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악연(Karma)'로 글로벌 히트를 이어가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K-드라마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악연(Karma)'이 공개와 동시에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며 '폭싹 속았수다'를 밀어내고 글로벌 4위를 차지하며 또 한 번 K-드라마의 저력을 입증했다.

지난 4월 4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악연(Karma)'은  공개 첫 주(2025년 15주차 기준) 한국을 포함해 태국,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홍콩, 방글라데시 등 8개국에서 넷플릭스 TV쇼 부문 1위에 올랐다. 넷플릭스 TV쇼 부문 주간 순위 TOP10에 진입한 국가는 무려 83개국에 달한다.

아시아권은 물론 중동, 아프리카, 남미, 일부 유럽 국가에서 '악연' 시청이 많아지는 추세다.

'악연'의 넷플릭스 TV 쇼 부문 TOP 10 진입 국가
(출처 : FlixPatrol.com)

악연(Karma), 6부작 미스터리 복수극

'악연'은 총 6부작으로 구성된 짧고 강렬한 복수극이다. 사건의 진실이 한 겹씩 벗겨질수록 인물 간의 비틀린 관계와 내면의 욕망이 드러나는 구조로, 서사적 긴장감과 심리적 밀도가 높은 작품이다.

평범한 한의사 한상훈(이광수 분)은 어느 날 교통사고 현장을 목격한 의문의 남자 김범준(박해수 분)으로부터 협박을 당하면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이 철저히 설계된 덫으로, 꽃뱀 사기단의 조직원 이유정(공승연 분), 김범준과의 과거 인연, 그리고 엉켜 있는 또 다른 인물들의 과거가 하나씩 드러나면서 단선적인 선악의 구도를 벗어나 입체적 캐릭터로 설계된 드라마이다.

'악연'은 드라마의 형식 면에서도 변화를 시도했다. 전통적인 16부작이 아닌 6부작 구성으로 빠른 전개와 몰입도를 높이면서 글로벌 시청자들이 하루 안에 몰아보기를 할 수 있도록 제작되었다.  스릴러, 복수극, 심리극을 결합한 '악연'은 다양한 국가의 시청자 취향에 고르게 어필하는 데 성공하고 있다.

'악연'은 더빙에도 공을 들였다. 일본어 더빙에는 나카가와 케이이치, 코마츠 유카 등 베테랑 성우들이 참여했으며, 영어 더빙에는 스티븐 푸, 주디 앨리스 리 등이 참여해 현지화 완성도를 높이면서 이제는 자막 뿐만 아니라 더빙이 중요해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K-드라마, 글로벌 전성시대

2025년 들어서면서 넷플릭스 TV쇼 글로벌 순위에 한국 콘텐츠가 꾸준히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1월 '오징어게임2', 2월 '중증외상센터(The Trauma Code: Heroes on Call)', 3월 '폭싹 속았수다(When Life Gives You Tangerines)'에 이어 4월 '악연(Karma)까지 연속된 K-드라마 글로벌 인기로 넷플릭스는 콘텐츠 효율을 톡톡히 내고 있다.

2025년 글로벌 히트 K-드라마

이번 주(Week 15, 2025) 인도네시아에서는 '악연'이 1위, '폭싹 속았수다' 2위, '약한영웅 시즌1' 3위, '감자연구소' 7위, '대환장 기안장' 8위, '중증외상센터' 10위를 기록하며 TOP10 중 6개의 한국 콘텐츠가 상위권을 차지했다. 글로벌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영국 드라마 'Adolescence'는 인도네시아에서 4위를 차지해, 인도네시아에서 K-콘텐츠의 압도적 영향력을 실감케 한다.

재미있는 것은 넷플릭스 인도네시아의 인기 콘텐츠 순위가 한국과 유사하다는 것이다. 한국은 '악연'이 1위를 차지한 가운데,  2위 '폭싹 속았수다', 3위 '약한영웅 시즌1', 4위 '선의의 경쟁(Friendly Rivalry)', 7위 '대환장 기안장', 8위 '중증외상센터' 등 10위인 'Adolescence'를 제외하면 모두가 한국 드라마가 Top10을 차지했다.

베트남도 비슷한 흐름이다. 1위 '악연', 2위 '폭싹 속았수다', 5위 '약한영웅 시즌1', 6위 '선의의 경쟁', 7위 '중증외상센터' 등으로 TOP10 중 절반 이상이 한국 콘텐츠이다.

(좌) 인도네시아 넷플릭스 (우) 한국 넷플릭스 TV 쇼 부문 시청 순위
(출처 : FlixPatrol.com)

이같은 흐름은 넷플릭스의 K-드라마 전략이 단발성 흥행이 아닌,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글로벌 확장 전략임을 보여준다. '악연'의 성공은 한 편의 히트작을 넘어, 한류 콘텐츠가 장르적 실험성과 글로벌 소비 패턴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수준으로 진화했음을 입증한 사례이다.

넷플릭스는 2025년 상반기, 영국과 한국을 중심으로 한 로컬(Local) 콘텐츠를 통해 글로벌 흥행을 견인하며, 플랫폼 내 콘텐츠 효율성과 시장 점유율을 동시에 끌어올리고 있다. 특히 기존의 16부작 중심의 구조를 탈피한 압축형 시즌 구성과 다양한 장르 확장을 통해, 글로벌 팬덤을 효과적으로 형성하고 있다.

2025년 넷플릭스 오리지널 K-드라마가 보여준 것처럼, 이제 K-드라마는 전 세계 시청자와 감정과 주제를 공유할 수 있는 글로벌 콘텐츠 플랫폼의 핵심 자산으로 자리 잡고 있다.

범죄 드라마 소재인 '악연'의 흥행은, 한국 드라마의 장르 확장 가능성을 보여주는 확실한 증거다. 2025년 한국 드라마가 어떤 이야기와 실험으로 세계 무대를 사로잡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