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배우-작가' 더블 파업, 한국에도 재현 될 수 있는 AI와 스트리밍을 둘러싼 갈등 "성과 측정"이 핵심

2023년 7월 13일(미국 시간) 미국 방송 영화 배우를 대표하는 노조 ‘ 영화 방송 배우 노조(SAG-AFTRA)’가 파업에 돌입했다.

배우 파업으로 할리우드는 1960년 이후 처음으로 작가(WGA)와 배우 파업(SAG-AFTRA)라는  ‘더블 스트라이크’를 맞게 됐다.

2023년 5월 할리우드 TV, 영화 작가들은 스트리밍 서비스 보상금 인상과 AI 사용 가이드라인 등을 두고 제작사와의 협의에 실패하면서 파업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양측의 갈등이 생각보다 깊어 쉽게 합의가 어려울 전망이다. 특히, 새로운 AI와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 확대에 따른 수익 배분 갈등도 쟁점이다.

[창작자 노조의 분야별 요구사항]

  • AI(Artificial intelligence)

창작 활동에서 AI 사용에 대한 갈등은 점점 깊어지고 있다. 하지만, 영화 배우 조합은 콘텐츠 제작에서 AI를 금지하기를 원하지 않는다. AI는 창작 현장에서 많은 귀찮은 업무들을 해결해질 수 있다.

다만 배우들은  AI가 만들어내는 유사성(performer’s likeness)에 대한 합의와 보상을 원한다. 디지털 휴먼이나 음성 복제 등의 저작권이 배우들에게 있다는 것도 확인 받길 원한다.

배우 노조는 AI를 통해 연기를 학습시키거나 실제 배우와 같은 디지털 휴먼을 만들 경우 연기자의 동의가 필수적이라는 조항을 탑재하길 원한다. AMPTP도 AI를 이용해 배우들의 유사성(erformer’s likeness)을 변경하거나 재창조하는 데 배우들의 동의를 받을 계획이다.

하지만 배우들은 의심을 버리지 않고 있다. 배우 조합 협상 대표 던컨 크랩트리 아일랜드는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The devil is in the details)”고 말했다.

실제 스튜디오들의 생각은 다른 것으로 전해졌다. 배우 노조에 따르면, AMPTP는 AI를  훈련 시켜 합성 배우를 만들거나 다른 목적을 위해 AI를 사용하는 권한을 스튜디오에 위임(carte blanche)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배우조합은 스튜디오가 AI 개별 사용에 대해 노조의 동의를 받길 원하고 있다. 하지만 스튜디오는 이를 승인하지 않았다. 엑스트라 배우들이 AI사용을 크게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 자체 녹화 오디션(Self-taped auditions)

팬데믹 이후 엔터테인먼트 업계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온라인 활동과 네트워크가 활발해졌다. 온라인으로 직접 녹화한 영상을 보내는 이른바 배우 자체 녹화 오디션((Self-taped auditions)도 자연스러운 현상이 됏다. 이에 배우 조합은 자체 녹화 오디션에 가이드라인을 두길 원하고 있다.  

노조는 자체 녹화 오디션의 분량을 5페이지 이내로 제안했다. 녹화에 많은 비용을 투입하고 지나치게 길어지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제작자협회(AMPTP)는 8페이지를 요구했다.  양 측은 양측은 녹화에 특별한 조명이나 장비가 필요하지 않다는 것을 명확히 하는 조항에 대해서도 논의하고 있다.  최근에는 AI를 이용한 편집이 자체 촬영이 늘고 있다.

스트리밍 수익 배분(Streaming revenue share)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배우 조합은 스트리밍 콘텐츠가 만들어내는 수익의 2%을 요구했다. 또 조합은 스트리밍 콘텐츠의 정확한 가치 측정을 위해 패럿애널리스틱스(Parrot Analytics)가 개발한 ‘콘텐츠 평가(Content Valuation)’ 지표를 쓸 예정이다.

패럿애널리스틱스의 콘텐츠 평가 지수는 구글 검색, 소셜 미디어 언급 등을 종합해 개별 콘텐츠 수요(demand for each show)를 측정한다.

이 지표의 목적은 시청률 측정이 아니다. 개별 프로그램이 회사 수익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하려는 것이 목적이다. 개별 콘텐츠 수요를 측정하기 위해 패럿은 분기별 수익 데이터와 구독, 광고 포함  할당 수익(apportions revenue) 등을 사용한다.

미국 방송 영화 배우 조합(SAG-AFTRA)의 원칙은 ‘콘텐츠의 성공에는 창작자에 대한 정당한 보상’이 필수라는 것이다.

배우 노조도 비슷한 생각이다. 물론 성과 지표로 패럿 애널리스틱스를 고수하지 않는다.

그러나 현재 스튜디오가 성과를 측정하기 위한 어떠한 방법도 가지고 있지 않다는 데는 불만을 가지고 있다. 스튜디오는 현재 초기 상태며 정확한 성과 산정을 위해선 많은 협의와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배우 조합의 협상 대표인 크랩트리 아일랜드(Crabtree-Ireland)에 따르면 드레셔가 이 논의를 주도하고 있다. 그녀는 미국 제작자협회(AMPTP)에게 성과 측정 툴 계약이 최우선이라고 말했다.

  • 출연료 인상(Pay increases)

미국 제작자 협회 AMPTP)는 감독 조합(the Directors Guild of America)과 합의한 임금 조건을 배우 노조에도 제안했다. 계약 첫 해 최저 출연료 임금(minimum rates)을 5% 인상하고 다음해 4%, 그 다음 해 3.5% 높이는 계약이다. 그러나 배우 노조는 이 인상률은 물가 인플레이션을 반영하지 못한다며 11%, 4%, 4%를 요구했다.

또한 제작자 조합은 특정 범주 출연자들을 대상으로 한 추가 임금 인상을 약속했다. 엑스트라 11%, 스트리밍 콘텐츠의 게스트 출연 58%. ( SAG-AFTRA는 인상을 수용했다.)

이와 함께 영화 방송 배우 노조(SAG-AFTRA)는 해외 스트리밍 분배금(foreign streaming residuals)을 현행에 비해 230% 높여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AMPTP는 감독 노조와 같은 조건인 76% 인상을 제안했다.

2023년 1분기 글로벌 콘텐츠 수요 순위(패럿)


  • 연금 및 건강 보험 제공(Pension and health contributions)

프로듀서들은 연기자들에게 출연 보상금과 건강 보험을 제공한다. 현재 할리우드에서 30분 에피소드의 경우 상한선은 1만5,000달러이고, 한 시간 분량 에피소드는 2만4,500달러다.

그러나 이 금액은 40년 동안 동결이었다. 이에 배우 조합(SAG-AFTRA)는  보상금 상한선을 각각 4만 5,000달러와 7만5,000달러로 높이라고 요구했다. AMPTP는 상한선을 2만 달러와 3만 달러로 늘리기로 주장했다.

  • 액터스 액세스(Actors Access)  이용 문제

액터스 액세스(Actors Access)는 미국에서  영화나 TV  캐스팅 관련 내용을 공지하는 게시물을 독점하고 있는 웹사이트다. 배우들은 이 사이트에 가입해서 자신들의 이력과 오디션 작품을 포스트하고 일 자리를 구한다. 사실상 독점이다.

이 사이트는 무료 상품과 프리미엄 상품이 있다. 돈을 내면 독점적인 정보를 볼 수도 있다. 배역 확보도 빠르게 가능하다. 배우 조합(SAG-AFTRA)은 프리미엄 상품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특혜를 받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노조는 배역을 얻기 위해 비용을 지불하지 않아도 되도록 의무화할 계획이다.

액터스 액세스를 운영하는 개리 마쉬(Gary Marsh)도 인터뷰에서 배우들은 앞으로 자신들의 오디션 작품을 업로드하기 위해 돈을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결국 액터 액세스와 조합의 계약을 맺어야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AMPTP는 협상에 참여하지 않는 제 3자를 계약을 참여시킬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액터스 액세스 사이트

  • TV배우에 대한 독점 옵션 기간(Option periods for TV actors)

그러나  대부분 스튜디오들은 시즌이 성공하면 다음 시즌에도 해당 연기자를 출연시키기 위해 추가 시즌에 대해 배우의 계약을 갱신할 독점적인 권리를 가진다. 이 기간을 ‘옵션 기간((Option periods)’이라고 한다.

그러나 스트리밍 서비스가 확산되면서 ‘옵션 기간’도 길어지고 있다. 다음 시즌 제작 여부(Renew) 결정이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배우들의 수입에도 많은 큰 영향을 주고 있다. 배우 조합(SAG-AFTRA)은 지난해 넷플릭스와 옵션 보유 기간을 제작 시작 후 18개월로 제한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스튜디오들은 에피소드당 임금이  6만 5,000달러(30분 길이)~ 7만 5,000달러)1시간) 이하 배우들에게 이 규정을 적용하기로 했다. 조합은 AMPTP 소속 다른 스튜디오들과 같은 수준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 엑스트라 연기자(Background actors outside Los Angeles and New York)에 대한 보호

SAG-AFTRA 계약은 모두에게 적용되지 않는다.엑스트라 연기자의 경우 LA와 뉴욕 지역에 거주하는 배우들에게만 노조 협상 규정이 적용된다. 배우 조합은 미국 전역으로 적용 대상을 확대하고 싶어한다.  

AMTP는 규정 확대를 원하지 않고 있다. 다른 지역은 협상을 하겠지만 의무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 모션 캡쳐 혹은 대역(Performance capture)

SAG-AFTRA와 AMPTP 간 계약 모이션 캡처(Performance capture)나 대역 연기까지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재 대역이나 모션 캡처 배우는 노조 계약이 아닌 대부분 개별 계약을 진행한다.

엑스트라 만큼 대역 연기는 프로그램에 매우 중요하다.  또 보호 받는 모션 캡처 연기도 뉴욕과 LA지역 연기자들은 대상이지만 미국 전역아니다. 노조는 확대를 원하지만, 제작자 단체는 아니다. 이 부분도 협상의 쟁점이다.

[정확한 콘텐츠 성과 측정이 핵심]

배우와 작가 노조와 할리우드 제작사 간 갈등은 깊다.  대부분의 생각 차이는 새로운 영역에서 벌어진다.

스트리밍, AI 등 테크놀로지가 제작 현장에 확산되면서 벌어지는 근로 형태와 불평등에서 발생한다. 할리우드가 겪은 문제가지만 한국도 예외일 수 없다. 모든 기술이 민주화된 이상 한국에도 같은 문제가 반복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콘텐츠의 정확한 가치 측정이다. 테크놀로지로 인한 갈등은 대부분 이곳에서 발생한다.

테크놀로지가 콘텐츠의 유통 윈도우가 확장성을 넓히는 동시에 창자자들은 이들 새로운 윈도우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측정하지 못하고 있다. 시청률 등 기존 잣대와 맞지 않기 때문이다.

과거 배우 조합과 작가 조합은 스트리밍 레지듀얼(보상금 streaming residuals)을 스트리밍 서비스의 국내 가입자 총계를 기준으로 계산했다. 계산에 따라 보상금 지급 금액도 달라진다. 보상금은 가입자 규모에 상품 구성(고가 저가) 비율과 함께 콘텐츠 공급 시기 등이 종합적으로 반영된다.

TV시장에 수십년 동안 적용됐던 TV보상금(TV residuals)은  스트리밍과 AI시대에는 이제 통하지 않는다. 먼저 이 모델(스트리밍)에서는 히트작 성능을 측정할 수 있는 기준(닐슨 시청률 등)이 없다.

배우들은 이를 변경하길 원하지만  그러나 스튜디오는 꺼리고 있다. 아직 검증된 기준이 없다는 생각이다.

감독 조합(The Directors Guild)과 제작자 협회((AMPTP)) 간 계약에서도 정확한 스트리밍 리지듀얼 계산 규정이 없었다. 대신 양 측은 필요 임금 인상과 글로벌 구독자 계정의 정확한 산정을 위한 새로운 기준 도입을 약속했다.

2020년 당시 만들어진 스트리밍 보상금 비율(버라이어티)

스트리밍 서비스의 성공 기준을 ‘구독자 기반’으로 두는 것은 이미 구식이며 폐기가 목전에 와있다.

스트리밍 서비스가 계속 포화됨에 따라, 이 지표의 의한 보상 모델의 효과는 떨어지고 있다.  TV처럼 스트리밍 서비스들이 광고를 포함하면서 상황은 더 꼬이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메이저 스튜디오들은 닐슨의 통합 스트리밍 측정 시스템에 참여했지만 이 역시 반쪽이다.  스마트TV를 통해  스트리밍을 보는 미국 시청자만을 측정 대상으로 하기 때문이다. 모든 플랫폼, 스크린에서 스트리밍 콘텐츠의 성능을 측정하려는 노력들이 등장하고 있 다.

닐슨 스트리밍 6월 19일~20일 톱 10 시청률(닐슨) https://www.nielsen.com/top-ten/

배우 조합이 시청률이 아닌 수요(패럿  Parrot Analytics)을 스트리밍 성과 지표로 쓰라고 요구한것도 이 때문이다. ( 스튜디오들은 동의하지 않고 있다.)  

패럿의 ‘수요(demand)’ 지표가 스트리밍 시청률을 대표하기에는 정확성과 대표성이 떨어진다는 입장이다. 소셜 미디어 참여도, 검색 엔진 활동, 개인 선호도 등 너무 많은 변수들이 있다는 것이 스튜디오들의 생각이다.

특정 지표에 가중치를 둘 경우 순위는 변할 수 있다.  불법 복제도 수요에 영향을 크게 미칠 수 있다. 최신작이 인터넷에 저작권 허락 없이 공개됐을 경우 수요가 이상적으로 급증할 수도 있다. 또 광고 포함 스트리밍 서비스와 광고 없는 스트리밍 서비스의 수요도 다를 수 밖에 없다.

일부 할리우드 스튜디오들은 2023년 초 광고주들을 위한 표준화된 오디언스 측정 기준과 이를 검증할 시스템을 마련하기 위한 ‘협의체(JIC)’를 발족시키기도 했다.

참여 스튜디오는 NBCUniversal, Paramount, Televisa Univision, Warner Bros. Discovery 등이다.

현재까지 관련 논의는 지지부진했다. 그러나 노조의 파업을 끝내는데 새로운 콘텐츠 효과 측정 지표가 효과적일 수 있다.  문제는 이 JIC에서 빅2(디즈니와 넷플릭스)가 참여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들은 여전히 닐슨의 지표 사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보수적인 광고주들을 설득하기 위해 새로운 기준은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상파 방송과 다른 스튜디오들은 TV시대를 대표하는 닐스의 오디언스 측정 지표에 반발하고 있어 이 역시 합의가 어렵다.

그러나 향후 특정 시청률 측정 기준이 스트리밍 시대에도 자리 잡을 수 밖에 없다. 스트리밍 이용자들이 늘고 통합 성과 측정 지표를 원하는 광고주 목소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스튜디오들도 서로 양보와 합의를 거쳐 통합 지표를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이 해법의 전제는 데이터 공개다.  스트리밍 서비스들이 자체 데이터를 공개하는지 여부다. 데이터 공개 압박은 커지고 있다. 노조들의 주장도 마찬가지다. 결국 스튜디오들은 계속 ‘어둠의 시대’를 고집할 수 없을 수 있다.

미국 감독 조합 레지듀얼 보상 규모(2023년, 버라이어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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