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리밍의 급성장 시대가 저물었다. 디즈니+가 2023년 1분기 400만 명의 구독자를 잃었다. 디즈니는 구독자들을 더 집중시키기 위해 훌루와 디즈니+를 통합하는 ‘메가 디즈니 스트리밍’을 구축하기로 했다.
이둘을 합칠 경우 2억 3,000만 명이 넘는 구독자를 가진 넷플릭스와 싸움을 해볼만하다는 이야기다.
미국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은 3강( 넷플릭스와 ‘훌루+디즈니+’,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2중 맥스(MAX), 픽콕(Peacock), 2약(파라마운트+, 애플TV+) 구도로 급격히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이제 생존을 건 싸움이 시작된다.
[2023년 1분기, 최악의 디즈니+]
디즈니+는 2023년 들어 단 한명의 구독자도 증가시키지 못하는 충격적인 결론을 공개했다. (디즈니 회계분기 2022년 4분기) 지난 분기에 이어 두 번째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디즈니의 스트리밍 사업부 손실이 분기 4억 달러, 전년 동기 대비 26% 줄었다는 것이다.
스트리밍 사업은 힘들었지만 전체 실적은 나쁘지 않았다. 5월 10일(수) 디즈니 CEO 밥 아이거(Bob Iger)는 2023년 첫 분기 실적 발표를 한 자리에서 디즈니랜드 등 테마파크의 호조로 매출이 미국 증권가의 예상을 뛰어넘었다고 밝혔다.
다만, 디즈니의 앞날이 순탄치만은 않다. 디즈니는 정리해고, 경기 침체, 작가 파업, 미국 플로리다 주지사와의 갈등(디즈니 특구 폐지 위기)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디즈니의 스트리밍 서비스 디즈니+는 2023년 첫 분기 1억 5,700만 명의 구독자를 기록했다. 이는 전분기 1억 6,180만 명에 비해 400만 명 가까이 줄어든 수치다.
또 증권가의 예측이었던 1억 6,317만 명에 한참 못미치는 성적이다. 가입자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은 인도, 서남아시아 지역 서비스 ‘디즈니+핫스타’ 가입자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이 지역에서 디즈니+는 460만 명을 잃었다. 사실 이 구독자 이탈은 예고된 것이다. 디즈니+가 인도 최고 인기 스포츠인 크리켓 경기 ‘인디언 프리미어 리그( Indian Premier League (IPL))’ 중계권을 잃었기 때문이다.
미국과 캐나다 지역 역시, 30만 명의 가입자가 빠졌다.
이 지역 총 구독자는 4,630만 명이다. 이에 반해 핫스타 지역을 빼곤 인터내셔널 마켓에서 100만 명이 증가했다. 디즈니의 또 다른 스트리밍 서비스인 훌루(Hulu)의 경우 20만 명의 구독자 증가해 4,820만 명의 총 가입자를 기록했다. 스포츠 스트리밍 ESPN+는 구독자가 40만 명이 늘어난 2,530만 명이 4월 1일 가입자였다.
디즈니의 분기 실적 발표에서, CFO 크리스틴 맥카시(Christine McCarthy)는 “DTC서비스의 큐레이션 콘텐츠 전략을 다시 짜고 있다”며 “일부 콘텐츠는 스트리밍 플랫폼에 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맥카시에 따르면 콘텐츠 제거로 15억에서 19억 달러 정도의 손실(writedown)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콘텐츠 투자비 합리화에 따른 조정이다.
맥카시 CFO는 “이런 전략적 전환에 맞춰 콘텐츠의 제작 볼륨도 다소 줄일 것”이라고 답했다. 정리하면 콘텐츠 양보다는 질로 승부하겠다는 것이다. 너무 많은 콘텐츠가 오히려 시청 몰입도를 방해할 수 있다.
[스트리밍 사업부 매출 증가, 디즈니+훌루와의 통합 ]
밥 아이거 취임 이후 단행한 조직 개편으로 이번 분기부터 디즈니는 조직을 2개 사업부로 단순화해 발표한다.’ Disney Media and Entertainment Distribution’, ‘Disney Parks, Experiences and Product’ 등이다.
디즈니의 스트리밍 DTC(Direct-to-Consumer) 사업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12%가 오른 55억 달러였다. 손실도 26%가 줄어든 11억달러였다.
당초 증권 전문가들의 예측을 넘어선 것이다. 하지만, 매체 소비 환경의 변화로 디즈니의 실시간 TV네트워크 linear TV networks) 매출은 7% 감소한 66억 달러였다. 영업이익은 35% 감소한 18억 달러였다.
ABC, ESPN 등 디즈니의 미국내 TV채널 사업 매출은 4%가 감소한 56억 달러였다. 영업이익 역시 33%가 줄어든 16억 달러였다. 미국 실시간 채널 실적 하락은 광고 시장 침체와 스포츠 중계권료 증가, 제작비 확대 때문이다. 글로벌 채널 매출도 18% 줄어든 11억 달러였다. 영업이익은 65%가 급감해 8,5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디즈니 밥 아이거는 실적 발표에서 조만간 디즈니+훌루를 합쳐 소비자들에게 ‘원 앱 경험(one-app experience)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통합 메가 디즈니+는 2023년 말에 런칭한다.
일단 첫 시작은 두 서비스를 모두 구독하고 있는 구독자다. 디즈니는 이미 두 서비스(디즈니+훌루 광고 포함)를 구독할 경우 9.99달러로 할인 제공하고 있다.(월) 다만, 지금은 두개의 앱으로 로그인해야 한다. ESPN+까지 포함된 번들은 12.99달러다.
현재 훌루는 컴캐스트가 33%의 지분을 갖고 있는 이변이 없다면 계약에 따라 2024년 디즈니가 주식 전부를 인수할 수 있다. 두 회사의 계약에 따르면 훌루의 기업 가치는 275억 달러이며 컴캐스트의 훌루 지분은 92억 달러 정도로 추정된다.
아울러 디즈니는 현재 프리미엄과 광고 기반 베이직 디즈니+상품의 구독료를 인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광고 없는 디즈니+ 월 구독 가격은 10.99달러, 광고가 포함된 베이직 상품은 7.99달러다.
[불황에는 역시 테마파크, 최대 수확]
이번 분기 디즈니의 가장 큰 수확은 테마파크였다. 디즈니 파크&익스페리언스&프로덕트 그룹( Parks, Experiences and Products group) 매출은 17% 오른 78억 달러였다. 특히, 영업이익도 23%나 급등한 22억 달러를 달성했다. 미국을 방문한 글로벌 고객이 늘었고 고객들이 미국과 글로벌 모두 쓰는 비용이 증가했다.
테마파크 덕에 디즈니의 전체 실적은 예상치와 거의 일치했다. 주당 이익(EPS) 93센트, 매출은 218억 달러 였다.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밥 아이거는 “이번 분기 실적에 만족한다”며 “ 전략적 변화를 반영해 스트리밍 서비스에 재무 성과가 크게 개선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영화에서 텔레비전, 스포츠 뉴스, 테마파크까지 고객들에게 모든 포맷의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공급할 것”이라며 “또 운영을 보다 효율적이고 간소하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