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O 화이트 로투스(The White Lotus)로 꽃 피우는 태국의 관광 산업과 지역 경제... 콘텐츠 경제학

HBO의 인기 시리즈 화이트 로투스(The White Lotus) 시즌 3의 배경이 되는 태국에 전 세계 여행자들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이번 시즌에는 블랙핑크의 리사가 출연하며 더욱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화이트 로투스(The White Lotus)는 HBO의 앤솔로지(Anthology) 드라마 시리즈로, 풍자적 사회 비판과 미스터리 요소를 결합한 작품이다. 매 시즌마다 새로운 럭셔리 리조트에서 벌어지는 부유층 여행객과 호텔 직원들의 갈등을 다룬다.  시즌 1은 하와이를 배경으로, 시즌 2는 이탈리아 시칠리를 배경으로 제작되었다.  

시즌 2의 배경인 산 도메니코 궁전(The San Domenico Palace, Taormina, Italy)와 시즌 2 장면
(시즌 2 장면 출처 = IMDB)

콘텐츠 산업이 지역 경제(Local Economies)에 미치는 영향

HBO에 따르면, 화이트 로투스 시즌 3의 태국 촬영을 위해 1,000여 명의 현지 배우 및 스태프가 고용되어, 총 1억 3,690만 바트(약 535억 원)를 현지에서 소비 되었다. 이 중 4,800만 바트는 호텔 숙박비, 1,300만 바트는 식음료 비용, 1,100만 바트는 소품 및 세트 제작비용으로 지출되었다.

이번 시즌3의 주요 촬영지는 코사무이(Koh Samui), 푸켓(Phuket), 방콕(Bangkok)으로, 지난 해 초에 태국이 화이트 로투스 시즌 3의 촬영지로 공개되면서 여행자들의 관심이 급증해 치앙마이 항공편과 코사무이 호텔 검색량이 30~40%씩 증가했다.

태국 관광청(TAT)에 따르면, 2024년 태국은 3,500만 명 이상의 국제 관광객을 유치하며 1.8조 바트(약 7조 700억 원)의 관광 수익을 올렸다. 이는 2023년 대비 26.3% 증가한 수치로, 팬데믹 이전인 2019년 수준(3,990만 명)에 근접한 결과이다. 화이트 로투스(The White Lotus)의 방영으로 2025년에는 관광객이 3,600만~3,900만 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예상 관광 수익은 1.98~2.23조 바트까지 상승할 전망이다.

2021년 첫 방송된 이후, 화이트 로투스(The White Lotus)는 단순한 드라마를 넘어 '셋-제팅(set-jetting, 촬영지 여행)' 트렌드를 이끄는 대표적인 콘텐츠가 되었다. 실제로 시즌 1 방영 후 하와이 마우이섬의 관광 수요가 300% 증가했고, 시즌 2 방영 이후에는 이탈리아 시칠리로 향하는 여행객 역시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패턴은 시즌 3 이후에도 반복될 것으로 예상되며, 태국의 주요 촬영지인 코사무이, 푸켓, 방콕 등의 관광업체들은 벌써부터 예약이 급증하고 있다.

예약전문 업체인 익스피디아가 19개국 25,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언팩 '25에 따르면, 여행객의 3분의 2가 영화, 스트리밍 서비스, TV 프로그램이 여행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중 36%는 2025년에는 전년 보다 TV와 영화가 여행 계획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대답했다.

익스피디아의 2025년 촬영지 여행 전망
(출처 : expedia unpack 2025)

이처럼 전 세계적으로 콘텐츠 산업은 지역 경제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이 상당하다. 이때문에 그동안 호주와 캐나다 같은 국가들은 다양한 세제 혜택 등 인센티브를 내세워 글로벌 제작사를 자국으로 유치하면서 로컬 경제 활성화를 위해 노력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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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호주에서 촬영된 주요 콘텐츠

-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2024) – 뉴사우스웨일(New South Wales, NSW)에서 주로 촬영
- 매트릭스: 리저렉션 (2021) – 시드니 및 주변 지역에서 촬영
- 샌드맨 (Netflix, 일부 장면) – 골드코스트에서 촬영
- 아쿠아맨 (2018, 2023 속편 포함) – 퀸즐랜드에서 촬영
- 마이티 토르: 라그나로크 (2017) – 브리즈번 및 시드니에서 촬영
- 엑스맨 탄생: 울버린 (2009) – 시드니에서 촬영
- 하우스 오브 드래곤 (2022, 일부 장면) – 뉴사우스웨일스에서 촬영

2. 캐나다에서 촬영된 주요 콘텐츠

- 데드풀 시리즈 (2016, 2018, 2024) – 밴쿠버에서 촬영
- 닥터 스트레인지 (2016, 일부 장면) – 브리티시컬럼비아에서 촬영
- 엑스맨 시리즈 (2000~2019) – 주로 밴쿠버에서 촬영
- 아바타: 물의 길 (2022, 일부 장면) – 캐나다 내 일부 지역에서 촬영
- 인셉션 (2010, 일부 장면) – 앨버타에서 촬영
- 트와일라잇 시리즈 (2008~2012) – 브리티시컬럼비아에서 촬영
- 더 라스트 오브 어스 (2023~) – 앨버타에서 촬영
- 리버데일 (2017~2023) – 밴쿠버에서 촬영
- 슈퍼내추럴 (2005~2020) – 브리티시컬럼비아에서 촬영

• 호주의 세제 혜택

호주는 해외 제작사를 유치하기 위해 최대 40%의 제작비 리베이트를 제공하는 세금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해 개봉한 퓨리오사 제작을 위해 호주 정부는 1억 7,500만 호주 달러(약 1,500억 원)의 경제 혜택을 제공했다. 그 덕에, 일자리 창출 등으로 약 2배 이상의 직접적인 경제적 효과와 촬영지로 인한 관광 및 문화 산업 홍보 효과를 보게되었다. 무엇보다 제작자들에게 호주가 국제적 촬영 허브라는 인식을 심어주었다.    

퓨리오사에 앞서, 엘비스(2022)토르: 러브 앤 썬더(2022) 같은 블록버스터 영화들도 호주에서 촬영되면서, 현지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로 이어졌다. 호주 정부는 이를 통해 연간 약 30억 호주 달러(약 2조 6천억 원)의 경제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었다.

호주에서 촬영한 영화 퓨리오사
(출처 : Warner Bros. Pictures)

• 캐나다의 촬영 인센티브

캐나다는 세계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영화 및 TV 제작을 지원하는 국가 중 하나 이다. 제작비의 최대 30%까지 환급해 주는 프로그램 덕분에 엑스맨 시리즈, 데드풀 등 수많은 할리우드 영화가 캐나다에서 촬영되었다. 특히, 밴쿠버는 "헐리우드 노스"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대규모 촬영지로 자리 잡았으며, 영화 및 TV 산업이 캐나다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상당하다.

콘텐츠 산업과 관광의 시너지

The White Lotus는 드라마가 콘텐츠 인기에 머무르지 않고, 글로벌 관광 산업에 실질적인 경제 효과를 창출하는 대표적인 사례가 되고 있다. 태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에서 콘텐츠를 활용한 관광 마케팅이 점점 더 중요해지는 이유는, 콘텐츠 산업이 이제 내수를 넘어 글로벌 시장으로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각국은 콘텐츠 제작을 유치하기 위해 다양한 세제 혜택과 인센티브 정책을 도입하며, 이를 경제 성장의 중요한 축으로 활용하고 있다.

한국 역시 이러한 흐름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콘텐츠 산업은 관광뿐만 아니라 미디어, 광고, 지역 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K-콘텐츠의 글로벌 인기를 활용한 촬영지 유치 전략과 아시아의 촬영 허브로서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 이를 통해 어려워진 콘텐츠 제작 환경과 연관 산업 전반에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나아가 한국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블랙핑크 리사의 출연으로 더욱 주목받고 있는 The White Lotus 시즌 3가 태국 미디어와 관광 산업에 어떤 추가적인 변화를 가져올지 살펴보며, 우리만의 차별화된 전략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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