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OD로 변심(變心)한 아마존 프라임... “계약 위반 아냐”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서비스 정책 변경 소송 기각

미국 법원이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Amazon Prime Video)를 대상으로 집단 소송을 낸 소비자들에게,  아마존이 기존 프라임 회원들에게 광고 없는 서비스를 보장한 적이 없어, 광고 정책 변경은 계약 위반이 아니라는 판단을 내렸다.

아마존은 2024년 1월부터 프라임 비디오를 광고를 봐야 시청할 수 있는 AVOD 서비스로 변경했다. 기존에 아마존 멤버십 회원들께 SVOD로 제공하던 서비스 형태를 변경한 것이다. 이용자들은 광고 없이 시청하려면 월 2.99달러의 추가 요금을 지불해야 했다.

이러한 아마존의 갑작스러운 서비스 변경에 대해 일부 소비자들이 아마존이 광고 없는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 생각하고 프라임 회원에 가입했으므로, 아마존의 일방적인 서비스 변경이 계약 위반이고 소비자 보호법에 위반된다고 주장하며 지난 해 2월 집단 소송을 제기했다.

(이미지 출처 =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홈페이지)

법원 “아마존의 정책 변경, 계약 위반 아냐”

워싱턴주 지방법원 바버라 로스테인(Barbara Rothstein) 판사는 지난 9일(현지시간) 아마존이 프라임 멤버십의 혜택을 언제든지 변경할 수 있다고 명확히 명시한 이용약관을 근거로 소송을 기각했다.

로스테인 판사는 판결문에서 “아마존은 프라임 서비스가 광고 없이 지속될 것이라고 약속한 적이 없다”며 “아마존의 이용약관에는 멤버십 혜택을 변경, 추가, 삭제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고 밝혔다.

prime video 이용약관(한국어 버전)
(출처 = https://www.primevideo.com)

특히 법원은 광고 없는 시청 옵션을 추가 요금제로 전환한 것이 ‘혜택 제거(benefit removal)’이지 ‘가격 인상(price increase)’은 아니다라는 점을 강조했다. 즉, 광고가 포함된 서비스로 전환됐더라도 기본 구독료에는 변동이 없었기 때문에 직접적인 가격 인상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소송 기각 후에도 논란은 계속될 듯

법원의 이번 판결로 기존 프라임 회원들은 광고 없는 시청을 보장받을 수 없다는 점이 명확해졌다. 하지만 원고 측은 아마존이 소비자들에게 광고 없는 서비스를 제공할 것처럼 홍보했으며, 이는 사실상 '미끼 판매(bait and switch)' 행위라고 주장해왔다.

이번 소송은 기각됐지만, 법원은 원고 측이 소송을 보강하여 다시 제기할 수 있도록 "기각하되 수정할 기회를 부여(dismissal without prejudice)"했다. 이에 따라 향후 소비자들이 보다 구체적인 법적 근거를 마련해 추가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OTT 플랫폼, 서비스 변경 시 소비자 신뢰 확보 필요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가 AVOD로 서비스 변경한 것은 2억이 넘는 구독자를 바탕으로 디지털 광고 시장에서 수익을 창출하고, 광고 비선호 구독자들을 통해 아마존 프라임에서도 추가로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아마존의 '수익성 강화 전략'의 일환이었다.

아마존은 지난 2024년 한 해 동안 광고 사업을 통해 690억 달러(약 1,004조 원)를 벌어 들였다. 광고 서비스 사업에는 비디오 광고 판매 외에도 디스플레이 광고와 스폰서 광고가 모두 포함된다.

온라인 광고 사업에서만 4분기에 172억 9천만 달러(약 25조 원)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18%가 증가했고, 연간으로는 562억 달러(약 76조 5,330억 원)를 벌어 3년 전 대비 두 배에 가까운 광고 매출을 기록했다.

Gartner 부사장 분석가인 에릭 슈미트는 “2024년 Amazon Ads의 순수익이 전년 대비 약 190억 달러 성장한 것 중 상당 부분을 Prime Video가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 것을 보면, 광고를 통한 수익성 강화 전략은 상당히 주효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소송과 판결은 스트리밍 서비스 제공 업체들이 서비스 혜택 변경과 관련해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특히, 가입자들에게 제공되는 혜택이 변경될 경우, 이에 대한 명확한 사전 고지가 없을 경우 소비자 신뢰가 저하될 우려가 있다. 그리고 이용약관에 대한 중요성도 다시 한번 부각됐다.

2025년은 글로벌 스트리밍 시장이 광고 기반 모델(AVOD, Advertising-based Video on Demand)이 강화되는 변화의 흐름 속에 있다. 이용자들에게는 광고를 시청하는 불편을 감수하든 아니면 추가의 구독료를 지불해야 하는 상황들이 증가하는 것이다.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에서 콘텐츠 제작 비용이 증가하고 구독자와 광고를 두고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이번 판결이 다른 플랫폼들의 가격 정책과 서비스 변경 방식에도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