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의 언케이블…케이블이 방송을 버리다

사람들의 콘텐츠 소비 패턴이 TV에서 스트리밍 서비스로 넘어감에 따라 가장 영향을 받는 비즈니스 중 하나는 케이블TV다. 특히, 케이블TV 월 이용료가 비싼 미국의 경우 하루가 멀다하고 구독자들이 유료와 무료 스트리밍으로 옮겨가고 있는 상황이다.

코드 커팅(Cord-Cutting)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미국 지역 케이블TV회사들은 도산 위기에 직면하고 심지어 ‘황금알을 낳는 거위’였던 방송 사업을 외주로 돌리고 인터넷 비즈니스에만 집중하는 사업자도 생겼다.

[케이블TV, 구독자 절독의 시대]

미국 1위 케이블TV방송 사업자 컴캐스트(Comcast)의 경우 2023년 1분기 구독자가 61만 4,000명이 감소했다. 매일 6,800명이 코드를 절단하고 있는 것이다.

케이블TV 등 유료 방송 구독자 전체 규모도 매년 줄고 있다.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2022년 3분기 현재 미국 유료 방송 가입자(MVPD)는 6,350만 명으로 감소했다. 2020년 1분기 8,090만 명에 비해 크게 줄어든 것이다.

미국 유료 방송 가입자 증감 현황(버라이어티)

특히, 미국에서 케이블TV를 보는 주요 이유인인 스포츠와 뉴스 역시, 스트리밍으로 급격히 옮겨가고 있어 향후 2~3년 간 미국 케이블TV 구독자는 크게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2023년부터는 위성방송 디렉TV(Direct TV)가 맡던 일요일 NFL경기 ‘선데이 NFL 풋볼’ 중계도 유튜브TV가 진행한다. 2022년 말 현재 유튜브TV 가입자는 미국에서만 500만 명을 돌파했다.

[미국 중소 케이블TV, 방송 아웃소싱도 추진]


스트리밍 서비스의 공습에 미국 중소 케이블TV회사들은 비즈니스에서 철수하는 상황까지 몰렸다. 또 방송 사업을 아예 접고 유튜브 TV와 같은 스트리밍에 아웃소싱하는 케이블TV사업자도 생겨나고 있다.

케이블TV회사가 더 이상 방송사가 아닌 셈이다. 미국에서는 이런 케이블TV회사지만 방송을 제공하지 않는 사업자를 ‘언 케이블 제공회사(un-cable provider)’라고 부른다.

닐슨 일일 시청 점유율(플랫폼별 버라이어티)


케이블TV사업자의 철수로 케이블 플랫폼에 채널을 서비스하는 스튜디오들 역시 사업을 재조정하고 있다. 서두르고 있다. 디즈니도 스트리밍 서비스 디즈니+에 집중하기 위해 2021년 100개가 넘는 케이블TV채널을 접었다.

인터넷에 집중하는 미국 중소 케이블TV사업자에서 확산되고 있다. 2020년 파산 신청 이후 TV사업을 접었던 케이블 회사 프런티어(Frontier)는 2023년 3월 유튜브TV와 파트너십을 맺고 인터넷 이용자들에게 ‘케이블 인터넷+유튜브TV’ 번들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유튜브TV는 셋톱박스 없이 스마트TV, PC, 모바일을 통해 유료 방송 채널,VOD 등을 서비스하는 가상 유료 방송 서비스(vMVPD)다. 프런티어는 일단 하나의 고지서에 유튜브TV와 자사의 인터넷 서비스를 동시 청구한다.

2021년에도 두 회사는 공동 번들링 상품을 내놨지만 그 당시에는 고객들은 두 장의 고지서를 받아야 했다.  하지만, 이제는 완벽한 번들링(Bundling)을 만들어냈다.

[스트리밍+케이블 인터넷 번들, 다양한 옵션 제공]


고객들은 통합 구독으로 인한 가격 절감 효과도 있다. 프론티어는 유튜브TV와 번들링(Bundling) 하는 인터넷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유튜브TV 가격을 10달러 할인해준다. (기존 고객은 15달러 할인). 프론티어는 현재 미국 25개 주에서 영업을 하고 있다.


유튜브TV와 언 케이블TV 회사와의 번들은 이용자들에게 다양한 옵션을 줄 수 있다.

실시간 방송을 원하는 고객들의 경우 기존 케이블TV와 같은 통합 서비스를  저렴한 가격에 공급받을 수 있고 인터넷만을 이용하는 구독자들은 지금처럼 넷플릭스를 보는 용도로 인터넷 구독 상품을 쓸 수 있다. 프론티어 입장에선 고객을 잡아두기 매우 좋은 옵션을 가진 셈이다.


코드 커터 뉴스에 따르면 미국 4위 케이블TV회사 알트리스USA(Atlice USA 브랜드명 옵티멈)은 실시간 TV방송과 VOD 서비스를 아웃소싱하기 위해 사업 파트너를 찾고 있다. 다만 기존 권역이 아닌 신규 지역에 한해서다.

2023년 1분기 실적 발표에서 알리스USA CEO는 비디오 비즈니스 아웃소싱 가능성에 대해 ‘어떤 것도 가능하다(Anything is possible)’고 답했다.


데니스 매튜(Dennis Mathew) 아트리스 USA CEO는 실적 발표에서 “우리는 고객을 위해 모든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  새로운 지역에 진출하면서 비디오 인프라를 구축해야 하는지, 아니면  파트너 관계를 구축해야 하는지에 대해 적극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리히트만 리서치 그룹(Leichtman Research Group)에 따르면 옵티멈은 컴캐스트, 스펙트럼, 콕스에 이은 240만 명의 구독자를 가진 미국 4위 케이블TV회사다.

미국 24개 주에서 110만 명 구독자를 보유한 스파크라이트 케이블 역시, 2023년 2월 전통적인 TV서비스를 종료하고 다른 회사와 파트너십을 통해 스트리밍 방송 옵션만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인터넷 서비스(Cable One)은 계속 제공한다.

미국 케이블TV방송사의 매출 변화(버라이어티)


기존 셋톱 박스 형태 케이블TV방송 이용자들은 ‘스파크라이트 TV서비스(Sparklight TV service)’로 이전된다. 애플TV, 파이어TV 등의 스트리밍 플랫폼을 통해 방송을 제공 받는 방식이다. 다만, 이들 방송 서비스는 외부에서는 사용할 수 있다.


스파크라이트 케이블은 방송 사업 중단으로 투자금을 100% 인터넷 속도를 높이는데 쓸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스파크라이트 케이블은 성명에서 “시장별로 전환 사업을 시작해 100% 인터넷 방송 시스템으로 바꿀 것”이라며 “케이블 박스가 필요한 라이브 리니어 케이블 TV 서비스를 더 이상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다른 중소 케이블TV사업자들도 스파크라이트의 변화를 관심있게 지켜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케이블TV회사들은 인터넷 사업에 더 많은 힘을 싣고 있다. 컴캐스트 역시, 인터넷 서비스 가입자가 방송 가입자를 넘어선지 오래다.

2022년 컴캐스트의 인터넷 부문 매출은 245억 달러였던 것에 비해 방송은 213억 달러였다. 그 격차는 계속 커지고 있다. 컴캐스트 역시, 자사 인터넷 서비스 엑피니티(XFinity) 서비스와 함께 스트리밍 서비스 피콕(광고 포함 월 4.99달러)을 제공하고 있다.(6개월 무료)

[케이블에서 탈출하는 이유 '고객을 지키깅 위해' ]


케이블TV방송사들의 방송 이탈은 더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스트리밍 확산으로 케이블TV를 구독하는 고객들이 대거 줄고 있지만, 스튜디오와 방송사들의 요구로 콘텐츠 수급 비용은 계속 늘고 있기 때문이다.

벌어들이는 돈은 적은데 줄 돈이 많다면 어쩔 수 없이 선택해야 한다.

과거라면 케이블TV도 방법이 없었겠지만 유튜브TV, 애플TV와 같이 실시간 채널을 공급하는 스트리밍 있는 만큼, 번들링만 제대로 할 경우 구독자를 지킬 수 있다.

어차피 상당수의 고객은 TV가 아닌 넷플릭스로 방송보고 있다.


특히,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 증가로 더 빠른 인터넷을 원하는 고객들이 늘어나 방송을 중단하고 이 돈으로 인터넷 속도를 높이는 경우도 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