퍼스타로 활동 중인 걸그룹 HUNTR X의 멤버 루미(Rumi), 미라(Mira), 조이(Zoey)가 무대 밖에서는 악마 사냥꾼으로 활동하며 세상을 지키는 이야기를 다룬 액션 판타지 애니메이션이다. 인간과 악마의 경계에서 고민하는 주인공들과 ‘팬덤의 힘’이라는 K-POP 특유의 문화 요소가 결합되어, 영웅 서사를 넘어서는 내적 갈등과 성장 서사를 담아냈다.

작품의 핵심은 무엇보다 K-POP이라는 장르 자체가 ‘무기’로 사용되는 설정이다. HUNTR X의 음악은 단순한 공연이 아니라 악마를 물리치는 힘으로 작용된다. K-POP 고유의 퍼포먼스가 전투 장면과 결합되어 긴장감과 시청 재미를 높인다. 특히 개성 넘치는 오리지널 곡들이 작품의 서사와 어우러지며, 사실상 '뮤지컬 애니메이션'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트와이스 참여 OST, 댄스 챌린지로 확산

음악에는 TEDDY(더블랙레이블), Lindgren, Stephen Kirk, Jenna Andrews 등 세계적인 K-POP 히트메이커들이 대거 참여했다. 특히 트와이스(TWICE)의 정연, 지효, 채영이 부른 'Take Down'은 영화 엔딩크레딧에 삽입돼 트위터와 틱톡을 중심으로 댄스 챌린지를 유도하며 추가적인 바이럴 효과를 창출하고 있다.

이병헌, 안효섭의 애니메이션 더빙

주목할 인물은 단연 이병헌 배우다. 그는 이번 작품에서 메인 빌런인 '귀마(Gwi-Ma)' 역을 맡아 한국어와 영어 더빙을 모두 직접 소화했다. 목소리만으로도 캐릭터의 복잡한 내면과 위협적인 존재감을 표현해 극에 깊이를 더했다. 고대 악마왕인 귀마는 인간의 영혼을 흡수해 세상을 지배하려는 야망을 품은 인물로, HUNTR X가 봉인하려는 세계의 질서를 파괴하려 한다. 이병헌의 연기는 귀마의 냉혹함과 슬픔을 동시에 담아내며 국내외 시청자들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안효섭도 영어 더빙에 첫 도전했다. 그는 귀마의 부하이자 사자 보이즈(Saja Boys)의 리더 주니(Jinu) 역으로 참여했다.라이벌 그룹과의 팽팽한 긴장감과 동시에 루미와의 금기된 로맨스를 통해 드라마적 재미를 이끌어낸다. 특히 주니와 루미의 듀엣곡 ‘Free’는 극 중 가장 서정적인 순간으로, 두 캐릭터의 감정선을 극대화하며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애니메이션 더빙에 참여한 이병헌과 안효섭
(출처 : SBS 연예뉴스, 익스트림무비)

웹툰 스타일…한국 정서 가득한 연출

영상미 역시 주목할 만하다. 소니 픽처스 애니메이션(Sony Pictures Animation)과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트리거피쉬(Triggerfish)가 공동 제작한 이 작품은, 웹툰과 한국 마화(Manhwa)의 감각을 반영한 역동적인 작화 기법을 활용한다. 빠르게 전환되는 시점, 정지 포즈 중심의 키 애니메이션, 코믹한 이모티콘 연출 등은 기존 미국 애니메이션과는 다른 '한국적인' 정서를 구현해내며 아시아 콘텐츠의 정체성을 강조한다.

또한 영화 곳곳에는 서울타워, 기와집, 저승사자, 한글 간판, 호랑이 도깨비, 갓을 쓴 까마귀 등 한국적 상징들이 다수 등장한다. 이는 단순히 배경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한국 전통설화나 민속 신앙을 기반으로 한 세계관 구축에까지 활용되며 ‘문화 요소의 내면화’를 시도한 점에서 인상적이다.

글로벌 콘텐츠의 ‘K-컬처라이제이션’ 대표 사례

이와 같은 요소는 단순히 한국 콘텐츠가 해외로 진출한 것이 아니라, 해외 제작진이 주도한 글로벌 콘텐츠가 한국의 문화를 주요 문법으로 삼은 ‘K-컬처라이제이션(K-culturalization)’의 대표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 창작자가 공동 연출로 참여하고, 한국 배우와 가수가 서사와 음악에 실질적인 기여를 하면서 한국 콘텐츠가 글로벌 문화의 형성자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넷플릭스의 차세대 K-POP 콘텐츠 실험 성공

넷플릭스는 'KPop Demon Hunters'를 통해 K-POP을 중심으로 하는 차세대 콘텐츠 실험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 작품의 성공은 음악, 서사, 캐릭터, 미장센 등 다양한 요소에서 한국 문화가 적극적으로 활용되면서, 앞으로 한국 콘텐츠 산업이 글로벌 파트너십을 통해 새로운 확장을 만들어 갈 수 있을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