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마침내 007 제임스 본드를 완전히 소유하다.. MGM 인수의 마침표
아마존 MGM 스튜디오(Amazon MGM Studios)가 007 프랜차이즈의 창작 전권을 완전히 소유하게 되면서 향후 007 시리즈의 주인공 선정을 위한 행복한 고민이 시작됐다.
미국 시간으로 20일 목요일, 아마존은 Amazon MGM Studios, 윌슨(Michael G. Wilson), 브로콜리(Barbara Broccoli)가 제임스 본드의 IP(지적 재산권) 보유를 위한 새로운 합작 회사(joint venture) 설립을 발표했다. 새로운 회사 이름은 아직 미정이다.
이번 계약을 통해 지난 61년간 007 시리즈를 주도해온 브로콜리 가문은 완전히 물러나게 되면서, 할리우드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가족 중심 제작 체계가 사실상 종료되었다.
007 프랜차이즈의 창작 통제권 변화
윌슨과 브로콜리는 007 시리즈의 공동 제작사인 이온 프로덕션(Eon Productions)을 통해 오랜 기간 프랜차이즈의 창작을 주도해 온 인물들이다. 그러나 이번 계약을 통해 아마존 MGM 스튜디오가 창작과 관련된 전권을 확보하게 되면서 향후 007 시리즈의 제작 방향은 크게 변화할 전망이다.
세부 계약에 따르면, 브로콜리와 윌슨은 여전히 007 프랜차이즈의 공동 소유자로 남아 있지만, 실질적인 제작 및 창작 과정에서 아마존 MGM이 핵심적인 결정을 내리게 된다.
2022년 MGM 인수로 Amazon이 007의 제작사를 인수했지만, 제작에 대한 통제권은 여전히 83세의 윌슨과 그의 이복 여동생인 64세의 바바라 브로콜리에게 있었다. 윌슨과 브로콜리는 이전의 인수자들이 007 프랜차이즈를 TV 시리즈나 스핀오프로 확장하려는 시도를 단호하게 거부한 것으로 악명이 높았다.
이번 성과는, 아마존이 MGM을 인수한 이후 지속적으로 진행된 협상의 최종 결과로, 기존 브로콜리 가문의 독점적인 창작 통제가 해제된 큰 변화라 할 수 있다.
- 007 시리즈를 제작해온 이온 프로덕션(Eon Productions)의 공동 대표이자, 오랜 기간 시리즈를 이끌어온 제작자
- 60년간 본드 영화 제작에 참여해왔으며, 이번 계약 이후 제작에서 공식적으로 물러남
• 바바라 브로콜리(Barbara Broccoli)
- 아버지인 알버트 R. 브로콜리(Albert R. Broccoli)로부터 007 시리즈 제작을 이어받은 인물로 007 시리즈의 핵심 프로듀서로 활동하며, 배우 캐스팅 및 스토리 방향 결정에서 강한 영향력을 행사
- 이번 계약 이후 실질적인 007 제작 업무에서 손을 뗌
아마존의 MGM 인수 과정과 007 프랜차이즈 확보
2021년 5월, 아마존은 MGM을 84.5억 달러(약 11조 원)에 인수하겠다고 발표했다. 당시 MGM은 007 시리즈를 비롯한 방대한 영화 및 TV 프로그램 라이브러리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결국 2022년 3월,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와 유럽연합(EU)의 승인을 받으며 인수가 공식적으로 완료되었다.
이 인수를 통해 아마존은 4,000편 이상의 영화와 17,000편 이상의 TV 시리즈를 포함한 MGM의 방대한 콘텐츠 라이브러리를 확보했으며, 그중에서도 007 프랜차이즈는 가장 가치 있는 자산으로 평가 받은 핵심 콘텐츠였다.
MGM 인수를 통해 할리우드 전통 스튜디오들과 본격적으로 경쟁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아마존은 2027년까지 연간 16편의 극장 개봉 영화를 제작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앞으로 007 시리즈는 아마존 MGM 스튜디오 전략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아마존의 전략적 목표 및 007 시리즈의 미래
아마존은 007 시리즈를 극장 중심의 영화로만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 2억 명이 넘는 구독자를 보유한 프라임 비디오와 FAST 플랫폼을 통해 보다 넓은 콘텐츠 확장 전략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 브로콜리 가문은 007 시리즈의 TV 확장 및 스핀오프 제작을 강하게 반대했으나, 아마존이 창작의 전권을 가지게 되면서 드라마, 스핀오프, 게임 등 다양한 미디어 확장이 가능해졌다. 이는 단순한 제작권 이동이 아니라, 007 프랜차이즈의 콘텐츠 생태계 전반을 재편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또한, 아마존 MGM은 차기 제임스 본드 배우 및 감독 선정에도 주도적인 역할을 하게 되었다. 현재 차기 본드 후보로는 제이콥 엘로디, 아론 테일러-존슨, 헨리 골딩 등이 거론되고 있으며, 감독으로는 크리스토퍼 놀란, 대니 보일, 에드워드 버거 등이 후보에 오르고 있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조스(Jeff Bezos)는 목요일 X에 “다음 007은 누구로 정할까요?”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아마존 MGM은 오는 4월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시네마콘(CinemaCon)’에서 007 시리즈의 새로운 방향성을 공개할 가능성이 있다. 이는 극장 체인 및 업계 관계자들에게 아마존의 극장 개봉 전략을 확실히 전달하는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다.
007 시리즈, 전통과 변화의 갈림길
007 시리즈는 지난 60년 동안 강한 영국적 정체성을 유지하며 전 세계적인 팬덤을 확보해왔다. 하지만 이번 계약으로 인해 아마존이 향후 시리즈의 방향을 얼마나 변화시킬지도 중요한 관심사가 되었다.
아마존이 007 프랜차이즈를 성공적으로 현대화할 수 있다면, 이는 스트리밍 시대의 새로운 프랜차이즈 전략을 대표하는 사례가 될 것이다. 하지만 지나치게 007의 아이덴티티를 훼손하면 기존 팬층의 반발 등 역효과 발하는 사태를 초래할 수도 있다.
이번 계약으로 아마존은 MGM 인수에 마침표를 찍게 되었다. 단순한 소유권 인수만이 아닌 핵심 콘텐츠(007)의 제작까지 전권을 확보하면서, 미래의 아마존표 007 시리즈를 구상할 수 있는 역사적인 전환점이 된 것이다.
차기 제임스 본드는 누가 될지, 또 감독은 누가 될지... 아마존과 팬들의 행복한 고민이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