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와 파리마운트+'를 함께 구독한다. 케이블이 되고 있는 그들

기존 유료 방송을 끊고 스트리밍 서비스로 옮겨가는 ‘코드 커팅(Cord-Cutting)’ 현상이 본격화됨에 따라 자신의 예산에 맞춰 스트리밍 서비스들을 묶어 구독하는 자체 스트리밍 번들을 구성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그러나 스트리밍 종류가  크게 늘어남에 따라 개인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2023년 3월 포브스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들은 스트리밍 구독에  월 39 달러를 쓰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미국에서 제공되고 있는 스트리밍 월간 이용 가격 수준으로 보면 3~4개(유료)를 볼 수 있는 가격이다.

소비자들의 최대 관심은 ‘한정된 예산에 어떤 스트리밍 서비스들을 구독해야 할까’가 되고 있다.  

여기에 묶음 상품 할인이 있다면 선택이 더 편할 수 있다. 현재 디즈니+ 훌루(Hulu), ESPN+ 할인이 존재하지만, 디즈니 내의 번들이라 선택의 폭이 좁다. 케이블TV처럼 자신들이 좋아하는 스트리밍을 할인해 구독할 수 있는 서비스에 대한 요구가 높아질 수 밖에 없다.

[케이블TV이 되는 스트리밍 ‘넷플릭스’와 ‘파라마운트+’ 번들]

이와 관련 미국 통신사 버라이즌(Verizon)은 넷플릭스(Netflix)와 파라마운트+(Paramout+)를 함께 구독하는 가격 할인 번들 상품을 내놨다.

물론 미국 내 무제한 무선 인터넷 상품을 구독하는 고객들 대상이다.

버라이즌이 고객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번들 상품 판매 플랫폼 허브 ‘ Verizon’s +play subscription-aggregation hub’를 통해 한정된 기간 제공되는 이 상품은 월 25.99달러에 넷플릭스 프리미엄(19.99달러)와 ‘파라마운트+쇼타임(Paramount+With Showtime, 11.99달러)’를 판매한다.

별도 각각을 구독하는 가격에 비해 5.99달러(19%) 할인된 서비스다.

넷플릭스 프리미엄은 광고가 포함되지 않은 이 회사의 가장 비싼 월 구독 모델로 4대의 동시 접속과 4k울트라HD 화질을 19.99달러(월 미국 기준) 제공한다. ‘Paramount+ With Showtime’ 역시 11.99달러에 서비스되는 파라마운트 글로벌의 최고 가격대 상품이다.

스트리밍에 쓰는 비용(포브스)

[스트리밍 전쟁 중립 지대가 될 수 있는 통신사]

미국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통신사들이 구독자를 위해 스트리밍 서비스를 무료나 할인된 가격에 번들을 제공하는 경우가 많다.

스트리밍을 보유하고 있는 통신사가 사실상 없기 때문에 이 번들(Bundle) 에는 디즈니+나 넷플릭스, 파라마운트+ 등 기존 서비스들의 포함될 수 밖에 없다. 스트리밍 시대에 돌입함에 따라 어떤 제품을 번들 제공하는 가에 라 본체 구독(무제한 요금제 통신)도 영향을 받는다.

버라이즌이 내놓은 구독 서비스 통합 플랫폼이  ‘플러스 플레이 서비스(Plus Play service)’은 이 현실을 그대로 반영한다. 이 플랫폼에서 버라이즌 구독자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30가지 서비스(엔터테인먼트, 스포츠, 교육, 라이프스타일, 피트니스) 등을 선택해 구독할 수  있다.

현재 바라이즌 무제한 상품 구독자들은 넷플릭스 프리미엄 구독 1년 무료(기본)와 함께 묶어 다른 서비스들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버라이즌 고객 그룹  콘텐츠 대표 에린 맥퍼슨(Erin McPherson)는 보도자료에서 “Netflix 및 With Showtime on + play와 같은 파트너를 통해 고객이 원하는 콘텐츠를 완전히 새로운 형식으로 제공하는 업계를 선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프 슐츠 파라마운트 스트리밍 전략 담당(chief strategy officer and chief business development officer) 대표도 버라이즌과의 협업을 높게 평가했다. 슐츠 대표는 “버라이즌과의 파트너십은 우리의 고객을 넓혀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넷플릭스에 상대적으로 밀리는 파라마운트+입장에서는 구독자(B2B이긴 하지만) 늘릴 수 있는 최적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5G 홈과 LTE 홈 인터넷(5G Home and LTE Home Internet) 고객에게 제공된다. 이 플랫폼을 통해서는 Disney+, Hulu, ESPN+, Max, Discovery+, AMC+, NFL+, NBA리그 패스, 넷플릭스(Netflix), 파라마운트+( Paramount+), 펠레톤앱(the Peloton App), A+E Networks (Lifetime Movie Club, History Vault, A&E Crime Central), 뉴욕타임스(the New York Times)의 스포츠 구독 미디어 ‘디애슬레틱(The Athletic).  Calm, 스타즈(Starz), 듀오링고(Duolingo) 등이다.

[넷플릭스와 어떤 스트리밍이 묶일까]

한국도 T우주(SK텔레콤)와 같은 통신사 기반 통합 구독 플랫폼이 존재하지만, 버라이즌 ‘플레이 플러스(+play)’처럼 스트리밍(영상)을 두 개 묶어서 제공하는 서비스는 없다. 버라이즌의 전략이 통할 경우 통신사 스트리밍 번들 상품이 ‘스트리밍 전쟁’에서 매우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버라이즌 스트리밍 번들은 넷플릭스 무료 이용(1년) 기본에 다른 서비스를 묶은 형태다.  파라마운트+를 시작으로 다양한 서비스들이 합종연횡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는 번들로 할인 제공되는 서비스는 ‘넷플릭스+파라마운트+’가 유일하다.

미국 메이저 스트리밍 서비스 가격(버라이어티)
버라이즌(Verizon)은 최근 마이 플랜(My Plan)이라는 서비스를 내놨다. 월 25달로 시작되는 무선 상품에 월 10달러에 플러스 플레이 크레딧(credit) 15달러를 제공한다.

[어그리게이션 시대에 돌입한 스트리밍]

버라이즌의 플러스 플레이는 스트리밍 서비스가 서로 합치거나 합쳐져야 하는 ‘스트리밍 집합 시대(streaming aggregation)’에 돌입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버라이즌의 내놓은 넷플릭스 중심 ‘스트리밍 번들’은 업계 기본형이 충분하다. 대부분 스트리밍 가입자들이 넷플릭스를 머스트 해브(Must Have)로 가지고 가고 있기 때문이다.

많은 플러스 플레이 이용자들은 여기에 다른 스트리밍을 더한다. 이용자들 입장에서는 하나의 플랫폼에 경쟁 스트리밍을 구독할 수 있어 매우 편리하다.

향후 넷플릭스와 파라마운트처럼 더 많은 번들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현재 버라이즌 플러스 플레이(+plus play)에는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채널, 애플 TV플러스, 유튜브TV, 피콕 등은 공급되지 않는다. 하지만 결국 이들 서비스들도 스트리밍 집합 서비스를 이용할 수 밖에 없어 보인다.

스트리밍 집합 서비스 제공 현황(버라이어티)

프라임 비디오, 애플TV, 유튜브 등은 모두 넷플릭스의 경쟁 서비스다.

그러나 통신사 버라이즌은 더 이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2018년 ‘GO90’이라는 서비스를 일찌감치 정리했다. 넷플릭스 입장에서는 협력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다.

앞으로도 통신과 스트리밍 협업은 더 강화될 수 밖에 없다. 두 서비스는 수익만 나누면 된다. 디즈니 역시 자사 스트리밍 서비스를 여기서 제공한다.

때문에 스트리밍 통합 서비스(streaming aggregation)가 이 시장 게임 체인저가 될 수 밖에 없다. 고객들의 요구 역시 단순 구독보다 구독 패키지를 원하고 있다.

액센츄어와 옥스포드 이코노믹스(Accenture and Oxford Economics)가 2022년 10월에서 11월 전세계 10개국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자를 조사한 결과, 응답자 10명 중 9명(86%)이 하나의 플랫폼을 통해 다른 구독상품들을 구독하는 앱(app)을 원하고 있었다.

이에 AT&T나 T모바일 등 다른 통신사들도 버라이즌의 길을 따라갈 수 있다.

이들 통신사 역시 자체 스트리밍을 운영하지 않는다. 게다가 통신 부가 서비스 제공에서 경쟁력 있는 스트리밍 서비스 공급은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스트리밍 회사들도 통신료에 묶어 자연스럽게 반복 결제를 일으킬 수 있는 번들은 매우 소중하다.

통신사, 방송 플랫폼들의 통합 집합 서비스 준비 현황(자체 집계)

다만, 향후 이 서비스가 자리 잡을 경우 케이블TV 플랫폼와 지상파 방송나 PP와 분쟁처럼 수익 배분 이슈가 붉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은 서비스의 생존이 문제다.
스트리밍 입장에서는 포화되는 시장에서 더 많은 고객을 확보해야 하고 통신사는 (늘 그렇지만) 1인당 매출(ARPU)를 높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