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텔레비전 광고연합(SNPTV)에 아마존, 디즈니, 넷플릭스가 합류한 까닭은?

1989년 출범한 프랑스 텔레비전 광고연합(SNPTV)이 지난 4월 1일 명칭을 ‘ADMTV(Alliance des Médias TV & Vidéo)’로 변경하고, 글로벌 스트리밍 플랫폼 아마존 광고(Amazon Ads), 디즈니+(Disney+), 넷플릭스(Netflix)의 정식 합류를 발표했다.

이번을 계기로 프랑스 방송 광고 산업의 중심축은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이번 개편은 프랑스 내 전통 방송사 중심의 광고 조직이 디지털 기반의 스트리밍 플랫폼까지 포괄하는 통합 광고 생태계로 전환되었음을 상징한다. TF1, 프랑스TV, M6, Canal+, RMC BFM, beIN Sports, Amaury Média, 파라마운트 등 기존 8개 회원사에 더해, 글로벌 3사가 참여하면서 ADMTV는 총 11개사로 구성된 대형 광고 연합체로 재편되었다.

ADMTV 회장이자 TF1 그룹의 부사장인 프랑수아 펠리시에(François Pellissier)는 매체 인터뷰에서 “새롭게 합류한 세 플랫폼은 단순한 경쟁자가 아니라, 창작 생태계에 대한 투자, 광고 환경의 신뢰성 확보, 시청률 측정의 통일성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우리와 동일한 가치를 공유한다”고 강조했다. 펠리시에는 아마존, 디즈니, 넷플릭스를 SNPTV가 먼저 초청한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출처 : admtv와 TF1 Group)

넷플릭스, 디즈니+, 아마존 광고가 ADMTV에 합류한 배경에는 프랑스 광고 시장의 구조적 변화와 제도적 필요성때문으로 분석된다.  TV와 스트리밍의 경계가 사실상 사라진 상황에서, 세 플랫폼은 프랑스 내에서 광고 사업을 본격화하고 로컬 광고주와의 협업을 확대하려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특히 ARCOM(프랑스 방송통신규제기구)의 등록 사업자로서 콘텐츠 투자 의무를 수행하고 있는 이들 플랫폼은, 프랑스 정부와의 관계에서 합법적이고 책임 있는 미디어 사업자로 자리잡기 위해 SNPTV의 후신인 ADMTV에 가입한 것이다. 아울러, 향후 유럽 시장 내에서 CTV(커넥티드TV) 및 AVOD/FAST 광고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전략적 포석도 포함되어 있다.

이제 ADMTV는 단순한 방송 광고 연합이 아닌, TV와 스트리밍을 모두 아우르는 ‘프리미엄 비디오 미디어’의 광고 기준을 설정하는 기구로서 역할을 확대하게 되었다. 기존의 SNPTV는 프랑스 내에서 ARCOM(방송통신규제기구)의 규제를 받으면서, 자국 콘텐츠에 일정 수준 이상을 투자하는 사업자만 가입할 수 있기 때문에 자격에 상당히 엄격하다.

이러한 이유로, 유튜브(YouTube)는 이번 ADMTV 개편에서 명확히 제외되었다. 펠리시에는 “유튜브는 콘텐츠 제작에 대한 실질적인 기여가 부족하고, 광고 삽입 환경이나 시청률 측정 방식에서도 신뢰성이 낮다”며 “ADMTV의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ADMTV는 향후에도 콘텐츠 제작에 기여하고, 시청률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는 조건을 충족하는 플랫폼에 대해선 추가 가입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넷플릭스, 디즈니+, 아마존 광고가 향후 FAST(Free Ad-supported Streaming TV)나 AVOD 기반의 광고 모델을 강화하는 가운데, ADMTV를 통한 프랑스 내 공동 전략도 더욱 구체화될 전망이다.

기존의 SNPTV에서 ADMTV로 명칭을 변경한 것도 변화를 반영한다. 과거 ‘SNPTV(TV 광고 연합)’이라는 명칭이 더 이상 현재 시장을 설명하지 못한다는 판단에 따른 전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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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lliance : 개방성과 공동 협력
• Médias : 콘텐츠 및 정보 생태계에서의 미디어 역할
• TV&Vidéo : 라이브 방송부터 스트리밍까지 아우르는 통합적 광고 환경

지난 4월 1일 이사회에서 프랑수아 펠리시에(François Pellissier)가 ADMTV 회장으로 재선출되었다. 그는 연임 직후 발표한 성명에서 “방송과 스트리밍의 경계를 넘어, 프랑스 영상 광고 산업의 통합과 혁신을 이끌겠다”면서,  “광고 산업의 전환기 속에서 ADMTV는 방송과 스트리밍의 경계를 넘는 통합 광고 기준을 선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재선출로 ADMTV가 전통 방송사와 글로벌 스트리밍 플랫폼 간의 협력을 강화하고, 프랑스 내 광고 시장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도모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ADMTV는 시청률 측정의 단일화, 광고의 친환경 지표 도입, 법제도 개선을 위한 로비 활동, 플랫폼 간의 형평성 제고 등을 주요 공동 목표로 설정하고 있다. 최근에는 광고 캠페인 송출 시 탄소 배출량을 측정하는 기준(empreinte carbone)을 업계에 도입하는 등, ESG 흐름에도 발맞추고 있다.

이번 ADMTV 개편은 단순한 조직 변화가 아닌, 글로벌 스트리밍과 로컬 방송이 협력해 프랑스 영상 광고 시장의 미래를 공동 설계하는 구조적 전환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넷플릭스, 디즈니+, 아마존 광고와 같은 글로벌 사업자를 광고 연합체에 정식 편입시킨 조치는, TV와 스트리밍 간 경계가 사라진 시대에 책임 있는 콘텐츠 투자자 중심의 통합 생태계 구축이라는 정책 방향을 명확히 보여준다.

이는 한국 방송·미디어 산업에도 여러 시사점을 던진다. 기존 방송 중심의 광고 구조에서 벗어나 OTT 및 글로벌 플랫폼과의 협력 기반 재편이 필요하며, 광고 생태계의 신뢰성과 콘텐츠 기여도를 중심으로 한 플랫폼 구분 기준 마련이 요구된다.

유튜브 등 대형 플랫폼에 대한 광고 투명성 제고와 규제 정비, 그리고 광고 ESG 기준 도입을 포함한 산업의 지속가능성 전략 역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