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한국 국가 브랜드 가치 Top 10 등극... 글로벌 소프트 파워 지수는 193개국 중 15위
대한민국이 '2024 글로벌 소프트 파워 지수(Global Soft Power Index)'에서 국가 브랜드 가치 순위에서는 세계 Top 10에 진입했다.
세계적인 브랜드 컨설팅 기업인 브랜드파이낸스(Brand Finance)가 발표한 '2024 글로벌 소프트 파워 지수(Global Soft Power Index)'에서 한국이 193개국 중 15위를 차지했다. 특히 비즈니스 경쟁력과 글로벌 기업 브랜드 영향력을 바탕으로 높은 평가를 받아 국가 브랜드 가치 순위에서는 세계 Top 10에 진입하는 성과를 거뒀다. 소프트 파워 지수 1위는 미국으로 2005년 브랜드 가치 조사 이후 줄곧 1위 자리를 지키며 세계 최고의 국가 브랜드로서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소프트파워 지수(Soft Power Index)는 한 국가가 강압적인 힘(군사력, 경제제재 등) 없이 문화, 가치, 외교 정책 등의 매력을 통해 다른 국가나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능력을 측정하는 지표이다. 소프트파워 지수가 중요한 이유는 국제 사회에서 긍정적인 이미지를 구축하고 협력 관계를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문화와 브랜드 이미지가 강화될수록 관광객 유치와 해외 투자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설득과 매력을 통해 국제 협상력을 증대시킬 수 있다.
이번 평가에서 한국은 전년 대비 4.1점 상승한 58.0점을 획득 했지만 순위는 15위로 같았다. 한국은 상위 20위 권 안에 꾸준히 유지되고 있으며, 특히 경제적 영향력과 문화적 매력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 지표에서도 비즈니스 & 무역(Business & Trade) 부문에서 7.4점을 획득해 세계적인 경제 강국으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했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전자 등 글로벌 기업들의 영향력이 국가 브랜드 가치 상승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대한민국의 평판(Reputation) 점수도 7.4점으로 상위권을 기록했다.
브랜드파이낸스는 "대한민국은 견고한 경제력과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브랜드를 보유한 국가로,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며 "특히 반도체, 자동차, IT 산업의 강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 Familiarity (인지도) 7.8 • Reputation (평판) 7.4 • Business & Trade 7.4
• Sustainable Future(지속 가능한 미래) 5.9 • International Relations(국제 관계) 5.8
• Governance (거버넌스) 5.4 • Culture & Heritage (문화 & 유산) 5.1
• People & Values (국민 & 가치관) 5.2 • Influence (영향력) 5.0
• Media & Communication 4.2 • Education & Science (교육 & 과학) 4.2
K-컬처가 만든 글로벌 인지도 상승
한국은 인지도(Familiarity) 부문에서 7.8점을 기록하며 K-팝, K-드라마, K-영화 등 한류 콘텐츠의 글로벌 확산 효과를 증명했다. BTS, 블랙핑크 등의 K-팝 아티스트들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으며,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과 같은 콘텐츠가 한국의 소프트 파워를 한층 강화했다.
그러나 문화 & 유산(Culture & Heritage) 부문에서는 5.1점을 기록하며, 상대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았다. 이는 한류의 성공에 비해 한국의 전통 문화가 국제적으로 덜 알려져 있음을 시사한다. 따라서 한류와 함께 한국 전통문화에 대한 홍보와 국가적 관광 활성화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
미디어&커뮤니케이션은 부문 중 최저
한국은 미디어 & 커뮤니케이션(Media & Communication) 부문에서 4.2점을 기록했다. 11개 부문 중 '교육&과학' 부문과 함께 최저점을 기록했다.
이는 K-팝, K-드라마, K-영화 등의 엔터테인먼트 콘텐츠가 세계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었지만, 정치, 경제, 사회적 이슈를 다루는 글로벌 뉴스 미디어를 보유하지 못해 국제 뉴스 미디어의 영향력이 부족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영국의 BBC, 미국의 CNN이나 FOX, 일본의 NHK, 카타르의 Al Jazeera처럼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뉴스 미디어가 없기 때문에 국제 사회에서 한국의 입장을 반영하는 빈도도 그만큼 낮을 수 밖에 없다.
물론 글로벌 뉴스가 미국, 영국, 유럽 등 서구 중심의 미디어 환경 때문이기도 하지만, 한국이 국제적으로 영향력 있는 뉴스 채널이 부족한 건 사실이다.
K-콘텐츠는 '넷플릭스'라는 강력한 글로벌 유통망을 통해 전 세계로 배급하면서 큰 성과를 거둬왔다. 그러나, 그 이면에 놓치고 있는 문제점도 있다. 바로 지나치게 '넷플릭스'에 의존적이라는 사실이다. 해외 시청자들에게 '오징어 게임'은 한국 콘텐츠라는 인식 보다는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더 각인될 수 있다. 따라서 K-콘텐츠가 '오징어게임'이나 '중증외상센터' 같은 글로벌 히트작을 배출하지만, '글로벌 소프트 파워 지수'에는 반영이 미비할 수 있다.
글로벌 소프트 파워 지수에서 중국의 상승(5위 → 3위)
미국(1위)과 영국(2위)은 여전히 강력한 소프트 파워를 유지하고 있다. 2024년에 가장 큰 변화라면 바로 중국의 급상승이다. 중국은 전체 점수가 +6.2점 상승하면서 독일(5위)과 일본(4위)를 제치고 3위로 두 단계 상승했다.
중국은 비즈니스&무역 부문에서 8.8점으로 미국(8.9점)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점수를 받았고, 교육과 과학 부문에서도 7.6점으로 미국(8.4), 일본(7.9)에 이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영향력(Influence) 부문에서도 미국(8.1)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7.7점을 받았다.
다만, 평판(Reputation) 부문에서는 일본(7.7)과 한국(7.4) 보다 낮은 6.8점을 받았고, 국민 & 가치관(People & Values) 부문에서도 3.6점으로 낮은 평가를 받았다.
대한민국 소프트웨어를 담을 전략과 하드웨어 필요
대한민국은 한류라고 하는 좋은 소프트웨어를 갖고 있다. 그러나 국제적 미디어 영향력 확대, 전통문화 홍보 강화, 외교 및 공공 커뮤니케이션 역량 증대라는 또 다른 전략적 숙제가 남겨져 있다. 무엇보다 이 소프트웨어를 보다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강화하기 위한 하드웨어가 필요하다.
경제적 성장과 한류 확산을 넘어, 이를 뒷받침할 지속적이고 독립적인 미디어 생태계를 갖춘다면, 단순한 문화 수출국을 넘어 글로벌 문화를 주도하는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