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할리우드, 위기의 TV•영화 산업... 한국도 비슷

TV와 영화 제작의 중심축인 할리우드가 심각한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의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내 TV 제작은 20%나 감소 됐다. 2022년 이후로는 40% 하락한 수치로, 대규모 프로젝트가 그만큼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올해 프라임타임 에미상을 수상한 TV 프로그램 중 단 2편만이 할리우드에서 제작된 작품으로 지금의 할리우드의 위치를 여실히 보여주는 계기가 됐다. 이러한 현상으로 캘리포니아에서 영화/TV 촬영 종사자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고, 로컬 경제를 유지하는 관련 업종들도 타격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제작 축소의 원인과 영향

지난 해 작가 및 배우 파업 이후 제작이 다시 시작됐지만, 여전히 촬영 일수는 감소 추세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캘리포니아의 높은 세금과 제작비가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요리 경연 대회의 원조격인 미국의 ‘마스터 셰프’는 미국이 아니라 해외 촬영을 선택했고, 일부 게임 쇼는 아일랜드에서 제작되기도 한다.

제작 경쟁지역인 ‘조지아’ 지역과 비교해 낮은 수준의 세액 공제 혜택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캘리포니아는 제작비용의 20~30%를 지원하는데, 조지아는 배우, 감독 등 고액 인건비까지 세액 공제 혜택을 적용해 캘리포니아보다 제작에 유리한 환경이다. 특히 캘리포니아에서는 게임 쇼, 광고, 애니메이션 등이 지원 대상에 제외되어 있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세액 공제 비교 (캘리포니아주 Vs 조지아주)_다이렉트미디어랩 작성

할리우드와 한국.. 제작비 증가와 콘텐츠 제작비 상승 압력 비슷

미국과 한국 모두 최근 급격한 제작비 증가로 인해 콘텐츠 제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글로벌(Global)을 비즈니스 권역으로 하는 스트리밍 서비스와 경쟁하다 보니 지역(Local) 비즈니스인 TV 산업에서도 이전보다 더 높은 퀄리티의 콘텐츠를 제작해야 한다는 이용자의 압박 아닌 압박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시청자의 높아진 눈 높이를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에서는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 플랫폼의 높은 수요에 대응해 대규모 제작이 요구되고 있고, 할리우드 역시 스트리밍 서비스 경쟁으로 인해 대규모 콘텐츠 제작을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한국에서 영화 산업은 더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

세액공제 측면에서는 한국이 할리우드 보다 더 열악하다.

올 초, 정부에서는 조세특례제한법(이하 '조특법')을 통해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영상물에 대해 세액 공제를 확대하기로 하였으나 공제비율은 대기업 5%, 중견기업 10%, 중소기업 15%로 미국과 비교하면 한참 낮은 수준이다. 다만, 국내 제작비 비중이 80% 이상 등 일정 요건이 넘어가면 대기업은 최대 15%, 중소기업은 최대 30%까지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이 혜택도 미국에 비하면 까다로운 조건이다.

K-콘텐츠가 한국  문화 산업의 중심으로 국가 경제에 중요한 산업으로 인식하고 있지만 여전히 지원은 부족한 상황이다. 특히 K-드라마, K-팝, 영화 등 대부분 K-콘텐츠가 국가 이미지와 브랜드를 형성하고, 이를 통해 관광과 수출의 확대로 이어져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큼을 모두가 인정하면서도, 미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한국보다 높지 않은 할리우드에 비해서도 경직된 정책이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미국의 국제 노동조합 IATSE(International Alliance of Theatrical Stage Employees)와 TAEAMSTERS 399는 캘리포니아 주 정부에 세액 공제 상한을 최소 10억 달러로 늘려 줄것을 주장한다.

주의회 의원, 로라 프리드먼도 캘리포니아의 영화 산업이 관광, 관련 산업, 고용 등에 미치는 파급 효과를 강조하면서, 추가 재정 지원이 다른 주 정부 프로그램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 주장하고 있다.

호주는 자국 제작사(Producer Offset 40%) 뿐만 아니라 자국에서 촬영하는 제작사에 세제 혜택(Location Offset 16.5%)을 제공함으로써 제작 유치에 나서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후반 작업이나 시각 효과 작업을 호주에서 수행할 경우, 해당 비용의 30%를 공제해 주기도 한다. 올해 개봉한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는 호주의 세제 혜택 제도를 이용하기 위해 호주에서 대규모 촬영을 진행하면서 수천만 달러의 혜택을 받았다고 알려졌다.

호주 정부는 이와 같은 세제 지원을 통해 대규모 영화 제작을 촉진함으로써 자국의 영상 산업을 육성하고, 관광과 같은 지역 경제 활성화 등 경제적, 산업적, 문화적 가치를 극대화 하고 있다.

매드 맥스 페스티발 (자료 출처 = THE AWESOMEST 홈페이지)

할리우드와 한국의 TV 및 영화 산업은 제작비 상승과 인건비 문제, 글로벌 OTT 플랫폼의 성장으로 인해 공통된 위기를 겪고 있다.

이러한 위기에 각 사업자의 적극적인 대응 뿐만 아니라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산업 구조의 개선도 중요하다. 특히 비영어권 콘텐츠의 핵심으로 성장한 한국 콘텐츠가 사그러들지 않고 글로벌 콘텐츠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고 높일 수 있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